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컬은 전 세계 하이파이 스피커 제조사 중 3위안에 드는 메이커이다. 그만큼 넓은 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기술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베릴륨을 트위터 진동판 소재로 처음 적용한 것도 포컬이다. HiFi.CO.KR은 우연치 않은 기회에 한국을 방문한 jean-philippe FONTAINE씨와 인터뷰를 나눌 수 있었는데 그는 엔지니어 이상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포컬의 야심작 유토피아 3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HiFi.CO.KR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원래 일정에 인터뷰 시간은 없었는데 한국에 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긴급히 인터뷰 시간을 요청 드렸습니다.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FONTAINE : 별말씀을요. 저희는 한국 시장에 아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 위기에서도 한국이 위기 극복이 가장 빠르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음악 애호가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레코드 음악 재생에 저희 포컬 스피커를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HiFi.CO.KR : 첫 번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포컬은 새로운 유토피아 시리즈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유토피아 시리즈는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적용되었는데요. 그 중 스텔라EM과 그랜드 유토피아EM에 적용된 일렉트로 마그넷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을까요?
FONTAINE : 일렉트로 마그넷 기술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하나의 근거입니다. 사실 많은 메이커들이 영구자석을 사용하고 있는 이 때 우리는 새로운 생각을 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일렉트로 마그넷을 사용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점이 매우 많지만 이러한 단점을 극복해 보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일렉트로 마그넷을 위한 파워 서플라이 개발이었습니다. 초기 프로토 타입에는 파워 서플라이가 캐비닛에 내장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엄청난 열이 발생하였습니다. 80도에서 90도까지 올랐으니깐요. 그래서 우린 이것을 외장화 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외에도 일반적인 우퍼에 비해 원가가 월등히 높아지는 문제와 제조에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만 해결할 수 있었지요.
결국 우리는 EM 우퍼를 개발하였고 이 우퍼가 가진 자력은 같은 사이즈의 영구 자석에 비해 150%나 더 큰 자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우리는 다른 메이커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16인치 콘을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20Hz 재생에 한발 더 다가 선 것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일렉트로 마그넷은 파워 서플라이를 통해 5가지 세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쿠스틱 룸 환경에 맞춰 세밀하게 저음의 값을 조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장점을 얻고자 많은 노력을 쏟았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만큼 스텔라EM과 그랜드 유토피아 EM에만 적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HiFi.CO.KR : 그렇군요. 사실 포컬은 예전부터 새로운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적용해 왔습니다. 베릴륨 트위터나 유리 섬유를 적용한 콘 유닛들이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EM 보다 더욱 놀라웠던 것이 바로 그랜드 유토피아 EM에 적용된 어드저스터블 포커스 타임이었습니다.
작은 공간이든 큰 공간이든 상관 없이 리스닝 포인트에 맞춰 퍼펙트한 스윗 스팟을 스피커에서 조절 가능하다는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사실 매뉴얼 방식대로 세팅하여 어드저스트먼트가 가능한 스피커는 있었습니다만… 과연 이런 기술의 메커니즘은 어떤 것인가요?
FONTAINE : 네, 우리는 스피커를 제작하면서 많은 고정 관념을 깨고 싶었습니다. 대형 스피커를 작은 공간에서 들을 수 없다는 것이 그 첫 번째였습니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모든 기술이 총 집약된 스피커를 공간의 제약 없이 사용하도록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포커스 타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사용자는 우리가 제공하는 손잡이를 배면에 홀에 꼽고 돌리기만 하면 되지요. 인스톨 가이드도 제공됩니다. 그런데 궁금하신건 어떤 방식으로 구동하냐는 것이겠지요?
HiFi.CO.KR : 네, 그렇습니다.
FONTAINE : 다른 사람들은 에어 컴프레셔로 돌릴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군요. 기어 방식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체인 기술로 움직입니다. 내부에는 음향학 적으로 최적화 된 설계를 우선점으로 설계 되었고 후에 체인 기술로 포커스 타임을 맞출 수 있도록 고안했습니다만 이 작업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스피커 디자인을 바꿀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드저스터블 포커스 타임 기술은 EM 우퍼 기술과 마찬가지로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이자, 완벽에 가까운 레코드 재생을 위한 기술입니다.
HiFi.CO.KR : 기술이 인간을 편하게 하지만 고음질은 인간을 괴롭게 하는데 이런 세밀한 세팅을 손잡이를 돌리면 끝나는군요. 정말 놀랍습니다. 이 외에도 IAL2라는 기술이 있지요? 이 부분에 있어서 저도 대단한 발전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보다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FONTAINE : IAL2는 베릴륨 트위터의 2세대 기술입니다. 1세대 진화한 것 같지만 진동판으로 쓰이는 베릴륨 소재만 같을뿐 완전히 다른 기술입니다. 일단 마그넷이 크게 변하였습니다. 더 넓은 마그네틱 필드와 자장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더욱 큰 마그넷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전 세대는 백챔버가 2cm에 불과했지만 IAL2는 4cm로 더욱 커졌습니다.
1세대와 같은 베릴륨 진동판을 사용하지만 진동판의 움직임은 전세대와 완전 딴판으로 움직이지요. 우리의 트위터는 4옥타브 이상을 재생합니다. 그만큼 트위터의 완성도가 중요하며 전 세대에 비해 재생음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HiFi.CO.KR : 마그넷의 효율이 높아졌다면 실제 댐핑 팩터의 수치도 획기적으로 줄었나요?
