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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의 진공관 앰프 입문은 인티그레이티드 타입이었다. 누구나 걸음마가 있으나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내가 현재 이정도 규모의 시스템을 운영하리라고 상상조차 못했으며 매번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지만 레코드 앨범 재생 시스템으로써 벽이라 느꼈던 부분을 깨고 나아갈 때 마다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하이파이 입문때가 기억이 많이 난다. 그땐 뭘 해도 재밌었고 요즘과 달리 인기 있는 제품이 중고 장터에 올라오면 순식간에 5차 예약은 기본이었다. 장터 접근에 매복이라는 표현이 따를 정도로 원하는 물건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사실 진공관 앰프가 주는 기쁨은 단순히 레코드 음악 재생에 음을 즐기는 것 이상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보는 맛과 더불어 손맛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어두컴컴한 리스닝 룸에 빨갛게 달아오른 진공관을 바라보자면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 가슴 속에서 부풀어 오르게 만든다.
사실 2010년 들어 진공관 앰프 시장은 크게 위축 되는듯 했다. 아니, 위축 됐다. 사실 솔리드 스테이트 파워 앰프가 눈부시게 발전했고 이를 바탕으로 저능률 스피커가 등장하면서 압도적인 S/N을 즐기게 되었고 이는 파워 앰프에 부담을 주며 더 깊은 저역과 더불어 더 넓은 광대역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와 같이 95dB가 넘는 스피커는 초대형기에서나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레퍼런스급 스피커 역시 압도적으로 크고 많은 드라이버를 통해서 이러한 능률을 실현한 것일 뿐 완벽한 드라이브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힘 있는 파워 앰프는 기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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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리즈너블한 재생 특성을 갖기 위해 콘이 무거워지며 경도가 높아졌다.
시장이 이런 추세로 흐르다 보니 살아 남은 진공관 앰프 메이커들 역시 진공관 본연의 음색을 뒤로한 채 드라이브 성능에 초점을 맞춘 진공관 앰프들을 설계하고 내놓았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특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진공관은 솔리드 스테이트 만큼 타이트하지 못하다. 그리고 진공관은 솔리드 스테이트와는 달리 히팅 회로와 출력관의 경우 B 파워 회로도 필요하며 결과적으로 상대적으로 저전압에서 동작하는 솔리드 스테이트와 달리 승압 트랜스포머도 필요했다.
하지만 솔리드 스테이트와 달리 진공관 파워 앰프는 재생음을 출력하는데 그리 높은 완성도가 필요하지 않다. 또한 초단관이나 출력관의 특성이 짙게 나타난다는 점이 있다. 그에 비해 솔리드 스테이트 파워 앰프의 경우 높은 상대적으로 높은 설계 능력을 요구하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대부분 타버리거나 내구성이 좋지 못하다.
진공관 앰프는 2024년 현재 시점에도 특유의 매력을 뽐낼 만큼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솔리드 스테이트의 장점이 진공관 앰프에선 단점으로 작용되는데 그건 바로 출력 밴드에 한계를 갖는 것이다.
솔리드 스테이트 파워 앰프의 경우 출력 소자 그 자체가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지만 진공관 파워 앰프의 경우 출력관이 스피커를 직접 구동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임피던스 매칭을 이뤄줄 중간 매개체가 필요한다 그게 바로 출력 트랜스포머이다.
이 출력 트랜스포머의 장점은 어떠한 경우에도 스피커를 DC로부터 보호해준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라는 것이다. 이 얘기는 물리적인 특성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이걸 다르게 표현하면 출력 밴드에 제한이 생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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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진공관 앰프 메이커들은 이런 출력 트랜스포머에 출력 가능한 밴드를 표기해 놓지만 과장이 섞인 메이커들도 적지 않다.
아무튼 진공관 앰프 시장이 위축된 것은 진공관 앰프 메이커들이 스스로 자초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모노 블록 구조로 1억원을 넘는 진공관 파워 앰프에서 놀랐던 것은 너무 피곤하고 강한 중역과 고역에 재생음에 집중하기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단순히 대형 스피커도 강하게 드라이브 할 수 있는 능력을 뽐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오히려 엔트리 레벨에서 그 위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들의 완성도는 무척 좋았지만 상위 기종에선 크게 실망한 것이다.
그래서 한동안 나는 진공관 앰프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LP 재생을 위한 포노 앰프의 경우 솔리드 스테이트 보다 진공관 포노 앰프가 압도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건 바로 음악성 때문이며 아직까지 솔리드 스테이트 방식의 포노 앰프가 진공관을 능가한 제품을 경험한 적이 없다.
사실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CANOR(이하 카노르)라는 메이커가 해외에서 유명세를 갖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진공관 포노 앰프에 있으며 국내에서도 진공관 포노 앰프에 초점이 맞춰져 수입을 시작하게 되었다.
