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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에서 신제품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작년에 개인적으로 하이엔드 오디오 산업에 거품이 지나치게 끼어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지적했는데 이젠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원가 절감을 이루기 위한 노력까지 엿보이며 더 괘씸한 것은 이 같은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눈속임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중적인 제품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런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미 가격이 무제한 체급까지 올라선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가격은 가격대로 올리고 원가는 원가대로 절감하고자 하는 이중적 태도에 화가 치민다.
슈링크플레이션도 아니고… 가격은 동결하면서 이런 설계 시도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화가 나진 않았을 것이다. 당장이라도 어떤 제품인지 밝히고 싶지만… 그 제품을 수입하는 회사의 직원 분들과 인간 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어느때 보다 좋은 제품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것 같다. IT 시대에 들어오면서 ‘정보’는 ‘돈’이라고 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누구나 아는 정보는 ‘정보’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기술이 인간의 삶을 편안하게 해준다고 새천년을 맞이하며 그렇게 광고를 해댔는데 지금은 기술이 인간을 더 복잡하고 뒤처지면 ‘바보’ 취급 받는 세상으로 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어울리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은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가져다 주는 것 같다.
결국 인간이 시스템의 지배를 받고 있는 세상이다.
각설하고 나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비투스오디오의 본사를 방문한 리뷰어이다. 헤르닝이라는 인구 10만명 남짓한 정말 평화롭고 조용하지만 Rolex 시계 매장까지 존재하는 다소 부유한 동네에 위치하고 있다.
사실 덴마크가 낙농업으로 유명하지만 그렇지 않다. GDP에 3% 정도 차지할 뿐이다. 그런데 헤르닝에서 마셨던 요거트 드링크는 정말 끝내주게 맛있었다. 음식도 깔끔하고 건강에 유익한 음식이 맛도 참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며 무엇보다 동네 분위기가 정말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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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고 딱 1달만 그 동네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이상적인 도시였다. 물론 다른 나라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코펜하겐으로 나오니 코펜하겐은 유럽내에 최고의 도시 중 하나로 주저하지 않고 손꼽을 수 있을 만큼 환상적이기도 했다.
리뷰의 서론에서 비투스 오디오가 위치한 도시에 대해서 설명한 이유는 분명 인간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좀 더 마음에 여유를 가지며 스트레스도 적다. 그만큼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환경들로 하여금 누구나 뛰어난 앰프를 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투스 오디오를 방문하기 이전에 이미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비투스 오디오의 CTO와 만났으며 이제 CEO가 된 그의 아들도 20대 중반에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있다.
비투스 오디오가 앰프를 설계하는 핵심 철학 하나가 존재한다. 바로 타겟(출력)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몸체로 앰프를 설계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이야기지? 라고 생각할 사람들을 위해 쉽게 설명하겠다.
하이엔드 오디오 파워 앰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전자의 흐름이다. 과거에는 출력을 올리기 바빴고 단순히 열이 많은 파워 앰프가 재생음이 좋다라는 속설이 있었다. 이걸 굳이 억지로 비유하자면 ‘야사’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컴퓨터 기술과 더불어 측정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린 좀 더 이상적인 재생음에 다가 설 수 있었고 또 출력 트랜지스터 소자를 개발한 메이커에서 엄청난 데이터북과 더불어 환경에 따른 소자의 특성에 대해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보다 이상적인 레코드 재생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 마드리갈 산하의 마크 레빈슨 No20.6 파워 앰프의 경우 Pure A Class 100와츠의 출력을 낼 수 있었지만 엄청난 고열에 실제 환경에 따라 납이 녹아 부품이 떨어져 셧다운 되는 제품들도 존재했었다.
