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나는 매지코를 다녀왔다. 사실 매지코에 대한 호감은 그들이 처음 개발했던 북쉘프 스피커인 미니 때부터 가지고 있었다. 흥미가 가득한 자신들의 북쉘프 미니라는 스피커가 40Hz에 이르는
저역까지 평탄한 특성이 유지 된다고 설명되었을 때였다. 사실 미니가 가지고 있는 미드/우퍼 진동판으론 무척 어려운 저역 재생 특성이었다.
진동판 면적이 작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공기의 파동이 필요하고 그렇게 되면 진폭은 필연적으로 커질 수 밖에
없다. 40Hz까지 평탄한 특성을 가능케 하려면 미드/우퍼의
엄청난 진폭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가 40Hz까지 자신 있게
재생 가능하다고 설명한 데엔 특별한 기술이 있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매지코의 창업자는 애론 울프라는 인물로써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매지코의 스피커 설계는 모두 애론 울프가 도맡아 하진 않는다. 왜냐면
엄청난 하이–테크가 적용된 스피커를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두 자기 손으로만 설계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애론 울프는 이런 여러 작업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고 스피커 설계의 총감독을 맡고 있다고 한다. 그가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젝트가 바로 Q 시리즈였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애론 울프를 만났을 때 그가 설명해준 것은 Q는 M을 위한 준비 단계였을 뿐이라고 말해주었다.
실제 M3를 위해 이미 개발된 여러 가지 기술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들은 먼저 대거 Q7 MK2에 적용 되었던 기술들이다. 재미난 사실은 Q 시리즈가 매지코의 대표 시리즈로 자리잡고 있을
때 그들은 M 프로젝트라 하여 50대 한정으로 스피커를 제작했는데
이 제품은 실험적인 성격이 묻어 있는 스피커라고 설명해 주기도.
이렇게 해서 완성된 스피커가 M3이다. M3는 정말 애론 울프란 인물의 성격이 진하게 배어있는 스피커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M3를 청음 할 수 있었던 곳은 미국과 한국이었는데 두 곳의 어쿠스틱 환경은
크게 달랐지만 공통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었고 그게 M3가 가진 성격이라 나는 믿고 있다.
결론적으로 M3는 엄청나게 섬세한 소리를 표현한다. 자극적일법한 소재를 가지고 있을 만큼 화려한 소리이지만 신기하게도 위화감은 없다. 이런 소리의 밸런스는 접해 보는 것은 처음이다. 리뷰를 위한 청음
때에도 무척 신기한 표정으로 재생음에 집중하면서도 어떻게 이 같은 재생이 가능할까? 자동차로 따지면
코너링에서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고 자동차의 앞머리가 안쪽으로 파고 도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런 재생 능력은 단 하나의 부분만 뛰어나다고 이룰 수 있는 결과물은 아닌 듯 했다. 말 그대로 여러 부분에서 총체적 밸런스를 이뤄야지만 얻을 수 있는 재생음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이번 M3 리뷰를 세분화하여 어떻게 이토록 뛰어난 재생음을
구현할 수 있는지 최대한 객관적으로 써보려 한다.
<M3에 내부 구조. 저 화려한 브레이스 구조는 캐비닛의 강도를 높여주고 캐비닛의 잡음을 억제시켜준다>
카본–항공소재 알루미늄으로 이뤄낸 환상적인 캐비닛
애론 울프를 만났을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때
가장 먼저 물었던 것이 아래 얘기였다. 왜 카본이면 카본, 알루미늄이면
알루미늄의 한 가지 소재가 아니라 하이브리드 형태로 캐비닛을 구성했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한 가지 소재가 아주 폭 넓게 자리하는 공진 에너지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댐핑 또한 우리는 한 가지의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만 사실 굉장히 광범위한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고 고안한 것이 금속 캐비닛이었고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 Q플랫폼과 같은 스피커 내부에 압도적인 금속 브레이스를 설치하여 공진을 억제시키는 것이었다 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불필요한 댐핑을 만들어냈고 너무 딱딱한 소재로만은 이상적인 재생음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한다.
