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게이더
(Neil Gader) (The Absolute Sound)
프랑스를 생각하면 역시나 예술적이고
낭만적인 느낌의 감성적인 나라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미쉐린의 별이 매겨진 레스토랑에서 즐거웠던 식사와
프로방스 지방에서의 드라이브, 신선한 팽 오 쇼콜라 (pain au chocolat) 냄새, 센 강변에서의
산책이 떠오르며 여러분들 또한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나라의 번창하는 오디오 산업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고 있었다고 해서 놀랄 일은 아니다. Focal, Devialet, Micromaega,
Triangle 같은 프랑스 브랜드가 이끄는 이 사업 분야는 활성화가 매우 잘 되어있으며, 이외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그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Atoll Electronic 사는 1997년부터 제품 생산을 시작했지만, 나로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브랜드이다. 스테판 뒤브레일 (Stéphane Debreuil)과 엠마뉴엘 뒤브레일 (Stéphane Debreuil) 형제가 설립한 이 회사의 목표는 비용에 신경 쓰는 오디오
애호가들을 위해 진정한 하이–엔드 오디오용 전자제품을 적당한 가격대로 공급하는 것이었다. 현재 동사가 출시 중인 제품 범위는 50가지 이상의 오디오 컴포넌트를
포함하고 있으며, 모든 설계, 기술 공정 및 제작이 프랑스
북서쪽 노르망디 지역에 있는 도시인 브헤세에서 이루어진다.
IN400SE는 동사를
대표하는 최상급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다. 이 앰프는 Atoll의 Line 400시리즈의 분리형 자매 모델 ㅡ PR400 프리앰프 & AM400 앰프 ㅡ 과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의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을 확실하게 사로잡으며, 내 생각에도 테라스 모양의 방열장치와 무광 알루미늄
전면 패널 덕분에 더욱 강조된 독특한 미적 감각을 가진 외관을 자랑한다. IN400SE의 출력은 8 ohm에서 160Wpc (4 ohm에서 30Wpc)를, 구조상 디퍼런셜 듀얼–모노 디스크리트 설계를 채택했다. 출력 장치는 MOSFET와 채널당 8개의 트랜지스터를 사용하며, 예비 정전용량은 93,400 µF로, 상당히 큰 편이다. 오디오
입력용 커패시터는 Mundorf 제품이다. Atoll은 아주
낮은 크기의 포괄 피드백 수치를 명기해 놓았으며, 또한 디스토션을 억제하기 위해 드라이버 스테이지에
높은 전류를 사용한다. 높은 바이어스는 IN400SE를 클래스 AB가 아니라 10W의 1차
전류가 항상 흐르는 클래스 A로 작동하도록 한다.
새시는 2mm 두께의 철판을, 전면 패널은
10mm 두께의 절삭 가공한 알루미늄을 사용하였다. 앞서 말한 방열장치는 Atoll이 개발한 공정을 통해 두꺼운 알루미늄 블록을 가공하여 제작했다. 이
장치는 민감한 출력 장치의 기계적 진동을 최대한 흡수하고 열의 소멸을 촉진하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Atoll은 주요 구성부품은 가능한 한 프랑스나 EU 내의 주 조립
플랜트 인근의 공급자로부터 조달되도록 노력했으며, 이를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예를 들면, 새시는 브르타뉴에서,
알루미늄 전면 패널은 로렌에서 레이저 가공으로,
회로용 마더–보드는 바스크 지방에서, 전원 공급장치는 론 지역에서 제작하며, 포장 공정은 유명한 노르망디
주에서 이루어지며, 그 외의 부품도 마찬가지이다.
IN400SE의 전면 패널에는
볼륨과 입력 선택용 (스탠바이 겸용) 알루미늄 놉이 장착되었으며, 내부에 들어있는 헤드폰 앰프용으로 1/4” 잭도 갖추어져 있다. 볼륨 조절장치를 살짝 누르면 기본적인 옵션 설정이 가능이다. 한
가지 예상하지 못했던 사양은 청색과 적색 (프랑스 국기 색상!) 불이
들어오거나, 무드 조명을 완전히 바이패스하여 조금 어둡게 하는 기능이다. 전면 패널의 디스플레이도 리모컨으로 작동하면 수초 후에 어둡게 또는 완전히 꺼지게 설정할 수 있다.