그렇다고 정말 압도적인 재생음을 얻을 수 있었을까? 꼭 그렇진 않다. 물론 특정 장르나 악기의 재생 능력에서 탁월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에 따른 반대 작용도 분명히 있었다. 내구성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순수 재생음의 성향에 대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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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부터 Pure A Class 파워 앰프는 점차 사라져 갔지만 15년 전부터 하이엔드 오디오 가격에 제한이 조금씩 사라져 가면서 그에 맞는 몸체를 갖기 시작했고 대형 방열판과 더불어 내구성이 현격히 올라간 캐패시터등이 등장하여 다시 대출력 Pure Class A 증폭 파워 앰프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다 마이컴 회로를 통해 Pure Class A 증폭과 더불어 Class A/B 증폭의 전환이 편하게 버튼 또는 리모트 컨트롤로 조작 가능해지면서 이런 파워 앰프들은 더욱 각광 받고 있다.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비투스 오디오의 SIA-03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바로 그 중심에 있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투스 오디오는 분명한 타겟이 존재하며 모든 부품은 그 스펙에 맞춰 용량과 사이즈가 결정된다. 하지만 비투스 오디오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방열판에 걸리는 온도라는 사실이다.
Pure Class A 증폭이 가능한 앰프로써 최종 출력에서 가장 이상적인 온도가 유지될 수 있는 피지컬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설계 철학을 가지고 있는 앰프 메이커는 없다시피 한다. 사실 비투스 오디오의 CTO가 호기심이 많고 무척 지식이 많은 엔지니어라는 부분도 있지만 기존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의 제품들에 대한 벤치마킹과 그 결과를 통해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 지금은 아주 뿌리 깊은 앰프 메이커로 거듭난 것이다.
이런 결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한 가지는 이미 설명했고 다른 한 가지는 파워 앰프에서 음질을 결정짓는 트랜스포머의 다변화였다.
일반적인 파워 앰프들은 거의 95% 이상 토로이달 타입의 트랜스포머를 사용한다. 도넛 모양의 이 트랜스포머는 이런 트랜스포머 자체가 비효율적인 크기와 무게를 자랑하지만 어쨌든 크기 대비 상당히 큰 2차 전원을 출력할 수 있으며 파워 앰프의 이상적인 드라이빙 때 요구하는 스피드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는 아직까지 하이엔드 오디오 파워 앰프에서 표준처럼 자리매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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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토로이달 트랜스포머 외에 EI 트랜스포머도 존재한다. EI 트랜스포머는 상대적으로 부하의 임계점이 토로이달 타입에 비해 더 가혹한 상태에서도 견뎌낸다. 다만 노이즈에 다소 취약한 부분이 있고 순간적인 응답 능력에 있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흔히 음악적인 성향을 강하게 작용시키기 위한 파워 앰프에는 EI 트랜스포머가 많이 쓰인다.
그런데 비투스 오디오의 경우 이런 단점과 장점을 효과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UI 트랜스포머를 사용한다. UI는 일종에 코어의 모양을 알파벳 철자를 통해 그 모양을 표현하는데 R코어 트랜스포머나 C코어와 같은 트랜스포머도 모두 이런 형태이다.
개인적으로 타겟으로 설정된 출력에 걸맞는 몸체를 가지는 것 보다 UI 트랜스포머가 재생음에 미치는 영향이 헐씬 큰 것 같다. 출력에 맞춰 설계된 몸체는 단지 이런 성향에 파인 튜닝 정도의 역할을 더해주는 수준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비투스 오디오의 재생음은 매끄러우며 동급 최강의 다이나믹스 표현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SIA-03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비투스 오디오의 플래그쉽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예전에 레퍼런스 라인업인 MP 라인업에 엄청난 크기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존재했으며 정말 이상적인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모습과 성능을 자랑했었는데 그 당시 가격만도 1억원이 넘었으며 엄청나게 큰 크기 때문에 많은 오디오파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며 단종 되었다.
그래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는 SIA-03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현재 플래그쉽의 위치에 올라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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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SIA-03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가지는 이상적인 성능은 무엇일까? 바로 Pure Class A 증폭으로 30와츠의 출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증폭 모드의 전환이 본체에서도 또 리모트 컨트롤러를 통해서도 가능한데 버튼 하나로 Class A/B 증폭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투스 오디오는 이를 통해 최대 A/B급 모드에서 200와츠(8옴)의 출력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바로 잡아야 할 것은 Pure Class A 30와츠(8옴) 출력이 가능하다는 Class A 모드에서도 30와츠까지 Pure Class A 증폭이 이뤄진다는 의미이며 여기서도 최대 출력은 A/B급 200와츠까지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Class A/B급 증폭에서 200와츠 출력까지 가능하다는 것은 무엇이며 왜 최대 출력이 같은 조건에서 두 가지 서로 다른 바이어스 세팅치를 제공하는 것일까?
