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O.KR : 트랜스로터는 턴테이블 사업을 언제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까? 그리고 혹시 배경이 있는지요?
RAKE : 원래 하이파이를 취미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71년인데 저는 원래 농기계 엔지니어였습니다. 그러던 중 1969년에 영국의 미셸을 만났습니다. 저는 농기계 엔지니어였기 때문에 턴테이블의 구조를 이해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던 중 저는 미셸사의 제품들을 수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미셸사의 제품들에서 자그마한 문제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셸과 의논하는 중 1976년에 처음으로 아크릴 턴테이블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1983년에 미셸의 자이로덱 메커니즘도 저와 미셸이 함께 개발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순 없었지요. 저는 완벽한 턴테이블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1985년부터 이미 등록해놓았던 우리 회사의 상표 트랜스로터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개발 및 발표를 하게 이릅니다.
1983년에 처음 제작된 자이로덱은 아직까지 초창기의 기술을 그대로 가지고 나옵니다. 아주 약간의 부분적인 변경을 제외하면 말이지요. 아크릴 턴테이블은 제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입니다. 아크릴은 턴테이블 제작 재료로 가장 이상적입니다.
HiFi.CO.KR : 왜 아크릴을 최고의 재료로 여기시나요?
RAKE : 저는 이전에 스피커 회사에서도 일한적이 있습니다. 아크릴은 공명 특성이 MDF 보다도 좋았습니다. 일례로 제가 다니던 스피커 제조사의 스피커 내부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어 아크릴로 캐비닛을 제작한 적이 있었는데 MDF로 제작된 오리지널 보다 더욱 소리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랬습니다. 그리고 아크릴의 장점은 또 하나 있습니다. 하이파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소리가 되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디자인입니다. 아크릴은 아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HiFi.CO.KR : RAKE씨는 턴테이블 기술에 세계 최초로 개발하신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트랜스로터 개발에 많이 쓰이셨겠지요. 부분적으로 설명 부탁 드립니다.
RAKE : 우리 회사에서 개발한 제품중에 그라비타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가운데 아주 무거운 추가 장착되어 있었지요. 이것은 중력을 이용한 제품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무게 추로 수평을 정확하게 맞추고 턴테이블에 유입되는 공명으로부터 보다 자유로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것을 따라한 메이커가 있는데 세계 최초로 적용한 곳은 우리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TMD라는 기술과 FMD라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TMD(Transrotor Magnetic Drive, 트랜스로터의 특허)라는 기술은 마그네틱 드라이브 기술입니다. 제가 부품을 가지고 와서 보여드리지요. 보시면 3개의 자석이 보이실겁니다. 가운데 있는 것은 볼 베어링이며 벨트에 의해 드라이브가 되는 파트이며 이 위에 플래터가 장착되게 됩니다.
실제 턴테이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벨트로 플래터를 구동할 때 생기는 공명 입니다. 그래서 모터의 토크를 적게 사용하기 위해 2모터 3모터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TMD라는 기술은 마그넷 드라이브를 통해 공명이 플래터쪽으로 올라오는 것을 방지합니다.
3개의 자석이 결합되어 있는데 이것의 파트는 거의 분리 되어 있다고 봐도 됩니다. 최소한의 면적만이 닿기 때문에 모터나 벨트 구동에 의한 공명이 최소한으로 유입됩니다. 이 자석의 자력은 아주 강력하며 무게가 상당히 나가는 플래터를 얹어도 아주 부드럽게 구동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 강력한 자석은 카트리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완벽하게 쉴드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기술은 우리의 상급 모델에만 적용됩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진화하면 FMD 기술을 만날 수 있습니다. FMD란 Free Magnetic Drive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것도 직접 보여드리지요. 이것은 구동축 입니다. 여기엔 아까보다 더욱 강력한 자석들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구동축 모듈과 플레이터가 얹혀지는 모듈이 같은 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선 자석의 배열이 무척 중요합니다. 다른 극으로 붙이는 기술이 아니라 밀어내는 방식이며 회전을 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방식에서의 기술적 이론은 복잡하지만 기능성은 아주 간단합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턴테이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터나 벨트 구동에서 발생하는 토크에 의한 공명입니다.
하지만 FMD 기술은 플래이터와 구동축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바로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힘을 이용해 분리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회전까지 시킵니다. 자 직접 보여드릴까요? 구동축과 플래이터 사이입니다. 종이를 넣어 보여드리죠. 이 사이가 비었지요?
이 사이의 간격은 1mm 수준입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노이즈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인 것입니다. 이것이 FMD 기술입니다. 이것 역시 강력한 자석들이 설치되어 있지만 완벽하게 쉴드 되어 있습니다.
HiFi.CO.KR : 놀랍군요. TMD와 FMD 기술로써 음질의 이득을 이뤄낼 수 있다니 많은 생각에 이뤄낸 기술 같습니다. 그런데 RAKE씨가 처음으로 제작에 참여한 턴테이블 방식은 미셸입니다. 그들의 자이로덱은 서스펜션 방식인데 현재 RAKE씨는 리지드 타입의 턴테이블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RAKE : 서스펜션 방식은 구조적으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입되는 공명에 따라 탄성을 가진 스프링이 공명 주파수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여주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스프링의 탄성이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카트리트 세팅부터 모든 세팅을 다시 해주어야 합니다.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 제품들은 저렴한 제품들까지 상당한 무게로 제작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복잡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대학 시절에 교수님께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기계는 심플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고장이 없다는 것이지요. 저도 처음에는 대단히 복잡하게 턴테이블을 만들었는데 한 때 우리의 커스터머들에게 많이 시달린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단히 심플하게 만들지요. 수리 요청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제품을 개발할 때 대단히 복잡하게 프로토 타입을 생산합니다.
음질도 좋고 다 좋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심플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프로토 타입에서 양산품까지 만드는 작업이 심플하게 구조를 변경하면서 음질을 유지해 내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HiFi.CO.KR : 상당히 많은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계십니다.
RAKE : 아이디어를 모두 제가 그려냅니다. 실제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분야별로 분업이 확실히 가능해 졌습니다. 저는 작업을 하면서도 집에서 쉬면서도 기술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것을 메모하고 스캐치 합니다. 그리고 엔지니어 파트의 직원들에게 이것을 기술적으로 실현하라고 얘기합니다.
최종 양산품이 나오면 제가 직접 테스트하고 음질 또한 테스트 합니다. 여기서 통과를 하지 못하면 시장에 선보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작업은 요즘에도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음질을 찾는 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기술은 최정상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HiFi.CO.KR : 제품 하나 하나의 개발에는 많은 열정을 기우려야 될 것 같습니다. RAKE씨 끝으로 한국의 오디오파일들에게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RAKE : 하루가 다르게 전자제품은 발전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숫자로만 표현되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하이파이는 다릅니다. 인간의 감성을 자극시키지 못하면 제 아무리 최첨단일지라도 쓸모가 없게 됩니다. 소스기기는 지금껏 SACD를 거쳐 고음질 포맷까지 발전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오디오파일들은 LP가 최고의 포맷이라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LP에 기록된 음악 신호를 과감 없이 재생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고 있지요. 음악이란 우리에게 아주 이로운 것입니다. 음악 생활에 언제나 기쁨이 넘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