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이파이 메이커는 생존하기 위해선 2배 노력해야 하며 앞서가기
위해선 4배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그들끼리 오고 간다. 과거엔 어찌
되었던 브랜드 파워에 크게 의존했던 시절이며 이제는 브랜드 파워가 있다 하더라도 설득력을 갖추지 못하면 판매되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능력이 뛰어난 하이파이 메이커는 조직을 개편하고 총 책임자를 두어 한 회사 내에서도 경쟁 구도를 갖춘다. 이제는 이런 시스템이 아니라면 더 큰 변화를 원하는 오디오파일들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니, 실제 시장 상황에 그렇게 변했다.
오디오퀘스트에는 여러 명의 책임자가 존재한다. 그들의 주력 사업인
케이블은 조 할리씨가 책임지고 있고 전원 장치는 가쓰씨가 헤드폰은 스카일라, 드래곤 플라이와
비틀등은 실버맨씨가 담당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실버맨씨를 올해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귀국하자 마자 1시간도 안돼 나와 미팅을 가질 정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실버맨씨는 나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 있다고 이야기 했고 단, 지금
당장 기사화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 조건이 따랐다.
그것은 새로운 드래곤플라이 시리즈였다. 근래 국내에서 발매된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레드이다.
드래곤플라이 블랙은 V1.5로라는 내부 명칭이 있기도 했다.
<오디오퀘스트의 실버맨씨, 새로운 드래곤플라이 시리즈를 설명하기 위해 세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드래곤플라이 시리즈의 컨셉은 간단하다. 스틱형 USB 오디오 DAC이다. USB 메모리를 떠올릴만한 아주
컴팩트한 크기에 USB DAC 회로를 탑재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DAC와는
개념이 다르다. 이유는 별도의 전원부를 필요로하지 않으며 DAC 칩
메이커들이 모바일에 대응할 수 있는 마이크로 타입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장치는 전원을 필요로 한다. 드래곤플라이는 USB에 5V 전압을 입력 받아 레귤레이팅하여 USB에 좋지 못한 전원질을 개선시킨다는 특별한 점이 존재한다. 그들은 USB 스틱형 DAC를 제작한 선두 그룹이라 이와 관련된 노하우는
풍부하다 믿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레귤레이터 구조에 따라 재생음의 품질은 천차만별로 변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형태의 USB 스틱형 DAC는
어디에 사용할 수 있을까? 최근 들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데스크탑 PC 구조의 컴퓨터 환경에서 벗어나길 원한다. 더욱 컴팩트하며 모니터와 본체가 하나를 이루는 올–인–원 PC나 아주 컴팩트한 크기의 맥미니와 같은 컴퓨팅 환경을 원하기 때문이다.
<아이폰6에 드래곤플라이 블랙을 연결하여 음악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
이런 구조 속에서 컴퓨터를 통한 기본적인 음악 재생 품질은 희생될 수 밖에 없다.
단지 기능성만 가질 뿐이지 좋은 음질을 얻기란 힘들지 않다. 이제는 베스트 셀러로
자리 매겨진 Bowers & Wilkins의 MM-1과
같은 스피커는 USB 연결을 통해 디지털 출력이 이뤄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MM-1 또한 가격이 부담스러운 유저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레드는 아주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쉽게
설명해 5만원짜리 3.5mm 아날로그 플러그 입력이 가능한
PC 스피커를 가지고 있는 유저들도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레드의 연결을 통해 음질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여기에 소음과 관련된 주변 환경을 의식해 오직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통해서만 컴퓨터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이들에게도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레드의 연결만으로 하이파이급 음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 발 더 나아가자면 드래곤플라이
레드는 USB 오디오 DAC 기능과 더불어 거추장스러운 헤드폰
앰프를 대체할 수 능력도 갖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드래곤플라이 블랙이나 레드에서 아이폰과 연결하기 위해선 애플의 카메라 어댑터가 필요하다>
스틱형 USB DAC은 누구나 제작하고 싶다고 해서 제작할 수
있는 영역의 DAC는 아니다. 그렇다면 오디오퀘스트는 어떻게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레드를 제작할 수 있었을까? 정답은 마이크로칩이라고 하는 반도체 업체와 협력에 있다.