때로는 유연한 울림이 필요하고 때론 아주 딱딱한 성질에 댐핑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해답이 바로 카본과 드라이버 마운트티드 서페이스 카퍼에 있었다고 한다. 불필요한
공진 에너지를 가능한 모두 제거하면서 음악성이 뛰어난 그런 스피커로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효과를 위해 M3에는 카본과 중량의 금속 패널이 하이브리드
형태로 탑재된다. 정확하게 배플과 후면은 금속 패널이 사용되며 측면에 하이브리드 패널이 사용되는 것이다. 물론 내부엔 Q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화려한 브레이스 플랫폼이 적용되어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측면 바깥쪽에 적용된 카본 패널 조차 다른 메이커에선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압도적인
두께로 적용되어 있다는 것이다. 카본의 성질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적용했다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질량이 사용돼 애론 울프의 설명이 무색해질 정도였다. 어림 잡아 가장 두꺼운 쪽이 15mm 수준으로 보였다. 엄청난 스펙이다.
이렇게 완성된 캐비닛은 그래핀 7인치 트리플 우퍼가 만들어내는
저음의 양감과 초저음의 영향에도 캐비닛의 잡음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저역의 투명도가 극한에 다다르는
만큼 저역의 양감마저 희생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는데 이전 Q 시리즈 조차도
이렇게 조용한 금속 캐비닛은 경험한적 없다고 생각했지만 M3는 이보다 더 조용하다.
<거의 모든 스피커는 드라이버가 배플 바깥쪽에서 얹혀 고정된다. 하지만 매지코는 듀얼 레이어 배플을 통해 드라이버 유닛을 바깥 양쪽에서 압력을 가해 드라이버 콘에 정확한 진폭을 유도한다>
수 많은 스피커를 리뷰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와 관련된 트레이닝이 이뤄지기 마련인데 M3는 이와 관련해서 무척 생소한 느낌을 선사했으며 M3에 보다 파워풀한
내입력을 가해도 그 한계치가 어디인지 확인하기 힘들만큼 조용한 느낌이었다.
많은 이들이 알겠지만 스피커 중량의 거의 대부분은 캐비닛이 차지하는데 풋까지 1미터 20cm의 키를 가진 스피커가 145kg에 중량으로 완성될 정도면 M3의 캐비닛에 투입된 물량이 어느
정도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M3를 스포츠카로 따지면 포르쉐와 같은 대우를 해줘야
하는 스피커라 생각한다.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트위터와 그래핀 우퍼가 만들어내는 놀라운 재생음
서론에서도 총체적 밸런스에 대해 강조했다. 흔히 스피커를 세분화하여
설명할 때 드라이버 유닛, 캐비닛, 크로스오버 회로 이야기로
나뉘는데 실제 이 세 가지가 스피커의 전부이다.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서 나는 이미 M3의 캐비닛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 하이파이 입문자가 항상 오해하는 것이 스피커에 사용된 드라이버 유닛이 소리의 완성도를 결정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큐톤 드라이버 유닛의 경우 진동판 소재가 워낙 특별하기 때문에 다른 분위기의
재생음이 손쉽게 만들어 지지만 이것은 재생음의 완성도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아큐톤 드라이버의 경우 진동판의 무게가 워낙 가볍고 성질 자체가 공진에 노출되기 쉬운 소재라 재생 주파수에
피크 또는 딥이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훌륭한 캐비닛 또는 크로스오버 회로를 필요로
한다.
애론 울프는 고성능 드라이버에 집착하는 인물로 마그넷, 보이스코일
보빈, 코일, 진동판 등 드라이버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에
있어 완벽함을 추구하려 하는 것 같다. 많은 스피커 메이커가 커스텀 메이드 드라이버 유닛이라 외치지만
매지코의 드라이버와 직접 비교 된다면 커스텀 메이드 스펙이 퇴색되어 버린다.
