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DAC를 소개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기쁘다. 그 모델은 다름 아닌 MSB 테크놀러지의 더 레퍼런스 DAC이다. 참으로 흥미로운 사실은 99%
이상의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에서 레퍼런스를 최상급 표현으로 자신들의 플래그쉽 모델에 부여하는데 MSB
테크놀러지는 이를 셀렉트 DAC에 부여하고 있다.
자신들의 플래그쉽 DAC인 셀렉트는 타사에 레퍼런스 보다 한
차원 더 뛰어난 DAC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타사의 플래그쉽 모델들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DAC를
발매했는데 바로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더 레퍼런스 DAC이다. 이름에서도
잘 나타나지만 더 레퍼런스 DAC 역시 MSB 테크놀러지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MSB 테크놀러지는 타 하이엔드 디지털 소스기기를 제작하는 메이커와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설계에 대한 철학이 확실히 다르다.
MSB 테크놀러지가 가장 크게 내세우는 점 하나가 바로 모듈러 방식의 확장이다.
생각해보면 MSB 테크놀러지의 이론은 무척 합리적이고 효과적이다. 이제까지 DAC들은 AES/EBU나
콕시얼, 옵티컬 입력등 규격화 된 디지털 입력에 대해서는 연결 가능한 확장성을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네트워크 스트리밍 인터페이스에
대해서는 별다른 확장성을 제공하지 않고 때마다 제품 교체라는 업그레이드를 유도했다.
그래서 심하게는 1년마다 스펙이 바뀌고 이를 계속해서 쫓아가던
오디오파일들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은 여기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확실한 스펙이 결정될 때 까지 업그레이드를 유보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MSB 테크놀러지는 이런 문제를 정확하게 간파했다. 그래서 그들이 새롭게 선보인 셀렉트 DAC나 더 레퍼런스 DAC에선 모듈러 방식으로 새로운 디지털 입력 방식에 대응할 수 있게 만들어 둔 것이다.
쉽게 설명해 몇 해전 출시된 셀렉트 DAC을 예로 들자면 MQA에 대한 지원 이전에 제품이 설계 되었고 출시 되었다. 하지만
셀렉트 DAC을 위한 MQA 모듈을 개발했고 간단하게 모듈을
교체하는 것 만으로 지원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얼마나 편리하고 간단한가? 또한 불필요하게 제품을 교체할 필요도
없으며 여기에 대한 감가도 크지 않다. 또한 앞으로 등장할 미지의 디지털 포맷에 대한 지원도 크게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척 반가운 소식은 셀렉트 DAC을 위해 개발된 여러 모듈들을
더 레퍼런스 DAC에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
비용을 줄이면서도 폭 넓은 호환성을 제공 받을 수 있어 하이엔드 오디오파일 입장에서는 굉장히 반길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더 레퍼런스 DAC이 가지는 강점에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부터 더 레퍼런스 DAC이 가지는 파워풀한
성능에 대해서 조목조목 짚어보자.
프리앰프를 필요로 하지 않는 하이브리드 DACs(모듈)
이전 셀렉트 DAC 리뷰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MSB 테크놀러지는 디지털 음악 신호가 가지고 있는 모든 음악 정보의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디지털
엔진을 개발했다. 이것을 단순히 래더 구조에 DAC라고 설명하고
있는 이들도 있는데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더 레퍼런스 DAC는 정확하게
99% 이상의 DAC에 탑재되고 있는 출력부 증폭 회로가 탑재돼 있지 않다. 출력부 증폭 회로를 삭제하는 것이 정말 이상적인 방식이긴 하다. 일반적인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증폭 회로는 DAC와 프리앰프, 파워앰프의
2단계를 거치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들 컴포넌트에서 증폭회로가 반드시 필요한 것에 충분한 이유들이 있는데 반드시 있어야 할 증폭부와 꼭 없어도
되는 증폭부로 구분 지을 수 있다. 반드시 없어도 되는 증폭부로는 프리앰프를 예로 꼽을 수 있는데 그래서
직결론을 내세우는 이들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DAC의 경우엔 이야기가 다르다. 현실적으로 스피커를 충분히 구동해 줄 수 있는 음악 신호가 DAC부터
상당한 출력의 전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프리앰프의 증폭 회로를 생략할 수 있는 이유도 DAC의 출력 회로에서 파워앰프의 최대 출력을 낼 수 있는 충분한 전압을 출력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출력을 얻기 위해 DAC 역시 아날로그 증폭 회로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아날로그 증폭부는 프리앰프의 증폭부나 파워앰프의 입력부 회로와 마찬가지로 순수한
아날로그 회로 기술로 디자인 된다.