그러니까 이 프로젝트는 오디오퀘스트의 실버맨씨가 프로덕트 매니저 역할을 했으며 고든 랭킨이라고 하는 엔지니어와 마이크로칩에
의해서 완성된 것이다. 중요 포인트는 마이크로칩이라는 반도체 업체는 전 세계 반도체 메이커로써 3~4위에 랭크될 정도로 규모가 큰 회사라는 것이다.
고든 랭킨과 마이크로칩은 새로운 드래곤플라이 시리즈를 위해선 새로운 USB
마이크로 컨트롤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으며 곧바로 이를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이 협업에서 마이크로칩과 오디오퀘스트는
큰 수확을 얻게 된다.
기존 드래곤플라이 시리즈가 PC에만 대응할 수 있었는데 새로운 드래곤플라이 시리즈는 iOS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확장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낳을 수 있는데 그렇다면 기존 드래곤플라이는 호환이 불가능했던 것일까?
<드래곤플라이 V1.2와 드래곤플라이 블랙을 비교 시연하기 위해서 맥북 프로와 ROON을 활용해 옥타브 인티앰프와 KEF LS50으로 출력시켰다>
정답은 아니다. 기존 드래곤플라이도 호환은 가능했다. 하지만 기존에 적용 가능했던 USB 마이크로 컨트롤러들은 동작에 아주
많은 전류를 요구했다. 여기엔 우리가 잘 아는 T사나 X사 A사 T사의 USB 마이크로 컨트롤러가 해당한다.
그렇기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시스템 자체에서 접속을 중단시켰다. 여기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제공하자면 아이폰의 경우 100밀리 암페어 이상 소모되는 장치가 접속을 시도하면
iOS가 소프트웨어적으로 차단시킨다.
하지만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레드에 탑재된 마이크로칩에 의해 새롭게 개발된 USB 마이크로 컨트롤러는 아주 적은 전류만으로도 동작하는데 드래곤플라이 블랙을 기준으로 11밀리 암페어만 소모할 뿐이다. 아이폰에서 제한되는 양의 11%에 지나지 않는다.
드래곤플라이 레드의 경우 출력이 16밀리 암페어에서 18밀리 암페어 수준에서 소모된다.
<이제 드래곤플라이 레드를 체험하기 위해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고 있다>
획기적인 것을 얻기 위한 오디오퀘스트의 인내력은 대단했다. 새로운
드래곤플라이 시리즈에 탑재할 새로운 USB 마이크로 컨트롤러 개발에 2년 6개월이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USB 마이크로 컨트롤러는 향후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적용할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어 새로운 프로토콜이나 스펙이
등장해도 소프트웨어를 통해 지원 가능한 범위라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기능을 확장시킬 수 있는 구조까지 갖추고 있다.
국내 처음 공개하는 내용인데 “오디오퀘스트는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레드에 MQA 재생을 지원하는 작업도 추진 중에 있다”
이것이 새로운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레드의 획기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자신들의 스펙에 맞춰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크게 작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드래곤플라이 블랙은 어떻게 제작 되었을까?
드래곤플라이의 구조는 크게 3가지로 나뉠 수 있다. USB 컨트롤러와 USB DAC 칩, 그리고 출력부 회로이다.
드래곤플라이 블랙은 새로운 USB 컨트롤러가 적용되어 있고 ESS의 32비트 9010 DAC 칩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출력부 회로에서 증폭 IC는 기존에 드래곤플라이
V1.2와 같은 IC를 사용하지만 리니어 출력이 가능한 형태로
디자인 되었다.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레드, 드래곤플라이 레드를 설명할 땐 새로운 가족이라는 표현을 강조했다>
새로운 USB 마이크로 컨트롤러기 적용 되었기 때문에 아날로그 출력 전압은 드래곤플라이
V1.2에 비해 조금 낮아졌지만 확실히 청감상 정보량이 풍부하고 저음의 품질이 압도적으로 좋아졌다. 실제 오디오퀘스트 본사에서 A-B 비교 청음이 이뤄졌는데 단순히
헤드폰에 의한 모니터링 뿐 아니라 옥타브사의 진공관 인티앰프에 KEF L50 모니터링 스피커를 통한
음질 비교에 향상된 음질에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가격이 낮아졌지만 음질은 향상된 탓에 제품을 바라볼수록 독특한 느낌을 갖게 했다. 출력
전압은 다소 낮아졌지만 앰프가 가지고 있는 최대 출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수준이며 구동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날 아침에 900달러 수준에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통한 비교 청음도 가능했는데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통한 같은 CD 음반의 재생보다 맥북 프로와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ROON을 통한 재생음이 우위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중고역에 있어선 소란스럽거나 자극적인 느낌이 없었는데 ESS의
9010에 탑재된 미니멈–페이즈 필터가 확실하게 작용되는
느낌이었다. 프리–링잉이 크게 억제되며 포스트–링잉이 단지 한 사이클 이내에서만 억제되는 최근 하이엔드 DAC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음질 비교를 위해 여러 가지의 플랫폼들이 동원 되었다>
오디오퀘스트는 이를 토대로 가격을 낮추면서도 음질을 끌어 올리는 기존 하이파이 업계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면서
오디오파일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드래곤플라이 레드는 어떤 수준인가?
