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매지코라는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만큼 스펙에 집착하는 스피커 메이커는 보기 드뭅니다. 이쯤되면 적당히 디자인을 바꾸고 파인 튜닝 과정을 거쳐 시리즈의 연속화를 생각할 수도 읶겠지만 아직도 배가
고픈건지 지속적이며 파격적인 업그레이드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M 시리즈입니다. 사실 M 시리즈는 Q 시리즈의
연속성을 갖는 라인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드라이버 유닛의 구성이 비슷하고 매지코의 최고급 라인업에 위치를
같이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M 시리즈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이때 한정판으로 생산되었던 M 프로젝트 스피커가 지금의 M 시리즈를 예고했던 것이죠. M 프로젝트의 스펙은 그야말로 화려했습니다. 말 그대로 인클로우져에 카본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인데요. 사실 드라이버
콘과 캐비닛에 카본 기술을 탑재한 스피커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던 것은 당시 Q 시리즈 역시 압도적인
금속 투입으로 캐비닛의 착색을 느끼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과도한 댐핑이었죠. 재생음을 너무 좋이는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거주하고 있는 매지코의 스피커 디자이너는 무척 영리한 사람입니다. 밀폐형 구조를 통해 저음의 공진치를 설계자의 취향대로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근본적인 재생음의 품질에서 카본 인클로져가 가져다 주는 근본적인 이점은 무시할 수 없었나 봅니다. 제가 2017년에 매지코의 창업자인 애론 울프를 직접 만났을 때
M 프로젝트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 완성도에 대해선 크게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유에서 M 프로젝트가 완성 되었고 Q 시리즈가 M 시리즈로 이름이 바뀌었는지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만
그가 제게 보여주었던 것은 M6였습니다. 매지코 최초의 모노코크
카본 인클로져를 채용한 스피커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죠. 이것이 바로 내가 엄청난
결과물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 스피커라고요. 전 운이 좋았습니다.
M6의 프로토 타입이 아닌 완성품을 그들도 처음 만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최초의 M 시리즈 스피커는 M3였습니다.
1.1인치 다이아몬드 코팅의 베릴륨 트위터와 6인치 그래핀 나노–텍 미드레인지, 그리고
같은 방식의 7인치 트리플 우퍼를 탑재한 스피커였죠. 믿기
힘들지만 일반적인 플로어 스탠드형 스피커보다 조금 더 큰 몸집을 가진 이 녀석의 무게는 무려 145kg에
이르렀습니다.
말 그대로 육중한 바디 그 자체이며 조그마한 캐비닛의 착색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분명히 엿보였습니다. 하지만… M3는 Q 시리즈가
M 시리즈로 거듭나려 할 때 처음 선보인 스피커여서인지 Q의
정체성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 근거는 카본 모노코크 섀시가 아닌 알루미늄과 카본 샌드위치 형태의 패널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M3 등장 때만 하더라도 M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는 M3와 같은 방향에 크기만 커질 것으로 예상 되었기 때문이죠.
물론 M3만 하더라도 대형 체급을 갓 넘는 스피커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것입니다. 7인치 트리플 우퍼의 경도와 강도는 엄청나며 밀폐형 디자인이 요구하는
콘의 강도를 가볍게 넘어서고 있으며 밀폐형 스피커로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는 91dB의 능률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이미 M3 스피커 자체만으로 경쟁자는 손으로만 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M6가 크게 기대되지 않았죠. 이미 M 시리즈의 모든 것을 보았다 착각했으니까요. 하지만 매지코는 거기서 멈춰서지 않더군요. M6는 모노코크 형태의
카본 인클로져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체급은 M3에 비해 확실히
커졌지만 무게는 크기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캐비닛 소재의 변경에 따라 저역의 울림 특성은 크게 변했습니다. M3는
드라이버 유닛이 꽉 잡혀있다는 인상과 통울림이 완전히 배제된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드라이버 유닛에서만
재생음을 만들어 낸다는 인상이 짙죠. 하지만 밀폐형 스피커 특성상 이러한 움직임에 구조적인 방해 요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그래핀 카본–텍 기술에 의한 콘 때문입니다.