나는 M3에 사용된 그래핀 드라이버 자체에 놀랍지만 다이아몬드가
코팅된 베릴륨 드라이버가 더 놀랍다. 매지코는 기존에 25mm 구경의
베릴륨 진동판을 갖추고 있었다. 사실 진동판의 무게가 무조건 가볍다고 결코 좋은 재생음을 들려주진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기존 25mm 베릴륨 트위터의 진동판 두께가 50미크론으로 결정된 것으로 생각한다.
<M3 내부에 사용되는 각각의 브레이스들, 모두 일일이 부분적으로 깎아내 완성된 부품들이다>
현재 S 시리즈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이 베릴륨 트위터는 다른
메이커와 비교할 때 무척 안정적인 재생 주파수 특성을 가지는데 드라이버 유닛의 모터 시스템과 진동판의 무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애론 울프는 25mm 구경의 트위터를
28mm로 늘려 보다 나은 고역 에너지의 리니어리티를 확보하려 한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만큼 진동판의 무게가 늘어나 고역 스피드가 떨어질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베릴륨 두께를 50미크론에서 40미크론으로
줄이고 그 위에 5미크론의 다이아몬드를 키운 것이다.
바로 이 고성능 트위터가 M3에 탑재된다. 이 트위터로 재생음을 듣는 순간 블랙 다이아몬드 트위터에서 경험할 수 있는 광채와 더불어 투명함을 선사하는데
이런 성격은 M3로 5초만 음악을 들어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선 할 이야기가 많은데 결론부에 포함될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코팅된 베릴륨 트위터는 어느 메이커의 트위터 보다 높은 경도를 가지게 된다. 문제는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나 우퍼 드라이버에 이와 같은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단 점이다. 비용 산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가이며 현재의 기술로 구현 가능한지도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M3에 채용된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드라이버와
비슷한 성질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래핀 기술이 적용된 나노–텍 드라이버라는 것이다. 그래핀은 가장 강한 금속보다 100배 더 강한 성질을 지녔고 심지어
베이스가 되는 카본 진동판도 이전 제품에 비해 20% 더 가볍지만 3배
더 강한 성질을 갖춰 높은 경도와 빠른 응답을 확보해 자신들의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트위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M3에 사용되는 고성능 트위터. 최상층에
5미크론 두께에 다이아몬드가 얹혀 있다>
그래서 M3가 재생하는 투명함,
이 투명함이 더 빛나게 만들어주는 높은 밀도가 단지 캐비닛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충분히 설명해 주었다. 나는 M3에 탑재된 여러 드라이버의 능력이 초고가인 틸 & 파트너의 최신 드라이버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타임 얼라이먼트 보다 타임 코렉션을 중시한 크로스오버 디자인과 고음질 구현을 위한 배플 디자인
M3는 놀라울 정도의 기술적 센스가 담겨 있다. 이를테면 듀얼 레이어 배플이다. 25년 전만 하더라도 거의 60년에 가까운 본격적인 하이파이 시대에서 스피커 캐비닛 디자인은 박스 형태가 주를 이뤘다. 캐비닛 디자인이 어쿠스틱 성격을 결정한다는 것을 크게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배플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거의 모든 스피커가 배플 위에 스피커
드라이버를 고정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배플의 강인한 댐핑력을 100% 활용하지 못한다. 여기에 대한 매지코의 해답은 기본 배플을
두고 그 위에 또 하나의 금속 배플을 입혀 이상적인 사운드 패턴을 유도할 수 있는 커브드 디자인으로 완성함과 동시에 바스켓에 듀얼 레이어 설계로
안쪽으로 압력을 가해 드라이버 유닛쪽에 100%에 가까운 댐핑을 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지금 생각해도 기막히다. 또한 이 사이에 별도로 진동
흡수 패드를 삽입해 배플의 잡음 또한 억제시켜낸다.
