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사진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실 겁니다. 바로 Thiel이라는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메이커입니다. 개인적으로 틸이라는 스피커의 기술력을 굉장히 높게 평가합니다. 틸이라는 메이커를 이끈 장본인은 짐 틸이라는 사람이었고 60대 초반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왜 이렇게 뛰어난 능력을 가진 엔지니어들은 세상을 일찍 떠나는 것 인지…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틸 스피커의 재생음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틸 스피커의 오너에게 좋지 않은 이야기를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내 과거, 고해성사는 왜?)
이렇게 고백하지 않으면 이 글을 진실되게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품의 리뷰를 위해, 또 디자인을 위해 공부하고 관찰하다 보니 틸이라는 메이커가 얼마나 대단한지 깨닫게 된 것입니다.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의 핵심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기술들의 바탕은 모두 틸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타임 얼라이먼트”
“페이즈 코렉션”
“금속 진동판”
“진동판 소재의 통합”
“동축 드라이버”
“어쿠스틱 디프랙션 배플 디자인”
“패시브 라디에이터 디자인을 통한 우퍼 컨트롤드”
참 신기한 일이었지요. 새로운 문물에 대해 배워나가다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틸이 얼마나 대단한 메이커였는지…
개인적으로 틸 스피커를 싫어했던 이유가 디자인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당시 저는 소니와 같은 전자 회사에 디자인에 취해 있었는데 틸은 지극히 어메리칸적인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축 드라이버 디자인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ㅠㅜ
지금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재생음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주된 이유는 이 스피커는 상대적으로 능률이 낮았고 진동판이 견고해 매스 다이아프램이었고 심지어 정확한 저역의 반응을 얻기 위한 패시브 라디에이터 디자인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패시브 라디에이터 디자인이었지만 저음의 능률을 올리기 위한 작업을 제거한 아주 특이한 스피커이기도 합니다.
이 사진의 맨 아래쪽이 패시브 라디에이터 드라이버이며 흔히 이야기 하는 공갈우퍼 입니다. 그러나 그 공갈우퍼의 역할은 오직 컨트롤드 메인 우퍼를 위한 것이며 기본적으로 공명에 의한 주파수 재생이 안 되도록 설계해 놓았지요.
그렇다면 이 스피커는 3웨이 디자인 같지만 맨 위에 드라이버가 동축입니다. 동축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초고역으로 갈수록 방사 범위가 무척 좁아지고 결과적으로 재생음의 중심축이 좁아지기 때문에 재생음의 완벽한 정위감을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틸 스피커는 동축 드라이버가 미래라고 생각한 것이고 이 이론은 고스란히 들어맞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짐 틸이란 엔지니어는 진짜 천재였던 것입니다.
현재에 와서도 틸 스피커의 설계 이론에 대해서 지적할 것이 없습니다. 그 당시 위상 특성도 1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었고 이는 현재 날고 긴다는 스피커 메이커의 수준입니다.
타임 얼라이먼트도 완벽하고 무엇보다 크로스오버 설계를 보면 고개가 저절로 숙여집니다.
배플 디자인도요.
개인적으로 CS7.2 스피커의 풀 체인지가 한번 일어났다면 평생 소장각으로 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스피커는 재평가 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 현대 하이엔드 파워 앰프의 능력이나 디지털 소스 기기의 능력이 비약적으로 개선 되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