카노르를 처음 만났던 것은 3~4년 전이었던 것 같다. 합리적인 가격에 디자인도 나쁘지 않고 나름에 확실한 매력이 있었다. 무엇보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가격이 현실적이었고 크기나 디자인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사이 카노르는 기존 제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아 최근 몇 년 사이 회사가 급성장했으며 일본 스테레오 사운드지에서 2023 그랑프리를 획득하기도 했다. 보수적 성향의 스테레오 사운드가 카노르 제품에 그랑프리를 주었다는 것은 좀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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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더 놀라운 것은 그들이 유럽에서 마련한 청음회 이벤트였다. 아주 고전적이면서도 모던한 장소에서 아주 이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청음회를 진행했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다. 하이엔드 오디오를 하이엔드스럽게 진행한 마케팅이었고 근래에 그렇게 인상적인 행사 진행을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그들은 급성장했고 그들의 자신감은 레퍼런스 모델로 버투스 M1이라는 모노 블록 진공관 앰프와 하이페리온 P1이라는 프리 앰프를 개발하여 세상에 내놓게 만들기까지 했다.
사실 수입사는 버투스 M1을 수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리뷰를 진행할 생각이 없었다. 그저 대리점의 요청으로 수입했고 국내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진 않지만 지속적인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효자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독특한 생김새와 더불어 개인적으로 완성도가 지극히 높은 상판 디자인에 이끌려 리뷰를 진행하자고 지속적으로 두드렸고 결국 내 리스닝 룸에서 리뷰하게 되었다.
버투스 M1 모노 블록 진공관 파워 앰프와 하이페리온 P1의 매칭은 역시 하나의 메이커에서 설계 되었다는 티가 팍팍 날 만큼 매칭의 완성도는 좋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난 버투스 M1 모노 블록 진공관 파워 앰프의 완성도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버투스 M1은 출력관으로 KT150 관을 채널당 4개씩 사용한다. 모든 관은 쉽핑이던 에어쉽이던 수출을 기본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선별된 관을 설치하지 않고 별도 케이스에 수납해 처음 동작 시키기 전 인스톨을 기본으로 한다. 선별된 관이기 때문에 절대 잘못 꼽아서는 안 되며 친절하게 관과 연결 되어야 하는 소켓에 코드를 붙여 놓았다.
그리고 버투스 M1은 아주 특이한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입력 게인이 24dB라는 것이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신기하게 UL 모드를 지원해 KT150이 가진 모든 힘을 이끌어내게 만든다. 하지만 버투스 M1의 초점을 트라이오드 모드에 맞춰 사용했다. 단, UL 모드에선 8옴 매칭만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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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게 흥미롭냐면 입력 게인이 24dB로 상대적으로 약간 낮은 게인 값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진공관 특유의 아름다운 음악성을 짙게 출력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피커의 드라이빙 능력을 까다롭게 따지는 이들을 위해 UL 모드도 마련해 두었는데 TR로 표기된 트라이오드에서도 감질나지 않는 힘을 보여주기에 굳이 관의 수명을 줄여가면서까지 UL 모드를 고집할 이유는 없었다.
무엇보다 트라이오드 모드와 24dB의 입력 게인이 만들어 내는 음악성은 “그래 진공관의 매력이란 바로 이런 것이야” 오랜만에 그 매력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첫 인상은 배음이 무척 훌륭하다 느꼈던 부분인데 진공관이 가진 왜율을 아주 음악적으로 술술 풀어주는 느낌이다. 실제 배음이라기 보단 진공관이 가진 왜율이 전대역에 걸쳐 짙고 아름답게 술술 흐른다.
그러니까 어느 특정 대역의 표현력과 그 주파수의 배음 표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 대역에 걸쳐 은은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색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무엇보다 특정 대역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반대로 그로 인해 특정 대역에 단점이 부각되는 점도 없었다.
KT150의 매력을 아주 잘 파악하고 요리한 것인지 아니면 KT150을 자신들의 성향으로 힘있게 끌고 온 것인지 혼란스럽기도 했는데 오랜 청음 후 내린 결론은 후자이다. 사실 진공관 앰프는 순수한 아날로그 증폭 형태로 외부에 유입된 진동이 곧장 스피커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래서 버투스 M1는 진공관 앰프 메이커가 잘 선택하지 않는 CNC 방식의 알루미늄 가공을 통해 사실상 모든 회로를 챔버 내에 수납하는 아주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사실 진공관의 경우 노출된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로 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버투스 M1의 경우에도 뚫을 수 있는 모든 것에 홈과 홀을 내두었고 상대적으로 에어 플로우를 잘 계산했는지 장시간 동작에도 무리가 따르거나 셧다운이 일어나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참고로 버투스 M1을 동작 시킬 때 내 리스닝 룸 온도는 섭씨 30.5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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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투스 M1의 또 하나의 특이점은 출력 트랜스포머의 출력 밴드 범위가 넓다는 것인데 +/- 0.5dB 범위에서 10Hz에서 50kHz에 이른다는 것이다. 측정 범위는 5와츠라 분명히 명시하고 있는 것을 보아 이는 확실한 측정 결과로 보인다.
