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물리학입니다. 하이파이가 전자기기이면서
더욱 복잡해 지고 변수가 발생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특히 스피커는 물리와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지요. 어쨌든 우리가 사는 지구에는 여러 가지의 법칙이 있고 이것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스피커에 있어서 이 법칙이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는 곳은 저음입니다. 사실
소형 스피커와 대형 스피커의 능력에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저음의 표현 범위입니다.
그만큼 엄청난 양의 공기를 진동판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깊은 저음을 내기 위해선 더 큰 진동판이 필요하죠. 과거에는
18인치 우퍼를 채용한 스피커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물론
큰 저음을 낸다기 보다는 능률을 중요시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온갖 문제들이 붙어 다녔죠.
가장 중요한 것은 반응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최신 하이엔드 스피커들은 10인치 이상의 우퍼를 사용하려 하지 않습니다. 더블 우퍼 때로는 트리플 우퍼로 중무장 하여 공기를 움직이는 넓은 면적을 갖기도 했습니다.
실제 10인치 더블 우퍼가 15인치
우퍼와 거의 같은 면적을 갖습니다. 그리고 같은 축에 놓이면 좀 더 높은 능률을 얻을 수 있으며 보다
더 빠른 응답을 얻습니다.
하지만 초저음을 재생하는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더 큰 진폭
입니다. 면적이 좁은 만큼 더 큰 진폭으로 공기를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 표현은 정확히 물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입니다.
하지만 현재 거의 모든 베이스 드라이버들은 +/- 15mm 수준에서
머물고 있고 20mm를 초과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드라이버 자체에 엄청난 부담을 가합니다. 또한 많은 디스토션을 가져옵니다. 좋은 음과는 거리가 멀어지죠.
볼륨을 크게 높이면 우퍼가 들썩거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입니다.
Bowers Wilkins는 이런 법칙을 거스르기 위한 시도를
합니다. 바로 Aerofoil 입니다. Bowers Wilkins에 관한 기사를 작성할 때 항상 강조하지만 그들이 보유한 R&D 수준은 세계 최고입니다. 그리고 실상 최고 수준의 드라이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건 고역/중역/저역 모두입니다.
하지만 800 D3 시리즈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은 저음입니다. 지금까지 고역/중역 모든 부분에 개선을 가져왔지만 저음이 가장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Aerofoil은 진화한 매트릭스 기술과 접목되어 저음에서 엄청난 개선을 이뤘지요.
Aerofoil은 시뮬레이션에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저음은 순간적인 임펄스에 진동판에 변형이 오기도 합니다. 더
이상 일반적인 페이퍼 재질의 우퍼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은 뒤틀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폴리프로필렌 세라믹, 카본등 경도가 점점 좋아지는 우퍼 진동판이 탄생한 것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구조적으로 옳지는 않습니다. 이 이론을 Bowers Wilkins는 비행기 날개에서 가져왔습니다. 표현이 어려워지는데요. 결과적으로 에어로다이나믹에서 가져온 이론입니다. 비행기 날개는 생김새에
의해 양력이 생겨 날 수 있는데요. 날개 전면부와 후면부의 두께가 다릅니다. 그 흐름에서 이론을 가져온 것입니다.
쉽게 우퍼의 진동판을 주제로 고성능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면 특정 주파수 대역마다 진동판에 에너지가
걸리는 영역이 다릅니다. 특정 대역에 과도한 임펄스가 걸리게 되어도 하모닉스(특정 주파수의 배음)에 의해서 문제점이 생기게 됩니다.
<소리의 진동 에너지가 최고조로 솟구쳤을 때 시뮬레이션 이미지, 에어로 포일이 확실히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한다>
사진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좌측은 기존 로하셀 드라이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치 입니다.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 과한 힘을 받고 그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문제들이 디스토션을
만드는 것입니다.
