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에서 잘 다루지 않는 것이 아날로그 플레이어일 것이다. 사실 아날로그 플레이어라고 하면 세부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장치들이 있다. 하지만 아날로그 재생의 대명사는 턴테이블을 뜻한다. LP 레코드 플레이어라고도 불리는데 하파에서 턴테이블의 리뷰를 주로 다루지 않는 것은 제품 자체의 완성도 보단 오너의 세팅에 따라 재생음의 천차만별이며 톤-암이나 카트릿지, 포노 앰프에 따라 리뷰의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로 어떤 리뷰어의 글을 읽고 실제 해당 기기를 접해보면 세팅에 따라 “도대체 저 사람은 무엇을 들은 것일까?” 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이렇게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날로그는 순수한 아날로그 재생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카트릿지의 경우 제조사가 권고하는 칩압 보다 좀 더 무게를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거기다 톤-암의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안티-스케이팅과 같은 세부적인 조절이 가능한 제품이 있는가 하면 SME과 같이 세팅이 비교적 번거롭지 않고 제한된 경우도 있다.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레코드판이다.
이걸 증명해 주는 것이 최근 천차만별로 치솟은 레코드판의 가격이다. 수 백만원대를 넘어 수천 만원대의 LP 레코드도 존재한다. 근본적인 것인 초반이라 불리는 와이드-밴드의 레코드 앨범의 음질이 뛰어나다.
흔히 내로우-밴드라고 불리는 똑 같은 앨범과 재생음을 비교해 보면 놀라울 만큼 차이가 존재한다. 최근 리이슈라고 불리는 LP 레코드는 LP 재생을 즐기는 최선책은 아닌 듯 하다. 그래도 매니아들 사이에선 구매 열기가 뜨거우며 아이유와 같은 가수의 LP 레코드 앨범의 경우 발매가에 3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물론 요즘과 같이 스트리밍 음악이 대세가 된 현대 사회에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무형적 앨범 보단 유형적 앨범을 갖길 원하는 팬들이 많고 LP 레코드는 패키지 형태의 최고 가치를 자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또한 발매 앨범 총량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높아졌다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흔히 와이드-밴드라고 불리는 LP 레코드 앨범과 내로우-밴드라고 불리는 LP 레코드 음원의 차이는 프레싱 시기의 차이에 의한 것일까? 완전히 틀린 이야기도 아니지만 맞는 이야기도 아니다.
LP 레코드의 품질을 결정짓는 첫 번째 요소는 원료이다. 정확히 PVC이다. Poly Vinyl Chloride의 약자인 PVC가 주 원료인 LP 레코드 앨범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바이널 레코드라고도 불린다. 어떻게 보면 바이널 레코드가 가장 정확한 표현이 될 수도 있겠다. 정확하게 연상 가능하니 말이다. 이러한 LP 레코드가 제작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바로 핫 비스킷에 의해서이다.
이후 프레싱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A면의 스템퍼와 B면의 스템퍼가 압착 되면서 디스크가 완성되며 동시에 데이터가 생성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가 기록되는 PVC의 품질이 재생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현재에 와서 과거와 같은 아주 뛰어난 바이널 디스크를 만나지 못하는 이유도 과거 바이닐 디스크 제작에 쓰이던 고품질 PVC의 부재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바이널 레코드에서 CD로 전환이 본격화 되는 시점부터 바이널 레코드의 품질은 낮아져만 갔다.
그렇다면 바이널 디스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디지털 레벨에서 0과 1에 의해서 데이터가 출력되는 것이 아닌 0과 1사이에 무수히 많은 데이터가 존재한다고 이야기 할 만큼 바이널 디스크엔 많은 데이터가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초고배율 현미경으로 보면 비교적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골들이 보인다. 하지만 바이널 디스크엔 디지털 음원의 표준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 PCM 데이터와 같이 계단현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연속되는 마찰속에서도 매끄러운 이음새를 통한 자연스러운 재생음이 연출된다. 그래서 0과 1사이에 무수히 많은 데이터가 존재한다는 표현이 마냥 과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답은 이미 나왔다. 바이널 디스크 재생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레코드판이라는 것이다. 디지털과는 개념이 완전히 다른 형태를 나타낸다. 디지털은 10번을 복사하던 100번을 복사하던 1,000,000번을 복사하던 재생음은 똑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널 디스크는 초기 프레싱 품질 외에도 관리에 따라 음질이 천차만별로 변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래서 바이널 디스크 클리닝이 필수이다. 과거엔 진짜 디스크를 물로 빨기도 하고 이러한 방식으로 세척을 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세척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먼지만 제거될 뿐이다.
바이널 레코드에 새겨진 골의 폭은 미크론 단위가 필요할 만큼 좁다는 것이 문제이고 이 골에 쌓인 초미세 형태의 때는 쉽게 제거되지 않는다. 아주 간단한 문제인데 카트릿지의 바늘이 바이널 레코드판에 골에 따라 재생음이 만들어 지는데 그 골이 오염되었다고 한다면 당연히 왜곡이 생기지 않겠는가?
