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O.KR 웹 매거진을 작성하면서 가장 좋은것은 운영자가 원하는 제품을 1순위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운영자는 오프라인 매거진을 통해 리뷰를 작성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운영자의 흥미가 땡기지 않는 제품들이 많았다.
바라지 않은 제품을 가지고 리뷰를 적자니 돈을 받고 기고하는 프로 정신에 입각해야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야 드디어 HiFi.CO.KR을 운영하면서 즐거운 리뷰를 말 그대로 즐기고 있다. 이 즐거움에는 엘락이라는 독일 스피커 메이커도 포함된다. 특히 이번 리뷰 대상인 330CE 모델에 대해서 정말 할 말이 많다.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라, 모든 것을 소리를 위하는 것이다.
엘락의 철학은 아주 독특하다. 뭐랄까? 정확하게 말해서 박사가 만드는 스피커인 듯하다. 그러니까 상품성을 위해 기업이 만드는 느낌 보다는 무언가 창조하기 위해 만드는 실험적인 요소가 더 강하다. 모든 것을 소리의 높은 퀄리티에만 연관 짓기 때문이다. 특히 330CE라는 모델이 정말 그러하다. 330CE는 330닷 시리즈의 최종판이라고도(이후 새로운 모델이 분명 나오긴 할것이다) 생각할 수 있다.
크리스탈 에디션이라는 이름을 붙였기 때문이다. 마이너 체인지만 거듭해 오다가 330.3 이후에 330.4를 붙일수도 있었지만 크리스탈 멤브레인을 채용하면서 이 모델은 더 이상 마이너 체인지가 아님을 엘락 스스로도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인 것 같다. 330CE의 가장 완벽한 부분은 캐비닛에 있다.
알루미늄 재질로 완성된 이 캐비닛은 부분적으로 최대 7.5mm의 두께로 제작되었다. 동 가격대에서 같은 수준의 캐비닛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메이커는 없다. 이로 인해 엘락 자체 내에서 개발된 진폭이 큰 미드우퍼를 사용해도 캐비닛이 받는 스트레스에 큰 착색을 일으키지 않는다.
부분적으로 조합된 성형 방식이 아니라 캐비닛 틀 자체를 떠낸 방식이라 강도가 더욱 높다. 이 외에도 캐비닛 디자인 자체가 회전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디자인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디자인은 캐릭터를 세웠지만 투박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일부 오디오파일들의 외면을 받기도 하지만 높은 소리의 퀄리티라는 측면에서는 대단히 우수한 음질을 낼 수 있는 디자인이다.
만약, 엘락이 알루미늄 재질을 포기했다면 디자인적으로 더 우수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음질은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피커 유닛에서 방사되는 소리의 패턴이 스피커 배플에 의해 가능한 왜곡되지 않고 뻗어나가며 강력한 저음을 내기 위해 유닛의 진폭이 커져 생기는 에너지의 스트레스를 알루미늄 캐비닛이 최대한 잡아주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가장 설득력 있는 피스톤 모션을 그려낸다. 이는 곧 정확한 음의 재생이라는 의미와 같다.
고성능 유닛을 탑재한 330CE
사실 요즘 스피커에 채용되는 유닛중 예전 유닛과 비교해 고성능화 된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무엇이 좋고 나쁨을 이야기 할 수 있는 평의 차이는 극단적이진 않다. 하지만 돈의 개념을 따지지 않는 고성능 유닛들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간의 가청 주파수 범위를 한참 벗어나는 초고역 재생을 위한 트위터라던지 좀 더 명확한 저역 재생을 위한 카본 우퍼라던지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다이아몬드 미드레인지가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엘락은 발음체의 디자인에서부터 차별을 가져왔다. 엘락이 스피커 개발 시절 모두가 페이퍼 콘을 사용할 당시 엘락은 페이퍼 콘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알고 있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알루미늄 샌드위치 기법을 사용했다. 이것이 현재에 와서는 크리스탈 멤브레인으로 개량된 것이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페이퍼 콘은 가볍고 성형이 아주 쉽다. 제작 단가가 낮으며 미드레인지에서부터 대형 우퍼까지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내입력이 낮다는 문제가 생기며 초저음의 에너지를 실기엔 부족하다. 그에 반해 알루미늄 콘은 무게감이 훌륭하고 콘의 강도가 높아 높은 내입력에도 콘이 쉽게 뒤틀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무겁기 때문에 그만큼 반응이 느리다. 여기에 장점만 활용한 것이 바로 엘락의 알루미늄 샌드위치 기법이다. 페이퍼를 기본으로 부족한 강도를 얇은 알루미늄 막을 접착시켜 빠른 반응과 무게감을 동시에 재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330CE에 채용된 크리스탈 멤브레인은 주름을 주어 같은 무게에서도 더욱 높은 강도를 얻어낸 것이다. 결국 기존 모델에 비해 높은 볼륨에서도 좀 더 명확한 음을 내게 된다. 주름을 줌으로써 음색 자체가 약간 바뀐 부분도 있지만 이전 모델보다 엘락다운 음을 재현한다는 측면에서는 아주 훌륭하다. 여기에 JETIII 트위터는 환상의 궁합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피스톤 방식의 떨림이 아니라 아주 얇은 봉을 좌/우로 흔들어 움을 내는 것이다.
이처럼 발음체가 일반적인 트위터와 완전히 다른 부분 외에도 트위터의 프레임 자체가 웨이브 가이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밀한 세팅을 찾아내면 대단한 음장감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캐비닛 자체가 배플이 없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진다. 특히 50kHz까지 반응이 있는 JETIII 트위터는 한옥타브 아래인 25kHz에서 아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어 가청 주파쉬 범위의 음을 더욱 또렷하게 재생할 수 있는 것이다.
330CE는 운영자의 리스닝 룸에서 이뤄졌는데 같은 체급의 북쉘프에서 생각할수도 없는 중저음의 타격감은 일품이었다. 특히 장르를 떠나 전천후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음악에 흥을 더하는 것은 바로 파워풀한 중저음의 재생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이전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바로 저음이다.
미드우퍼에서 저음을 재생하는 만큼 높은 볼륨이 아니고서는 저음이 재생되고 있음을 바로 느끼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높은 볼륨에서 저음의 일그러짐이 좀 더 명확하게 표현되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낮은 저음에서 해상력 증가는 전체적인 음의 밸런스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실키하다고만 느꼈던 중고음에 분해능이 더해진 느낌이었다. 이는 곧 현악의 디테일을 상승시키는 포인트가 되었다.
330CE의 장점
1. 특별히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2.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중저음은 일품
3. 무대를 명확하게 그리며 포커스가 분명하다
4.스탠드와 스피커가 완벽한 일체화가 가능
330CE의 단점
1. 해상력에 있어 명쾌한 느낌이 적다. (부드러운쪽의 느낌에 가깝다)
2. 오직 소리만을 위한 디자인, 미적 감각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