그런데 더 레퍼런스 DAC은 이 회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음원 출력시 무려 3.57Vrms의 출력을
확보할 수 있다. 모든 하이파이 파워앰프의 최대 출력을 이끌어내고도 남는 여유로운 스펙이다.
어떻게 이 같은 일이 가능한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MSB 테크놀러지가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DACs(모듈) 기술 덕분이다. 디지털 신호에서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아주 작은 음악 신호가 발생된다.
이 음악 신호는 무척 작은 전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분리형 앰프로 음악 신호를 전송해도 스피커를 구동할
수 없다. 그래서 1차적인 증폭 회로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MSB 테크놀러지의 더 레퍼런스 DAC은 디지털 신호에서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되는 이 과정에서 하이브리드 DACs
모듈을 통해 별도의 증폭 회로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충분한 아날로그 음악 신호의 출력 전압을 생성해낸다.
기술적으로도 대단한 결과물인 셈이다. 이와 같이 증폭 회로를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증폭 회로를 거치면서 발생되는 디스토션의 증가 페이즈 쉬프틍을 막을 수 있다.
더욱이 더 레퍼런스 DAC 역시 셀렉트와 마찬가지로 프리앰프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 아날로그 입력과 더불어 볼륨 회로가 탑재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셀렉트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완벽한 직결 능력도 더 셀렉트 DAC에서
구현할 수 있다.
이 경우 무려 2번의 증폭 회로를 건너 뛰고 파워앰프로 입력할
수 있기 때문에 압도적인 청감상 정보량을 얻을 수 있다. 나는 셀렉트 DAC이나 더 레퍼런스 DAC을 들으면서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굉장한
청감상 정보량에도 놀라지만 정작 압도 당하는 것은 바로 아주 싱그러운 음색이다.
밭에서 갓 따온 채소를 섭취한 느낌이랄까? 왜곡이 느껴지지 않으며
소리가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게 된다. 이러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기술적인 배경은 바로
MSB 테크놀러지의 하이브리드 DACs 때문이다.
그런데 더 레퍼런스 DAC에서 구현된 하이브리드 DACs 기술은 셀렉트에 적용된 것 보다 좀 더 업데이트 된 기술이 적용 되었다.
셀렉트는 채널당 8개가 필요했지만 더 레퍼런스 DAC의
경우 채널당 4개 구성으로도 충분한 아날로그 전압을 확보해 낸 것.
8개 구성에서 4개
구성으로 줄었기 때문에 더 레퍼런스 DAC은 셀렉트 DAC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완성될 수 있었으며 음악성 역시 기술적인 업데이트로 해결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더 레퍼런스 DAC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솔리드 알루미늄 섀시 채용과 완벽한 듀얼 모노럴 전원부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에서 각광받고 있는 기술이 바로 솔리드 알루미늄 섀시 채용이다. 하나의 알루미늄 블록을 CNC 가공기로 깎아내는 디자인으로써 많은
장점을 가져다 준다. 이를테면 하나의 커다란 몸체를 CNC로
깎는 방식이기 때문에 알루미늄 블록 안에서 수 많은 독립 챔버를 구성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섀시 안에 수 많은 섀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쉽게 이야기 하자면 더 레퍼런스 DAC은 두 덩어리의 솔리드
알루미늄 섀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실제 두 덩어리의 섀시로 구성된 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전원부를 예로 들자면 더 레퍼런스 DAC는 디지털 전원부, 아날로그 전원부, 클럭 전원부로 분리되어 있는데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섀시에 몰려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섀시에 수납될 경우 각각의 전원부가 서로 간섭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데 반해 더 레퍼런스 DAC의 경우 총 6개의 토로이달
트랜스포머가 아이솔레이티드 디자인으로 분리되어 리키지 플럭스와 같은 문제를 크게 억제할 수 있다.