이 때문이었을까? 내 메인 스피커를 구동하는데 저역 드라이브 능력이 기대 이상이었다. 솔리드 스테이트처럼 응답 능력이 빠르고 펀치감이 있는 것과 다른 매력으로 저역의 양감은 Pure Class A 증폭 방식의 솔리드 스테이트 파워 앰프에서 얻을 수 있는 육중한 저역의 양감과 자연스러운 응답 능력이었는데 관점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두지 않고 오직 저역에만 맞춰도 기존 진공관 앰프가 가지는 저역 드라이브 능력과 비교해 몹시 자연스러운 부분이었다.
이런 저역 특성은 장르를 구분하지 않았으며 특정 장르에서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도 없었다.
결론은 몹시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수입사에 가격을 물어보니.. 세상에 모든 것엔 이유가 따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4,000만원대란 가격을 듣고 조금 놀란 건 사실이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이 제품 역시 모노 블록 진공관 파워 앰프로써 정점에 오른 것이 사실이며 1억원대 진공관 앰프와 비교해서 음악성이란 측면에선 버투스 M1은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성능을 들려주었다.
무엇보다 전원부 트랜스포머를 별도의 하우징을 통해 아이솔레이션을 시켜 두었다는 것, 그리고 근래에 진공관 앰프에서 보기 드문 아트웍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레퍼런스 프리 앰프인 하이페리온 P1은 버투스 M1과 짝을 이루기 위한 제품으로 설계 되었다. 진공관은 4개의 6922과 2개의 6H30으로 이뤄져 있으며 가능한 극단적으로 낮은 노이즈 플로어를 실현하고자 노력한 것 같다. 출력 밴드는 진공관 프리 앰프로써는 상당히 뛰어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10Hz에서 80kHz에 이른다.
신기한 것은 증폭률이 +11dB라는 것이다. 이것이 철저하게 귀로 듣고 마무리한 튜닝 파트라고 여겨지는 부분인데 하이페리온 P1은 버투스 M1과 매칭해 좀 더 담백한 소리의 입자감과 더불어 전 대역에 걸쳐 좀 더 에너지감 있는 재생음을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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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페리온 P1의 특징으론 크게 두 가지가 존재한다. 어테뉴에이터 방식의 볼륨 회로로 정교하게 선별된 부품으로 볼륨 회로를 구성해 놓았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세한 진동도 진공관 앰프에선 스피커로 출력되기 때문에 진동을 억제하기 위한 패드가 볼륨 회로부에 설치되어 있다. 이점은 무척 높이 살만하다.
또한 볼륨 0은 그라운드를 쇼트 시키는 형태이기 때문에 진공관 프리 앰프에서 종종 일어나는 재생음이 새는 문제도 없다. 즉, 진공관 프리 앰프를 사용하게 되면 겪는 불편한 일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모든 회로가 XLR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프리 아웃의 바이-출력도 가능하며 심지어 AV를 위한 바이패스 기능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한 버투스 M1과 마찬가지로 CNC에 의한 10mm의 두께에 상당히 견고한 알루미늄 합금 케이스에 사실상 모든 회로가 챔버 형태로 수납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특징은 글로벌 피드백을 최대한 지양하는 회로 설계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는 최대한 소스단으로부터 입력된 신호의 로스를 줄여 신호의 순도를 높이는 증폭 회로로 완성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하이페리온 P1과 짝을 이루는 버투스 M1 역시 글로벌 피드백과 제로 피드백을 스위치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보다 안정적인 재생음을 얻고자 한다면 피드백쪽을 선택할 수 있지만 제로 피드백을 선택할 경우 확실하 청감상 정보량이 많아지며 전대역에 걸쳐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진공관 앰프의 설계는 쉽지만 완성도 높은 재생음을 얻는 설계는 무척 힘들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환경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 불만이었고 무엇보다 진공관의 노출은 멋지기도 하지만 이를 크게 꺼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카노르의 레퍼런스 분리형 앰프인 하이페리온 P1과 버투스 M1은 이런 부분을 전부 벤치마킹하여 하나씩 철저하게 보완하고 완성시켰다. 전 세계의 오디오파일들이 카노르에 열광하기 시작한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진공관 앰프에 관심이 많다면 꼭 한번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입원 – 인베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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