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리뷰는 무척 중요할 것 같다. 어쩌면 이런 내용을 수입사가 싫어해 리뷰를 삭제해 달라는 요청이 올지 모른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좀 더 맘 편안하게 리뷰 내용을 채워 나가고 싶다. 아주 작은 걸음에 작은 발자국이 되겠지만 또 잘못된 문화를 바로 잡기엔 턱 없이 부족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흔적은 남기고 싶다.
오늘은 잡담은 줄이고 본론에 들어가고자 한다. 그 어떤 수입원도 좋아하지 않는 제품 비교이다.
그리폰의 디아블로 300과 디아블로 333의 비교이다. 사실 수입원 측엔 디아블로 333을 제대로 리뷰하기 위해선 디아블로 300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고 이걸 비교 기사로 싣는다고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 하지만 디아블로 333의 성능을 올바르게 평가하기 위해선 디아블로 300에 대한 이야기는 필수라 어쩔 수 없이 이와 같은 형식으로 리뷰를 채우게 되었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그리폰에서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세일즈 볼륨 모델일 것이다. KODO나 APEX 파워 앰프나 코만더 프리 앰프가 존재하지만 리치 마켓용 제품이다. 물론 그리폰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모델들이지만 실제 의미 있는 세일즈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도 의미를 두어야 하는 제품들이다.
전 세계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디아블로 300의 판매량은 엄청났다. 그리폰의 대단히 멋진 디자인 포스와 더불어 그리폰 제품을 소유한다는 무형적 가치도 제품 구매력에 큰 역할을 가져다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디아블로 300의 음색을 썩 좋아하진 않았다. 그래서 내 개인적으론 디아블로 300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취향의 차이를 존중하고 그 외의 부분에선 디아블로 300이 가진 가치에 대해선 인정하는 바가 크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디아블로 333은 디아블로 300과 플랫폼 자체가 다른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다. 개인적으로 모호한 기준을 내릴 때 OO로 보인다 또는 판단 된다 로 요약하는 편인데 이번엔 100%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심지어 그 차이가 무척 커 농담 반에 진담 반을 더하자면 중간에 디아블로 316.5가 필요할 만큼 체급 차이가 난다. 316.5라는 것은 디아블로 300과 333은 숫자 33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데 33을 절반으로 나누면 16.5가 되고 디아블로 300과 333 사이에 모델 하나가 더 존재해야 할 만큼 성능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디아블로 300은 철저하게 그리폰의 엔트리 모델로 제작되어졌다. 사실 디아블로 시리즈에 하위 모델이 존재하지만 과거 디아블로 시리즈가 아닌 하위 라인업의 제품이었고 디아블로 시리즈로 통합된 느낌이다.
그렇기에 그리폰의 최종 목표는 그리폰의 분리형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도움닫기의 성격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운영자가 항상 강조해왔던 인티그레이티드라는 형태엔 아무런 죄가 없고 얼마든지 지금의 수준을 가볍게 뛰어 넘는 성능을 갖출 수 있다고 이야기 해왔다. 그러나 수 많은 제조사들은 더욱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희생시키는 알 수 없는 행위를 이어왔다.
물론 분리형이 설계나 조립을 위한 공간의 자유도가 높은 것은 맞지만… 프리 앰프의 회로가 그렇게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본격적으로 하이엔드 오디오를 즐길 수 있는 등급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도 얼마든지 생산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그리폰은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사용해 Pure Class A 증폭 Full-Load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정~말 몇 안 되는 파워 앰프 메이커이다. 하지만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것과 최적화는 다른 문제이다. 정확하게 끌어 올림과 동시에 최적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디아블로 300 역시 이런 그리폰의 설계 사상을 내려 받은 것을 이번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리뷰 내 리스닝 룸의 실내 온다는 섭씨 19도였으며 써멀 비주얼 모니터를 통해 확인한 방열판의 온도는 섭씨 42도 정도였다.