여기에 비해 M6는 인간에 감성을 자극시키는 여유로움이 있습니다. 제법 통울림도 느껴지지만 과거 MDF와 같은 거북한 느낌은 아닙니다. 무척 생기 있으며 이전의 매지코 스피커, 무엇보다 Q 시리즈와 비교하면 보다 자연스럽고 여유로움마저 느껴지는 재생음입니다.
M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모노코크 타입의
카본 인클로져 덕분입니다. 제가 수년 전에 카본 캐비닛이 스피커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글을 작성한 적이
있는데요. 매지코가 어느 스피커 메이커 보다 카본 캐비닛에 빨리 노크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M6 스피커를 높은 볼륨으로 올렸을 때 카본 캐비닛의
위력은 발휘되죠. 진동을 효과적으로 제어해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M2로 넘어와서 이야기 해볼까요?
M2는 출시 직전까지 네이밍은 M1이었습니다. 매지코의 디스트리뷰터와 일부 관계자들은 M1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죠. 바로 새로운 스피커의 성능에 대해 크게 자신하던 사람들일 것이라 생각 됩니다.
M1이라는 네이밍이 자칫 스피커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 같은 인식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M1은 M2가 되었습니다.
밀폐형 스피커는 크기를 키우거나 줄이는 작업이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저음의 공진치를 정확하게 계산하여 설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M2는 M3에 비해
체급에선 한 단계 아래입니다. 그래서 7인치 트리플 우퍼에서
7인치 더블 우퍼로 스펙 다운되었습니다. 그런데 가격도 대단히
많이 줄어들었죠. 키는 M3 대비 5cm가량 줄었고 우퍼 하나 삭제되었을 뿐인데요.
하지만 재생 주파수 대역에선 큰 손해를 보지 않았습니다.
주파수 반응은 26Hz에서 50kHz로
M3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스피커의 능률에 있습니다. 91dB에서 88dB로 줄게 됩니다. 밀폐형 디자인이라는 것은 그대로이고요.
하지만 여기 M2가 이 모든 것에 대한 손해를 감수하고도 M3보다 나은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M2의 아이덴티티는 M3보다 M6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M2는 모노코크 타입의 카본 인클로져가 사용 됩니다.
매지코가 이 캐비닛에 대해 크게 자랑스러워하고 있는 이유는 이 카본 소재 자체를 여러 겹 추가하여 3/8인치의 두께를 가지도록 설계하였으며 F-35 전투기의 외부 쉘과
유사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압축된 알루미늄 부품 대비 강도 대 중량 비율이 60배에 이른다고 하지요.
마치 현재까지 출시된 스피커들을 옛날 스피커로 만들어버리는 최강 스펙입니다.
그런데 매지코는 대단한 결단을 내립니다. 아주 공격적인 가격대를
형성하여 라이벌을 제압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 가격은 56,000달러입니다. 무게는 카본 모노코크를 사용했기에 75kg 정도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이것도 MPod이라는 전용 스탠드까지 포함한 무게로써 비교적 가벼운 측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죠. 비슷한 체급에 M3를 생각한다면요.
M3는 여전히 훌륭한 스펙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M3와 M6의 가격차를
생각한다면 M3에 더욱 많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M2의 등장은 하이엔드 스피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4만 달러에서 5만 달러에 이르는 스피커 시장에서 최고의 구매력을 지닌 스피커가 될 가능성이 무척 높습니다.
왜냐면 이 가격대에서 매지코가 아닌 다른 메이커가 모노코크 카본 바디를 캐비닛으로 사용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드라이버의 성능은 상향 평준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크로스오버
기술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취향 차이에 의해서 재생음을 결정하는 요소로 사용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재생음의 품질을 결정하는 최종 요소는 캐비닛 소재가 될 것입니다.
다행히 매지코 M2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제 리스닝 룸에
설치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빨리 M2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다 정확한 리뷰를 작성하게 되겠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