이건 비투스 오디오의 기술력이자 좀 더 다양한 성향의 오디오파일을 품기 위한 전력이다. 우선 SIA-030의 설계 과정과 튜닝 과정 중 이상적인 바이어스의 스윗스팟을 찾은 것이다. 사실 이 두 가지 모드 모두 납득이 갈만큼 재생음이 좋다.
예를 들면 Class A 모드에서는 “음악성”이 끝내준다. 음과 음사이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다이나믹스의 표현력은 동급 최강이다. 무엇보다 자극적인 부분이 없으며 위화감도 Zero에 가깝다. 사실 Class AB로 전환해 음악을 듣는다면 음악성에 있어서 Class A를 바로 되찾게 만들 만큼 순도가 높으며 비투스 오디오의 진짜 매력이 담겨 있는 음악성을 제공한다.
이건 글로 표현하는 것이 무척 어렵고 반드시 들어보아야 인지할 수 있는 음악성이다.
그렇다면 Class A만 두면 될 것 아닐까? 어차피 최대 출력은 8옴에서 200와츠로 동일한다.
실상 그렇진 않다. Class AB 모드에선 저역의 양감이나 응답 성능이 좋아지며 무엇보다 사운드 스테이지가 더욱 확장된다는데 있다. 이는 스피커의 타입에 따라 또 오디오파일의 성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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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는 바로 UI 트랜스포머의 특성에 있다. Class A 모드에선 음악의 입력 신호가 존재하든 존재하지 않던 무조건 30와츠에 해당하는 커런트(전류)가 흘러야 한다. 그렇기에 트랜스포머는 항상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한다.
나는 이걸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Class AB 모드에선 UI 트랜스포머가 아이들 상태에서 Pure Class A 출력으로 10와츠 초반의 증폭 성능을 내며 상대적으로 UI 트랜스포머가 순간적으로 더 큰 힘을 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순간적인 응답 성능에서 차이를 가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두 가지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해 음악을 재생하라 한다면 나는 무조건 Class A 모드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기막힌 것은 이런 선택에서도 Class AB 모드의 유혹이 강하게 작용하는 레코드 앨범이 존재한다는 것을 내 리스닝 룸에서 진행한 SIA-030 리뷰에서 깨달았다.
그리고 정말 감탄했던 것은 이와 같은 전환이 과거처럼 파워 앰프 본체 앞에 가 전원을 내리고 기계식 스위치로 전환시키고 전원을 올려야만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리모트 컨트롤러의 Class A <-> Class AB 전환 스위치 하나만으로 0.1초 만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SIA-030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확실한 프리 앰프 섹션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바로 볼륨 회로이다. 신뢰도가 무척 높은 저항을 선별하여 회로에 실장 하는데 이 볼륨 값은 연산 회로에 맞춰 릴레이에 의해 볼륨 값이 출력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릴레이라는 것은 스위치를 붙여줬다 떼어줬다 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은 것 같지만 하이엔드 오디오 프리 앰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척 크다.
이 또한 비투스 오디오가 세심하게 선택한 릴레이가 사용돼 동작하며 30와츠에 이르는 Pure Class A 동작과 맞물려 이상적인 볼륨 커브 특성을 나타내게 된다. 그래서 볼륨 매칭을 통해 보다 이상적인 레코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끝으로 한 가지 더 SIA-030 인티그레이티드의 성능을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Horn이나 고능률 스피커에서 아주 작은 노이즈 플로어의 영향으로도 화이트 노이즈가 새는 듯한 현상을 보이는 스피커에 Class A 모드에서 철저하게 대응할 수 있을 만큼 낮은 노이즈 플로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깊고 높은 순도의 레코드 음악을 즐기고 싶다는 대안은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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