일반적인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다르게 상대적으로 대형 방열판이 밖으로 돌출된 형태였고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한여름에는 50도를 넘나드는 온도가 걸릴 것이고 상당한 Pure Class A 증폭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아이들 소모 전력에서도 디아블로 333보다 좀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이걸 의외의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출력은 10% 이상 디아블로 333이 높지만 아이들 소모 전력에선 디아블로 300이 더 높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이는 얼마든지 파워 앰프의 설계와 파라메터 값 설정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사실 디아블로 300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상급 모델과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이를테면 그리폰의 전 모델은 압축(Extrusion) 방식에 의해 방열판이 제작되는데 이는 알루미늄궤를 녹여 밀어내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Fin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엔 몇 가지 단점이 있다. 그래서 그리폰의 상위 모델들은 제품의 등급에 맞게 아주 어려운 압출 디자인을 해내 레조넌스를 억제하고 있는데 디아블로 300의 히트싱크 디자인은 Fin 배열을 좀 더 촘촘하게 가져가 레조넌스에 대응하고 있다.
말 그대로 디아블로 300은 그리폰에서 가장 높은 값어치를 가지고 있지만 완전한 하이엔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완성판은 아니었다.
하지만 디아블로 333은 다르다. 아직도 이해하기 힘든 것이 이 제품을 왜 디아블로 시리즈로 선보였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 안틸레온 시리즈로 내놓아도 될법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디아블로 333은 50.6kg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는 헤비급에 속하는 무게이다. 참고로 디아블로 300은 38.1kg이다. 실제 측정해 보았을 때 오차 범위 내였지만 이보다 몇 백 그램 더 나가는 것으로 측정 됐다.
무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디아블로 333은 앰프를 구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트랜스포머를 그들의 플래그쉽 파워 앰프인 APEX에서 떼어왔다. 디아블로 300에 탑재된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는 완성도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며 재생음의 품질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부품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Massive해진 히트싱크이다. 디아블로 300과 달리 APEX의 압출 금형을 이용해 높이를 제한해 그대로 사용했다. 방열 효율 뿐 아니라 레조넌스 특성에서도 압도적으로 개선 되었다. 더 육중해지고 질량이 늘어난 만큼 댐핑 특성도 월등해졌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디아블로 300과 차원이 다른 성능 향상을 가져왔다.
실제 캐패시터 용량의 경우 디아블로 300과 마찬가지로 68,000마이크로패럿에 43스텝의 어테뉴에이터 볼륨을 가지고 있지만 프리 앰프단의 증폭 회로 역시 코만더에서 얻은 증폭 기술을 상당부분 가져왔다.
이로 인해 출력 밴드는 0.1Hz에서 350kHz(-3dB)를 이룩하게 되었다. 그 누구도 이제 디아블로 333을 듣고 고역이 어둡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압도적인 토널 밸런스는 물론이며 고역이 화사 해졌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부터 열 까지를 뜯어고쳐 구현해낸 것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그리폰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나도 단번에 그리폰을 선호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이런 변화를 맞이하게 만들어준 첫 기기가 바로 그리폰의 플래그쉽 프리 앰프인 코만더이다.
디아블로 300 시리즈와 동일한 43스텝의 에테뉴에이터를 가졌지만 디아블로 300에 비해 훨씬 정교한 저항과 릴레이 회로를 통해 연산 조합해 출력하며 근본적으로 크게 향상된 재생음은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디아블로 300 시리즈에서 강조되었던 듀얼 모노 디자인과 같은 부분은 이제 그다지 중요한 포인트가 되진 못한다. 사실 설계에 별다른 제한이 따르지 않는 플래그쉽 제품을 설계할 때 보다 더 어려운 것은 하위 모델을 제작하는 것이다. 재생음의 품질이 너무 낮아서도 너무 높아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아블로 333에선 이런 조절에 실패를 가져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찔끔 좋아진 것이 아니라 완급 조절에 실패해 많이 나아갔기 때문이다.
실제 트랜스포머는 전압을 낮춰 2차 전압을 출력하는 일 외에도 불필요한 전기적 노이즈 성분을 차폐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여기선 코어의 품질이나 와인딩의 품질도 중요한데 이것이 대형화 될수록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아진다.
디아블로 333에 탑재된 트랜스포머는 그들의 플래그쉽 파워 앰프인 APEX에 적용된 것을 떼어 온 것이라 설명했다. 참고로 고성능 자동차에서 엔진 룸에 차체가 뒤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양쪽 스트럿에 바를 채용한다. 디아블로 333에는 이를 연상시키는 트랜스포머를 고정시키기 위한 서브 프레임이 사용되며 이는 좌/우 방열판에 지지된다.
