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오디오파일들은 꿈꾼다. 자신만의 하이파이 시스템을 말이다. 무슨 이야기냐면 작게는 작게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컴포넌트를 쓰고 싶기도 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하이파이
컴퍼니를 인수하고 싶어 한다. 삼성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범시키기도 했으며 럭스먼을 인수하기도 했다.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유명한 하이엔드 하이파이 브랜드는 자금력이 풍부한 회사에 인수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안다. ‘투자’의
개념에서 접근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하락 시키며 수 천만원대 제품에서 얻었던 이미지를 단돈 99달러가 안 되는 제품을
판매하면서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이다.
소너스 파베르는 창업자가 세상을 떠났다. 과연 소너스파베르의
아이덴티티는 지켜질 수 있을까? 내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실질적으로
더 소너스파 베르라와 아이다를 내놓아 성공을 거뒀다. 아마티와 과르네리도 마이너 체인지를 잘 이뤄낸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리고 기존의 스트라디바리나 엘립사, 크레모나
역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하이 클래스에서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한 스피커 올림피카 시리즈를 내놓았다. 작게는 북쉘프 타입에서부터 싱글 우퍼에서 더블 우퍼까지 구성이 다양하다. 오늘
리뷰는 올림피카 2에 해당한다.
올림피카를 처음 만난 것은 독일 2013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였다. 딱 보았을 때 기존의 소너스 파베르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다른 느낌이었다. 분위기는 같은데 무언가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느낌이었다.
느낌은 정확했다.
소너스 파베르는 스피커 이름을 지을 때 건축가 안드레아 팔리디오와 연관을 많이 갖는다. 팔라디오 에디션도 있었고 올림피카도 이태리의 북부에 위치한 비첸차의 올림피코 극장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올림피카로 명명했다고 한다. 올림피코 극장은 팔라디오가 생을 다하기 전 세운 테아트로 올림피코다.
이 스피커는 정말로 특별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우선 캐비닛이다. 천연 월넛을 주된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스피커를 제작하기 위해
소재에 대해 특별히 강조하는 내용에 대해 읽은 적이 있는데 상부와 하판은 순수한 월넛을 가공해 부착하고 있다. 소너스
파베르는 여기에 월넛 소재의 판재끼리 접합하기 위해 클리어 메이풀재를 댐핑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소너스 파베르의 전통적인 방식 그대로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도 있다. 요즘은 디자인의 아이덴티티에 참으로
많은 이름을 부여하는데 그만큼 복잡한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단번에 설명하기 위한 수단인데 소너스 파베르 역시 그들의 플래그쉽 모델인 아이다에 Lyra Shape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하지만 올림피카 시리즈엔 인핸스드
라이라 쉐이프라는 아이다에 사용된 것 보다 한 차원 발전된 형상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기존의 소너스
파베르의 고전적 형태 Lute Shape와 Lyra Shape의
장점을 본 따 새로운 컨셉으로 디자인 한 것으로 스피커가 비대칭 디자인이다. 상당히 놀라웠다.
비대칭은 스테레오를 구성하는 2채널 스피커에서 가장 이상적이기도
하다. 안과 밖을 확실히 구분 지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복잡한 일이다. 완전히 다른 스피커를 생산하는 것 보다는 공유하는 부품이 있기에 쉽겠지만 다른
스피커를 생산하는 것과 비슷한 복잡함을 요구한다.
예를 들자면 재고 관리도 하나의 스피커가 아니라 올림피카 2 L 또는
R로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복잡한 일이 많아진다. 보통 쉽게 돈을 벌고자 하는 회사에선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 그것도
얼티밋 레벨의 제품도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디자인을 선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보다 선명한 사운드 스테이지나 정확한 포커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점이다.
그리고 이태리의 장인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해 사치스럽게도 상판에 한땀 한땀 천연 가죽으로 수를
놓아 놨다. 상당한 수준의 품질이며 소너스 파베르 로고가 압인되어 있다. 그 주변에는 고급스러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아웃 라인을 딴 알루미늄 링을 설치해 두었다.
그리고… 전면 배플과 후면 배플 역시 천연 가죽을 덧 씌워 이
가죽 소재와 공진점을 이루는 저음 역에서 댐핑을 이루고 있다.
특별함은 유닛에서 이뤄진다. 이상하리만큼 요즘은 소프트돔 형태의
트위터에 1.2인치 크기에 제품이 자주 사용된다. 물론 링
라디에이터라는 특별한 것도 소프트 돔에서 자주 구현되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고가의 제품에 제한적으로
말이다. 올림피커는 DAD라고 명명된 (Damped Apex Dome) 아이다를 위해 개발된 이 트위터를 사용, 그
형상이 상당히 흥미롭다.