더 큰 문제는 바이널 레코드 재생의 음압에 손실을 가져다 온다는 것이다. 다이나믹은 물론 공기감을 형성하는 아주 미세한 재생음의 재생도 그만큼 희생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음파 세척기도 존재했지만 문제는 설계부터 잘못된 제품이 등장했다. 바이널 레코드의 골에 끼인 때를 가능하면 제대로 떼어내기 위한 주파수가 맞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 때문이었을까? 시장엔 아주 다양한 형태의 바이널 디스크 클리너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물리적인 방식으로 닦아 내는 것인데 초음파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물리적인 접촉과 비교하면 성능이 조금 뒤쳐지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리뷰를 위한 제품 중에 서론이 가장 긴 리뷰가 된 듯 하다.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제품은 로리크래프트 오디오의 PRC6i이다. 공교롭게도 이 제품은 상위 제품이고 같은 형태의 같은 기능성을 가진 PRC4i라는 제품이 존재한다. 참고로 PRC는 Professional Record Cleaner의 약자이다.
둘의 차이는 분당 18리터에 이르는 진공 펌프 능력을 구현해주는 모터의 차이이다. PRC4i의 경우 더블 펌프 메커니즘으로 같은 성능을 구현하지만 비교적 시끄러우며 그만큼의 진동이 따르지만 PRC6i는 NASA에도 공급되는 고품질 모터를 통해 무척 조용하며 월등한 내구성을 지닌 모터가 사용된다는 점이 다르다.
가치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PRC6i가 초기 비용이 더 필요하지만 더 경제적인 선택이 될지도 모른다.
사실 로리크래프트의 레코드 클리너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꽤 이상적인 이론을 앞세운 것과는 별도로 기기의 완성도와 품질은 높지 않았다. 그런데 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회사가 있었으나 바로 영국의 턴테이블의 대명사 SME였다.
현재 공급되는 로리크래프트의 레코드 클리너는 영국, 웨스트 서섹스의 스테이닝에 위치한 SME의 공장에서 제작된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며 고신뢰의 부품들로 대체되었다. 무엇보다 하이엔드 오디오 턴테이블 대명사 SME의 선택을 받은 레코드 클리너라고 하면 수긍이 갈 것 같다.
동작 메커니즘은 비교적 간단하다. 제품과 함께 동봉된 화학 약품을 매뉴얼에 표시된 만큼 물과 혼합해 정해진 양을 바이널 레코드 표면에 떨어트린 다음 함께 제공되는 브러쉬로 표면을 휘젓고 난 다음 청소용 진공 Arm을 바이널 레코드에 떨어트려 청소를 진행한다. 이때 기본적으로 진공 Arm엔 물리적인 클리닝을 돕기 위해 실과 함께 흡착하게 되는데 이때 무척 강력한 소용돌이 진공 상태를 생성해 내게 되며 이를 통한 소용돌이를 통해 바이널 레코드 골에 껴 있는 이물질을 떼어내게 되는 것이다.
이론적인 부분에선 가장 앞선 레코드 클리너가 분명하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은 다르며 얼마나 편차 없는 균일한 작동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PRC6i의 경우 특이점은 PRC4i와 같은 클리닝 성능을 보여준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레코드 클리닝에 소요되는 시간에서 PRC4i가 18초 전/후로 빠르고 PRC6i의 경우 10여초 정도 느리다. 신기한 것은 진공 상태를 만들어 내는 펌프의 모터 구성만 차이가 날 뿐인데 클리닝 시간의 차이는 PRC6i쪽 메커니즘이 더 우수하다는 합리적 의심을 만들어내기 충분해 보인다.
실제 메인 스핀들과 베어링의 정밀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더불어 인천동 케이스에 내재된 모터는 원활한 클리닝을 위한 아주 충분한 토크를 보여준다. 이것이 로리 크래프트의 레코드 클리너가 경쟁 가능한 다른 형태의 제품보다 성능이 앞서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아, 중요한 것은 이런 완성도는 SME 생산 체계로 넘어간 제품에 국한된다.
또한 청소를 위해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클리너 Arm은 요크 베어링으로 정밀하게 수평/수작 상태를 유지하며 이는 로리 크래프트가 개발한 기어 박스에 의해 클리너 Arm이 바이널 레코드를 가로지르며 진공 흡착 작업을 마무리 하는 것이다.
그런데 PRC6i에는 무척 흥미로운 기능이 하나 존재하는데 그건 레코드 클리닝을 위한 회전 방향이 한쪽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시계 방향을 넘어 반 시계 방향으로도 동작 시킬 수 있는데 이는 PRC6i의 클리닝 작업 중에 먼지가 바이널 레코드 판으로 유입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대 방향으로의 클리닝 작업을 통해 오염물을 최대한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바이널 레코드판을 최대한 오염시켜 PRC6i를 통해 클리닝 작업을 해보았다. 사실 이미 수 많은 레코드 클리너를 통해 Before & After를 경험해본 나로 써는 그 차이에 대해 누구 보다 확실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확실히 상당수의 Pop 노이즈가 제거 됨과 동시에 손실된 다이나믹이 증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실제 물리적인 볼륨 차이도 만들어 내는데 초기엔 아주 작은 차이일지 몰라도 수 많은 증폭 과정을 통한 이후엔 충분히 체감할 수 있을 만큼에 음압 차이로 다가올 수 있다. 개인적으로 거품이 낄 만큼 잔뜩 긴 바이널 레코드 시장에서 고음질을 얻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며 가장 합리적인 솔루션이라 생각한다.
수입원 – 큐브 코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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