이는 단순히 보텀 섀시의 체결력을 넘어설 만큼 거대한 엔진을 이식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 설명하고 싶다.
이로 인해 디아블로 333은 기본적인 성능은 물론이거나 수준급의 전원 장치와 매칭될 경우 대단한 중저역의 파워는 물론이거니와 아주 짜릿한 반응을 얻을 수 있다.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서 비슷한 가격대에 구할 수 있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수준을 완전히 벗어난다.
흔히 이야기 하는 디아블로 300으로 돌려 역체감을 했을 땐 저역이 몹시 허전해 음악적인 흥을 느끼기 힘들 정도였다. 이런 힘은 메이웨더 주니어라는 권투 선수를 떠올리게 한다. 오버 & 오버 스펙이라고 할 수 있는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캐패시터 용량이 조금 더 증가 했더라면 초저음 재생까지 어떻게 됐을지 상상이 안 되는 정도이다.
다만 확실한 중저역의 드라이빙 능력으로 초저역의 드라이브 능력까진 초대형 스피커가 아니라면 그저 좋다고만 느껴질 뿐, 아쉬움을 느낄 수 없다.
그러나 무척 궁금했다.
음의 입자감, 사운드 스테이지, 심도, 포커싱 이미지. 무엇보다 음색에 있어 단순히 상위 기종에서 얻어진 기술을 입혔다고 해서 얻어낼 수 있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품 커버를 열고 싶었고 이를 허락해 줄 수 있는 분과 상의를 했다. 그렇게 얻은 결론은 볼트에 까진 흔적이 남으면 내가 디아블로 333을 구입해야 한다는 농담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정말 조심스럽게.. 조심스럽게 제품을 열었다. (아싸~)
사실 굳이 언급하지 않으려 했지만 디아블로 333의 아이들 출력은(A Class) 디아블로 300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리스닝 룸 내부 온도가 섭씨 19도일 때 섭씨 29.2도로 측정 되었다. 방열판의 효율의 극대화된 점이 크겠지만 상대적으로 스윗스팟을 낮은 곳에서 설정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보니 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재생음의 포인트는 다름 아닌 디아블로 333의 파워 앰프 섹션의 인풋 스테이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파워 앰프의 증폭 과정은 입력부와 출력부로 나뉘는데 입력부가 무척 중요하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뇌에 해당된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 증폭 과정은 엔지니어의 의도에 따라 범위가 넓어지기도 좁아 지기도 한다. 참고로 그리폰이 디아블로 333의 설계 포인트에서 내세웠던 것은 짧은 회로 경로였다.
그러나 꽤 복잡한 인풋 스테이지 회로를 갖추고 있고 아웃풋 스테이지로 넘기기 전 중출력 트랜지스터에서 상당히 많은 열이 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는 전압 증폭 소자로 스피드(대역)가 무척 빠르고 낮은 캐패시턴스를 구현한 버퍼단이었다.
그제서야 디아블로 300과 차원이 다른 저음의 드라이브 능력이 어떻게 구현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사실 이런 열을 어떻게 감당해 낼까?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발열이었는데 문젠 인풋 스테이지의 회로 구성이 집약적이며 회로 구성에서 부품의 소자의 크기와 높낮이 그리고 숏-패스로 디자인 되어있다 보니 히트싱크 부착은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그리폰이 괜히 그리폰이 아니었던 것은 내부 쿨링 솔루션이 있었다. 이를 통해 에어 플로우의 길을 유도하며 이런 걱정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최근 하이엔드 오디오의 가격 거품이 장난이 아니다. “미쳤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나는 디아블로 333의 가격 역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오해라고 생각한다.
최근 1억원에 육박하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서도 상위 기종과 마찰을 우려해 꼭 부족한 부분 한 두 가지를 심거나 완성도가 조악하며 가격 거품만 잔뜩 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들과 비교해 보라 권하고 싶다. 그럼 그리폰이 디아블로 333을 어떤 마음으로 또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심혈을 기우려 제작한 것인지 단번에 깨닫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수입원 – (주)다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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