IN400SE는 후면 패널에서
아날로그 RCA 입력부 5개, 홈–시어터 전용 바이패스 및
XLR 밸런스 입력부 1개를 제공한다. 이와는
별도로, 바이앰프 또는 서브우퍼 연결을 대비하여 프리앰프 출력용으로
2개의 RCA 세트가 장착되어있다. 내가 리뷰한
샘플 기기에는 파일을 최대 24-비트/96kHz까지 디코딩할
수 있는 USB “B” 입력부가 달린 표준형 온–보드 DAC도 포함되어있었다. 5-웨이
WBT 체결 단자의 품질 수준은 최상급이었다. 역시 주목할 만한 사양은 체결 단자의 배선
및 RCA/XLR 입출력부와 PCB 보드 사이의 배선에 고급
순은과 테플론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리모컨은 조작 기능 측면에서는 포괄적이지만, 만질 때의 촉감은 많이 부족하다 ㅡ 이는 아주 기본적인 문제이다.
Atoll은 부가 회로부가
비선형 주파수 및 위상 응답성과 노이즈를 유발한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저역이나 고역 조절이 자유롭도록 신호 통로를 강제로 설정했다. 어쨌든, 밸런스 조절장치가 장착되어있다는 것은 고마운 부분이다. 이 기능은 흔히 보는 상태가 나쁜 레코딩의 재생에 유용하다. 볼륨
조절장치는 채널당 한 개씩 저항에 연결된 Ti LM1972 감쇠기 1조를
기반으로 작동된다. Atoll은 이 방식을 통하여 동 소재 오디오 선로의 길이를 최소화하고 스테레오
분리도도 향상시켰다.
누가 봐도 즉시 호감이 가는 앰프가
있다면, 그런 측면에서는 IN400SE가 하나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앰프는 모든 스피커 시스템에 “이리 와서
소리를 내봐”라고 부추기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레코딩에
즉각적인 안정감과 중량감을 부여하는 본 기기의 탄탄한 기초에서 유래하는 특성이다. 이는 느릿느릿하거나, 다리를 질질 끌고 가는듯한 속도와 반응을 보여주기보다는, 파워, 컨트롤, 그리고 그립에 엄청난 여유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감춰진
본질적 특성이다. 특히, 어쿠스틱 악기 소리를 재생할 때
이러한 특성이 어김없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표지에 바네사
페르난데스 (Vanessa
Fernandez) 사진이 있는 When
the Levee Breaks [Groove Note] 앨범에 수록된 “Ramble On”에서 짐 켈트너 (Jim Keltner)의 킥 드럼 연주에는 근본적으로 리드미컬한 특성이 있다.
기기 본질상, 처음에는 약음기를 사용한 것같이 반향음이 거의 감쇠되어 들리지만, 곧이어 드럼의 페달 망치를 칠 때마다 경과음에 바로 뒤이어 쉭 하고 지나가는 강력한 에너지가 따라 나온다. 이는 IN400SE에 의해 잘 구분되어 재현되는 저역음의 복잡미묘한
관계 때문이다.
표지에
스티비 원더 (Stevie Wonder)가 있는 앨범에 수록된 진 채핀 (Jen Chapin)의 “You Haven’t Done Nothin’” 연주에서는
시원한 다이내믹스와 자연스럽고 과장되지 않은 본질적인 요소를 제대로 처리하는 이 앰프의 생생한 사례를 보여주었다.
단 3개의 악기 ㅡ 어쿠스틱 베이스, 바리톤
색소폰, 그리고 채핀의 보컬 ㅡ 로만 구성된 이 Chesky SACD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구성의 레코딩이다. 나는 이 SACD의
막힘이 없고, 매끈하며, 철저하게 다이내믹하면서도 디테일한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다; 역으로 말하자면, 이 음반은 끔찍한
소리를 낸다 ㅡ 날카로운 고역과 뭉쳐지고 맥 빠진 소리이다. IN400SE는 (가공할 능력을 가진 dCS Puccini를 소스 기기로) 이 트랙을 아주 약간의 기교만 부리면서 재생했다. 이 곡의 연주에서는
풍요롭고 느긋한 하모닉스와 내가 지금까지 들어보았던 최상의 일부 앰프 성능과 경쟁 할만한 몰입감을 보여주었다. 이와
비슷한 미니멀 트랙인 라일 로베트 ( Lyle Lovett)의
“Baltimore,”에서는 마이크에 바싹대고 연주하는 어쿠스틱 기타 솔로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음향 공간을 가득 채우면서 모든
경과음의 디테일과 공명음을 기가 막힐 만큼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사운드스테이지와 입체감은 중간급 성능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면, 오케스트라 연주의 층간 표현 (layering)과 현악 부는 훌륭했지만, 타악기의 소리가 콘서트홀
뒤쪽으로 사라지는 느낌을 “보여주는” 능력은 어중간한 수준에
불과했다. MBL Corona C51이나 Pass Labs
INT-250 같은 제품과 비교하면, 약간 불리하긴 해도 Atoll은 마땅히 칭찬받아야 할 회사로, 경쟁 할 만하다. Atoll은 음색과 극단 대역에서의 고음 성능을 일부 희생시켰지만, 가격을
고려한다면, 풍부한 중역과 강력한 최저역, 이 두 가지는
모두 충분한 수준이었다.