FONTAINE : 네, 이전 세대의 베릴륨 트위터의 경우 댐핑 저항이 1,200이었습니다. 그러나 현 세대인 유토피아3 시리즈의 댐핑 저항은 500까지 줄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만큼 자연에 가까운 소리를 가지게 된 것이지요.
HiFi.CO.KR : 500까지 줄였다면 그야 말로 엄청나군요. 놀랍습니다. 그렇다면 IAL2 트위터 기술만큼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기술도 획기적으로 개선 되었을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FONTAINE : 맞습니다. 베릴륨 진동판의 움직임이 더욱 정밀해졌기 때문에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우리의 드라이버들은 파워 플라워라고 부르는 특이한 마그넷 구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욱 높은 음압과 파워풀한 음을 얻기 위해서 마그넷 파워를 올려야 하지만 이것은 굉장히 강하고 피곤한 음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자장의 밀도를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우리는 작은 마그넷을 원형으로 배치시켜 더욱 강력하면서도 자장의 밀도를 높인 드라이버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현 세대의 유토피아 3 시리즈는 이전 세대의 제품보다 마그넷 회로가 획기적으로 개선 되었습니다.
HiFi.CO.KR : 파워 플라워의 마그넷 레이어가 좀 더 세밀해졌다는 얘기인가요? 제가 알기론 굉장히 어려운 기술로 알고 있습니다만…
FONTAINE : 맞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많은 까다로운 부분들이 존재합니다만, 이전 세대는 3층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현 세대인 유토피아 3 시리즈들은 5층 구조의 마그넷이 원형으로 배치된 파워 플라워 미드레인지가 사용됩니다. 스피커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이유도 IAL2 기술 구현과 3세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개발 때문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마그네틱 필드가 넓어졌으며 더 큰 진폭에도 음의 왜곡이 적습니다. 실제 우리가 제시한 스펙보다 더욱 넓은 와이드 레인지 재생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만큼 실제 재생 영역에서 보다 정확한 재생이 가능해 진 것이지요. 이 외에도 음의 감도도 올라갔습니다.
HiFi.CO.KR : 그렇군요.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 이러한 기술 때문이었군요. 사실 디아블로 유토피아의 가격 인상폭이 커서 어떤 이유일까 아주 궁금했었습니다만 이런 이유 때문이었네요.
FONTAINE : 맞습니다. 하지만 디아블로 유토피아는 그 외에도 가격 상승 요인이 많습니다. 우리는 괴물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디아블로 유토피아에 많은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앞에서 얘기한 3세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도 디아블로 유토피아는 2웨이에 맞게 개량되었습니다. 2웨이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투명함과 음의 색채를 잃어버리지 않고 낮은 저음까지 구현할 수 있게 설계 되었습니다.
HiFi.CO.KR : 그렇군요. 저 역시 디아블로 유토피아를 잠시 들어본적이 있는데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스피커이더군요. 그런데 포컬은 감마 스트럭쳐라는 기술이 있지요? 캐비닛 제작에 있어서 완벽함을 기한다고 들었는데…
FONTAINE : 좋은 질문입니다. 유토피아 3 시리즈에서는 많은 것이 발전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IAL2나 3세대 미드레인지 만큼 발전을 이룬 것이 감마 스트럭쳐 입니다. 우리는 유닛이 진폭할 때와 –음에 의해 생기는 캐비닛의 공명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싶었습니다. 유토피아 3 시리즈의 감마 스트럭쳐는 캐비닛의 공명음을 다 잡아냈다고 이야기 해도 과언이 아닐거라 자신합니다.
그랜드 유토피아 기준으로 전세대의 제품은 5cm 였지만 그랜드 유토피아 EM의 경우 8cm 입니다. 또한 우퍼 아래쪽 캐비닛의 볼륨감 있게 설계된 부분은 불필요한 공명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해 디자인 된 것입니다. 그리고 독일 메이커에서 생산된 레이저 커팅 머쉰으로 캐비닛을 제작합니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 조립입니다. 우리는 25년 이상 캐비닛을 개발한 개발자들이 캐비닛을 제작하며 스피커를 조립합니다. 우리는 노하우를 중시하는데 우리의 조립 과정에서 편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은 이러한 개발자들의 노하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HiFi.CO.KR : 언젠가 저도 포컬의 홍보 자료에서 감마 스트럭쳐 소개란에서 개발자들의 사진을 본적이 있습니다. 장인의 손길이 사진속에서도 느껴지더군요. 그런데 포컬 스피커라고 한다면 마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어떤 특별한 기술이 있나요?
FONTAINE : 우리의 마감 기술은 아주 특별합니다. 포르쉐와 페라리를 제조할 때 쓰이는 도장 기술과 같은 수준으로 마감합니다. 7겹에서 8겹을 입히며 글라스 코팅까지 입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페인트 원료입니다. 시중에서는 우리의 수준을 만족시킬 만한 제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페인트 도료도 우리가 직접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지요. 우리 스피커에는 특별함이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스피커에 사용되는 재료 하나 하나에 타협이란 없습니다. 그리고 전 세대 스피커에서 유닛이나 크로스오버만 바꾸어 신제품으로 내놓진 않습니다. 언제나 우리 제품을 선택하는 오디오파일들을 놀래키고 싶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제품 개발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붓습니다.
HiFi.CO.KR : 오늘 포컬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다음에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