그래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정말 조용한 캐비닛으로 완성된다.
여기에 타임 얼라이먼트 보다 타임 코렉션을 중요시한 크로스오버 회로 설계로 스윗스팟을 벗어난 상태에서도
보다 이상적인 사운드 스테이지나 포커스 이미지, 악기의 정위감 등을 연출시킨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M3의
두 가지 요소와 이 크로스오버 회로가 가세하여 만들어 내는 재생음은 그야 말로 압도적이었다.
M3가 재생해내는 현의 질감은 지금껏 경험했던 질감의 표현과는
완전히 달랐다. 오래도록 상상해오던 이상적인 질감의 표현으로 무척 시각적이고 직관적인 느낌을 갖게 만들어
주었다. 아마도 이것은 다이아몬드 코팅 트위터의 역할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무척 밝은 고역은 미세 먼지 하나 없는 파란 하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데 이는 흡사
캘리포니아의 하늘을 바라보는 느낌 보단 북유럽 어디선가 바라보는 파란 하늘과 같이 화창한 느낌이 든다.
여기에 중역과 저역에서 댐핑 컨트롤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M3에서
받을 수 있다. 이것이 결정적으로 매지코의 사운드 밸런스라 여겨지는데 결과적으로 밝은 성향에 트위터와
조화를 이뤄 고역의 펀치감이나 넓은 대역폭을 가진 악기에서 눈부신 쾌감을 선사한다. 신기한 것은 서론에서도
설명했지만 이와 같은 소리 밸런스에 다소 부담감을 느낄 오디오파일들도 있을 법한 재생음인데 M3에서
만큼은 위화감이 Zero이다.
<M3에 사용되는 다이아몬드 코팅에 베릴륨 트위터 완전 분해도이다>
이것은 정말 치밀한 튜닝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왜 매지코가
타임 얼라이먼트 보다 타임 코렉션에 더욱 많은 신경을 썼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기에 어떤 레코드를 재생해도 질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이뤄졌다. 이것은
착색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며 이런 질감적 쾌감은 레코드에 기록된 소리의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것으로 듣는 내내 오래간 만에
정말 즐거운 스피커를 만났다는 느낌을 유지할 수 있었다.
M3가 표현하는 현악 재생은 절정에 다다른 느낌이다. 지금까지 들어온 스피커들의 현악 표현이 평준화 되었다고 느껴질 만큼 M3는
유니크한 질감을 선사했다. 기교가 넘치지만 무척 보수적인 색깔이며 파격적이지만 무척 절제되어 있다.
무엇보다 레코드에 기록된 초저음에 대해서도 순간적으로 엄청난 저역의 에너지를 표출해 낸다. 이 거대한 저역 에너지는 단순히 풀어지거나 캐비닛 착색에 전혀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거대한 오브젝트 형태로
표현되는데 이것을 경험하고 나면 똑 같은 레코드를 동급 다른 스피커에서 들었을 때 얼마나 많은 잡음이 동반되는지 쉽게 인지할 수 있게 만든다.
나는 M3와 같은 스피커를 무척 좋아한다. 외부에 의해 재생음에 큰 영향을 받기 보다 스피커 자체 완성도에 의해 성향이 크게 바뀌지 않는 스피커. 소스기기와 파워앰프의 직결 구성으로 M3를 구동하여도 이 같은 밸런스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리뷰를 위해 M3는 듣는 내내 갖고 싶다는 생각은 굵직했다. 만약 현재 스피커를 구입하지 않았더라면 M3에 대한 유혹을 떨쳐낼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리뷰를 통해 이것은 사야 한다. 사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쉽게 달지 않는다. 하지만 M3는 대리점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한번쯤 경험해보아야 할 가치가 있는 스피커라 강조하고 싶다.
수입원 – 사운드트레이드
판매원 – AV플라자
판매원 – 에어로사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