드래곤플라이 레드는 새로운 USB 컨트롤러에 새로운 ESS에 9016 DAC 칩이 사용 되었고 전혀 다른 아날로그 출력부를
가지고 있다. 아날로그 출력 전압이 무려 2.1V에 이른다. 이는 기존 하이파이 소스기기를 대체할 수 있는 아날로그 출력 수준이며 헤드폰 앰프를 필요로 하는 300옴에 이르는 헤드폰을 직접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존 2볼트 출력의 한계를 드래곤플라이 레드가 깼다고 볼 수 있다.
아이폰 또는 안드로이드폰과 헤드폰 앰프를 연결할 때에도 별도의 전원이 필요하거나 별도로 대용량 배터리 전원부를
포함하고 있는 커다란 헤드폰 앰프를 주렁주렁 달고 다닐 필요도 없어졌다. 단지 애플의 카메라 어댑터(애플 기준 라이트닝 -> USB)만 필요할 뿐이다. 물론 아이폰의 배터러 소모량에 대한 걱정도 불필요 할 정도로 적다.
<삼성의 안드로이드 태블릿까지도 동원되어 음악 재생이 가능하며 고음질 청음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를 통해 집 밖에서 200옴이나 300옴에 이르는 헤드폰과 연결해서 심플하게 고음질로 음악 감상이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잊어선 안 되는 중요 부분이 집 안에서는 기존 컴퓨터의 USB 포트에
연결하는 것 만으로도 기존 PC에서 얻을 수 있었던 소리 품질을 초월한, 하이파이 USB DAC 품질의 사운드를 함께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귀차니즘에 두 개를 구입할 유저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합리적인 가격이 매겨졌기 때문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드래곤플라이 레드에선 비트 퍼펙트로 움직이는 디지털 볼륨 컨트롤이 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마찬가지로 미니멈–페이즈 필터가 탑재되어
있다.
드래곤플라이 레드는 블랙에 비해 확실히 힘이 실려있는 음을 느낄 수 있다.
첫 느낌에서부터 월등한 해상력을 보여주며 좀 더 양감 있으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컨트롤되는 느낌이 있다. 채널 분리도가 좋으며 악기가 좀 더 분명하게 그려지는 느낌이다.
<컴팩트한 크기이지만 본체에 들어오는 조명색에 따라 음원의 샘플링 주파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만큼 화려한 스펙과 베네핏을 제공하면서도 오디오퀘스트는 한 가지를 더 준비했다.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드래곤플라이 레드 사용자들을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준비한 것이다.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레드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더욱 많은 기능도 제공하는데 인터넷이 접속되어 있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조작 몇 번으로 드래곤플라이 블랙과 레드의 최신 펌웨어로 업데이트도 가능해진다.
아마도 추후 MQA 지원이 가능해진다면 이와 같은 방식을 통해 제공될 것이다.
하이파이 생태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빠르게 적응하는 이들은
크게 앞서나갈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뒤쳐질 것이다. 오디오퀘스트는 새로운 생태계에 누구보다 빨리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나이트호크나 그들의 전원 장치, 또 새로운 드래곤플라이 시리즈를 통해 많인 이들에게
증명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 PC와의 연결뿐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서도 더 뛰어난 음질을 가져다 주는 드래곤플라이 블랙, 레드가 더 많은 시간 좋은 음으로 음악을 청취하고자 하는 오디오파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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