사실상 29mm의 실크 돔 트위터이다. 하지만 실크 돔 중앙부 주변부에 화살 형상의 대에 뾰쪽한 핀을 고정하여 박아두는 것이다.
이것이 실크 돔 트위터에 댐핑을 가하여 지름 29mm의 진동판 자체가 출력하기 힘든 음압
이상을 출력할 수 있도록 댐핑을 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응답 속도가 빨라지며 이는 보다 광대역 주파수의
재생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 디자인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29mm의
무빙 코일로 디자인 되었으며 완벽한 리니어리티와 높은 다이나믹을 얻기 위해 네오디뮴 모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드레인지 역시 셀룰로스 펄프에, 캐폭, 케나프등의 천연 섬유를 합성한 독자 기술의 콘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끈적끈적한 자신들이 고안한 댐프제를 콘 표면에 발라 내구성을 더욱 높여 착색이 없는 순도 높은 음을 구현한다고 한다. 하지만 미드레인지에 있어 가장 특별한 기술은 와전류를 억제한 것이 아니라 없앤 CCAW 와이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주 확고한 마그네틱
필드가 구현된다. 이것은 올림피카 1에서 획기적인 개선점을
이룰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9인치 크기의 우퍼는 셀룰로스 펄프층에 Syntactic Foam (유리 기포 강화 플라스틱)의 샌드위치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 미드레인지와 조금 다르게 1.5인치 보이스
코일이 와전류를 억제하기 위해 디자인 되어 있으며 보다 큰 진폭을 일으킬 수 있는 마그네틱 모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이 우퍼 기술 역시 아이다를 개발하면서 얻어진 파생 기술로 거의 같은 DNA로
이뤄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개발하면서 혹은 아이다를 개발하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올림피카에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놀랍게도 소너스 파베르의 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개선’이다.
사실상 지금의 소너스 파베르도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한다.
그 이유는 바로 ‘재생음의 완성도’ 때문이다. 그래서 크로스오버는 넌 레조넌스 기술을 그대로 사용한다. 소너스
파베르는 경쟁자가 자신들의 크로스오버를 관찰하는 것을 극대로 꺼려했다. 그래서 크로스오버 박스를 설계하고
완성시킨 뒤 에폭시를 부어버리는 일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캐비닛 내부에서 각종 공진으로 노이즈의
루프를 형성하는 일을 끊어내는 역할도 동시에 한 것이다. 이 기술이 올림피카에도 그대로 사용된다. 물론 사용 소자나 타임이나 위상의 쉬프트 특성도 그대로 계승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올림피카 2를 통해 처음 음악을 들었을 때, 소리는 소너스 파베르 그대로였다. 단 한 가지 다르게 느껴졌던 부분은
고역이 밝아진 부분이었다. 소너스 파베르는 무향실에서 상당히 평탄한 특성을 가져왔다. 하지만 실제 리스닝 룸에서는 조금 높은 중역대에서 살짝 피크가 있는 듯 했지만 현의 뚜렷한 명암을 제시하기
위해 다소 어둡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올림피카 시리즈에 와서는 중고역이 명확하게 밝아졌다.
흥미로운 부분은 현의 질감이나 선율의 표현은 기존의 소너스 파베르의 재생음과 완벽하게 부합한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이야기 해서 올림피카는 크레모나 시리즈의 상급기이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크레모나 시리즈의 소리가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해상력의 개선이 있다.
그래서 또 다른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비스펄베이의 첼로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그 두터운 선율이 표현되면서도 하나 하나의 음이 보다 세분화 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모든 현악기가 그러하겠지만 하모닉스에 의해 그 악기가 가지고 있는 음의 위/아래도 직접 마찰이 있지
않더라도 표현이 된다. 이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악기가 피아노인데 과거의 소너스 파베르와는 확연히 다르게
이제서야 광채가 음에 스며든 느낌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건 기존 소너스 파베르에 열광하는 오디오파일과 그렇지 않은 오디오파일을 모두 잡겠다는
새로운 제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흥미롭게 느꼈지만 기존의 소너스 파베르를 사용하는 오디오파일
입장은 어떨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끝으로 올림피카를 평가하자면 아마티나 스트라디바리를 능가하는 해상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언급한 그룹의 스피커 보다 분명 발전적인 것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일부분이고 체급에서 비교는 조금 무리가 있다. 하지만 한 차원 앞서간 소너스 파베르를 선택한다는 측면에서
올림피카 2는 분명한 해답이 되리라 생각한다.
소비자 가격 – 1,350만원
수입원 : ㈜ 로이코
(02) 335-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