또한 메인 회로에서도 더 레퍼런스 DAC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회로에 아이솔레이티드 디자인으로 분리되기 때문에 서로간의 간섭을 크게 억제해 고음질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 섀시의 컬러 마감이다. 우리는 이제 알루미늄 가공 제품에서 아노다이징이라는 표현에 대해 익숙해져 있다. 알루미늄 역시 산화가 이뤄지는데 별도의 화학 처리를 통해 산화를 막고 색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 표면 마감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이 가공 전에 로우 알루미늄 블록이다. 쉽게 설명해 알루미늄 재료가 좋아야 때깔도 좋다는 것이다.
더 레퍼런스 DAC엔 세계 최고의 알루미늄 품질을 자랑하는 카이저사의
제품을 사용해 가공한다. 가공 역시 MSB 테크놀러지에 의해
직접 이뤄지고 있으며 화학 처리만 자격증이 있는 업체에서 이뤄진다.
그래서 실버 컬러든 블랙 컬러든 더 레퍼런스 DAC에선 그 어떤
메이커에서도 본 적 없는 아주 완벽한 마감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점은 아주 중요하다. MSB 테크놀러지가 하이엔드 제품이 가져야 할 기본적 가치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셀렉트 DAC과 같은 유전자의 제품이 확실해
더 레퍼런스 DAC의 생김새만 보아도 과연 이 제품을 셀렉트
DAC의 마이너 제품으로 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셀렉트 DAC과 같은 세퍼레이티드 솔리드 알루미늄 디자인. 다양한 입력에 대응하는 모듈 역시 폭 넓은 호환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
여기에 듀얼 파워베이스 전원부 역시 셀렉트 DAC과 마찬가지로
모노 파워베이스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셀렉트 DAC와 차별화는 없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런데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그렇다고 섀시에 스펙 다운이 크게 일어난 것도 아니다. 두께가
약간 줄긴 했으나 이건 디자인적인 이슈일 뿐이며 외관에서 가장 큰 차이는 디스플레이의 크기 차이일 뿐.
그래서 나는 더 레퍼런스 DAC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셀렉트 DAC이 무척 마음에 들었으나 부담스러운 가격에 주저한 오디오파일들에게는
아주 기쁜 소식이 되기에 충분했다.
더 레퍼런스 DAC의 리뷰를 위해 이틀간에 계속된 청음에서 나는
더 레퍼런스 DAC과 셀렉트 DAC은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셀렉트 DAC이 가지고 있는 음색, 청감상 정보량, 힘에 있어서 정체성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차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적절한 비유를 찾고 있었는데 캐논이 발매한 5D Mark4와 6D Mark2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이미지 프로세서, 풀 프레임 센서. 하지만 몇 가지 기능을 일부러 삭제시켜 등급의 차별화를 이루고 있는.
하지만 셀렉트 DAC과 더 레퍼런스 DAC은 이 차이보다 더 적다.
유일한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직접적인 비교에서 소리의 두께가 더 레퍼런스 DAC쪽이
셀렉트 DAC에 비해 약간 못 미친다는 점 밖에는 인지하지 못했다. 물론
이 차이가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에 있어 소리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만큼은 아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레퍼런스 DAC이 가져올 인기가 어느 정도일지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앞으로 HiFi.CO.KR에선 더 레퍼런스 DAC에 대해 더욱 많은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 드린다.
수입원 – GL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