IN400SE의 음향적
장점을 과시하기에 정말로 좋은 곡이 궁금하다면, Invention Records에서 리마스터링한 조
잭슨(Joe Jackson)의 아주 멋진 곡을 들어보기 바란다. 나와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정말로 접해본 잭슨의 음악이 AM 라디오를
통해서 압축된 소리였거나 또는 CD를 통해 전송된 활기 없는 곡이었다면, 제대로 된 소리를 들어보아야 할 것이다. 이들 LP는 실제로도 활기가 넘치는 음반이다. Night and Day LP에 수록된 그의 히트곡인 “Steppin’ Out” 또는 “Cancer”를 IN400SE를 통해 들어보면, 아날로그의 특색과 미묘함이 빠짐없이
살아나서 이 곡을 처음 듣는 것 같은 신선한 느낌을 준다. 현을 뜯어서 내는 낮은 멜로디, 최면을 거는듯한 실로폰의 하모니, 보컬을 비롯한 다양한 소리가 섞인
것과 더불어, 여러분이 몇 년 전에 라디오를 통해 헤비 로테이션
(heavy rotation) 방식 녹음으로 들었을 법한 노래에서도 낮은 경과음의 디테일이 뉴욕 밤거리의 풍경같이 꾸준히 이어진다. 다른 곡도 들어보도록.
또한,
Atoll은 내 ATC같이 감도가 낮은 스피커에서도 수월하게 소리를 낸다. 이 스피커와 같이 음향 차단 특성이 있는 종류에서는 과도하게 억제되거나 압축되거나, 심지어는 음의 소멸 구간이 잘린 것같이 중저역에서 다소 활기가 없는 소리를 내도록 작동하는 앰프가 많다. Atoll은 이런 두 가지 문제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재즈나 팝을 SACD가 아니라 LP로 들어보면,
내가 항상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다이내믹한 당당함과 저역대에서의 감도, 그리고 따스한 느낌의
중역대로 나를 사로잡았다. Atoll은 피아노와 어쿠스틱 베이스의 반향음과 지속음을 재생할 때는 언제나
본질적 특성을 보여주는 차분함과 깊은 존재감 그리고 밸런스를 갖추고 있었다. 파트리샤 바버 (Patricia Barber)가 노래하는 Café Blue의 언마스터링 버전은 특히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A
Taste of Honey”의 어쿠스틱 기타 솔로 연주에서는 플랫 피크로 현을 튕기는 소리가 종소리의 울림같이 뛰어난 경과음을 보여주었다.
Atoll의 내장형 DAC는 USB (내 맥북과
PureMusic 소프트웨어를 사용)를 통해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주었지만 Lumin
A1 미디어 플레이어나
T+A MP 2000 R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노라
존스 (Norah Jones)의 앨범 Old Ideas에 “Come Away with Me”나
레오날드 코헨 (Leonard Cohen)의 백 코러스가 들어간 “Going
Home”은 선율이 아름답고 몰입해서 들어야 하는 곡들이다. 그러나 이미지에 엘보–룸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부족해서 사운드스테이지가 얕고 좁았다. 이번
평가를 위해 들어보았던 나머지 곡에서 IN400SE가 보여주었던 신속한 반응성과 스피드를 비교하자면, 성능상 다소 멈칫거리는 기미가 보였으며, 내가 이 레코딩에서 기대했던
강렬한 감정과 활기도 다소 수그러든 느낌이었다.
Atoll IN400SE는 어떤 민족의 특성을 드러내는 기기가 아니라,
순수한 오디오 애호가를 위한 장점을 갖춘 고급스러운 앰프이다. 이 기기는 하이–엔드 제품임을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진정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 $10,000
이하 제품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단 한 가지 궁금한 것이 남아있는데, Atoll의 본거지인 브헤세의 크로아상은 어떨까? 탁월할 것이라는데
돈을 걸겠다!
수입원 – (주)샘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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