Bowers Wilkins의 이론은 간단합니다. 시뮬레이션에 의해 얻은 결과에 따라 주파수 대역 범위를 재생하는 영역에 따라 두께를 조절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입력 조건에서 에어로포일 드라이버 진동판은 아주 안정된 형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퍼의 진동 에너지가 공기를 움직이는 힘으로 변환된 뒤 다시 돌아오는 과정에서도 안정된 형태를 유지합니다.
<우퍼 진동판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순간을 시뮬레이션 한 그림. 이 역시 에어로포일이 더 안정적인 형태를 가진다>
이로써 아주 깨끗한 저음을 재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한
과도한 진폭에도 디스토션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802 D3에서 17Hz라는
말도 안 되는 초저음을 재생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이번 주 토요일 800 D3 시리즈 론칭 쇼에서 볼륨의 크기보다
더 격렬하게 움직이는 에이로포일 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실 겁니다. 실제 가청 주파수 아래의 저음을
재생하기 위한 것입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추후 리뷰를 통해서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만 정말 모든 것이 획기적으로 변한 것입니다.
그 다음은 컨티넘 드라이버입니다.
미드레인지 드라이버가 가져야 할 조건. 더욱 자세히 얘기하면
Bowers Wilkins가 이상적인 드라이버가 가져야 할 조건에 대한 요구는 빠른 응답입니다. Bowers Wilkins는 인간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1kHz 주변
주파수 범위에서 벗어난 4kHz 대역에서 크로스오버를 가지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주파수가 측정기에서 확인 가능하겠지만 실제 진동판이 어떠한 에너지의 부하를 가지는지에 대해서
우린 잘 알지 못했습니다. 물론 알고 있어도 이걸 해결할 방법은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Bowers Wilkins는 컨티넘 진동판을 발표하는데
8년이란 시간이 걸렸으며 70번 이상 만들고 다시 설계하는
일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케블라가 가지는 한계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앞에서 에어로포일 우퍼 콘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했는데요. 미드레인지가
가지는 이상적인 조건은 다릅니다.
제가 컨티넘 드라이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빠른 응답이었습니다.
실제 미드레인지는 아주 넓은 진동판의 면적을 요구하지도 않고 과도한 진폭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이것이 미드우퍼로 사용되는 2웨이가 아니라면 말이죠.
하지만 Bowers Wilkins는 일반적인 미드레인지에 비해
한 옥타브이거나 그 이상 수준에 빠른 응답을 얻는 미드레인지를 원해왔습니다.
입력되는 소리 에너지에 따른 진동판이 들뜨는 문제도 없어야 하지만 소리 에너지로 빠르게 표출하고 돌아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극대로 디스토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케블라 진동판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하는 컨티넘 드라이버의 진동판>
이것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여드리자면 그림과 같습니다. 주파수
대역에 따른 에너지의 분포가 좌측 케블라에 비해 무척 안정된 형태를 뜁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소리 에너지가 표출된 이후 진동판이 다시 돌아오는 시간입니다.
<소리의 진동 에너지 표출 후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 컨티넘 드라이버의 진동판이 훨씬 빠른 반응을 보인다>
그림을 보시면 컨티넘 드라이버는 소리 에너지 표출 후 굉장히 빠르게 안정된 상태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케블라 드라이버의 경우 완전히 표출되지 못한 에너지가 진동판에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결과적으로 Bowers Wilkins가 바라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이제서야 찾게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새로운 800 D3 시리즈가 가져온 변화입니다. 쉽게 뭐가 어떻게 변했냐고 물으시면? 그림으로 대답을 대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이아몬드 진동판과 바인딩 포스트만 기존 모델과 같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완전한 풀 체인지라 볼 수 있는 것 입니다. (사진의 크로스오버의 경우 회로 자체가 변경 되었습니다. 같은 부품의 회사일 뿐 내용은 다릅니다.)
사실
스피커 론칭 쇼 이전에 기사를 하나 더 포스팅 하려고 했습니다만 아무튼 기존 시리즈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 소리를 체험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