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오디오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시장은 양분화 되어 있었다.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가 있었고 가정용 오디오를 만들던 메이커가 있었다. 내가 어릴 때 잘사는 집에는 모두 거대한 오디오가 있었다. 이때
오디오의 개념은 세트에 있었고 튜너, 턴테이블, CDP, 카세트덱, 프리, 파워로 구성됐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오디오는 작은 사이즈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미니 컴포넌트였다. 사실 미니 컴포넌트의 시장은 일본 메이커들의 압도적인 점유였다. 나
역시 미니 컴포넌트를 사용한적 있는데 소니의 JMD-7이었다. 그리고
최근 오디오 시장에선 미니 컴포넌트보다 더 컴팩트하고 독창적 디자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실 이런 제품의 특징은 스피커까지 탑재된 오디오임을 눈치챌 수 없는 예쁜 디자인에 있다. 사실 하이파이 매니아들도 있지만 하이파이를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쉽게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층이 나타난 거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Mcintosh라는 브랜드를 알고 있다.
왜냐면 아버지 세대가 집에서 한번쯤 가지고 있었고 쉬는 날엔 어김 없이 음악이 흘러나왔을 것이며 파란창에 음악
신호의 크기에 맞춰 움직이던 바늘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MXA70은 이런 세대들을
위해 마련된 컴포넌트이다. 너무나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매킨토시 스피커까지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킨토시 MXA70을 거슬러 올라가면 MXA60이라는 모델이 존재했다. 60주년 기념 모델로 채널당 75와트를 출력하며 2웨이 스피커가 패키지로 탑재돼 있었다. 미니 컴포넌트 사이즈에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 설계가 된 모델이지만 CD/SACD
플레이어가 탑재돼 있었고 진공관 프리앰프 회로가 탑재 돼 있었다.
그리고 라디오 튜너까지
탑재 돼 있으니 사실상 거의 모든 소스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었다. 국내에서 반응은 모르겠지만 해외에서
반응은 뜨거웠다. 마치 기다렸던 제품이 나왔다는 반응이었다. 하긴
60주년 기념작을 바보 같은 리서치 자료를 토대로 만들 메이커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매킨토시는 일반 대중들에게 다가서려 했다. 시간이 흘러 매킨토시는
MXA70이란 모델을 발표했다. MXA70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올–인–원 컴포넌트로 MHA100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USB 오디오 입력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 흘러
MXA70이 발매 되었지만 사람들은 CD 플레이어 기능 보다는
USB 오디오 입력을 더 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작과
다르게 헤드폰 앰프로써 기능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이전 모델은 20옴에서 300옴에 해당하는 헤드폰을 지원했지만 MXA70은 8옴에서 600옴에
이르는 폭넓은 이어폰과 헤드폰을 지원하게 되었다.
<생김새와 자신들의 DNA를 보다 컴팩트한 사이즈로 완성시켰다. 사진과 같이 설치 장소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고 매킨토시를 사용할 수 있다 것이 MXA70의 가장 큰 장점이다>
구간은 8옴에서
40옴과 40옴에서 150옴, 150옴에서 600옴까지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다. 하지만 MXA70의 가장 큰 장점은 그들의 파워앰프에 적용하였던
오토포머 방식을 헤드폰에 접목했다. 3개 구간의 헤드폰에 맞춰 최적화 작업을 이뤄낸 것이다.
헤드폰 구동을 위해 필요한 출력은 하이 셀렉션에서 1W에 지나지
않지만 오토포머 방식 특유의 음악을 헤드폰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실제
음악을 들을 땐 기존 매킨토시와는 다른 성향의 음을 만날 수 있었다. MXA70 리뷰를 위해 매킨토시
MHP-1000 헤드폰과 젠하이져 HD800을 함께 테스트
할 수 있었는데 MHP-1000에선 일반적인 헤드폰 시스템에서 만날 수 없었던 해상력이 일품이었다.
사실 해상력이 너무 좋으면 소리의 온도감도 차갑다고 느껴질법 한데 다이나믹스의 표현이 좋고 대역 밸런스가 괜찮아
장시간 음악을 몰입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이틀 정도 번–인이
필요한 시간에선 고역에서 약간의 피로함이 느껴지긴 했으나 이 부분은 확실히 해결되는 느낌이었다.
전반적으로
저음의 반응이 빠르면서도 기존 헤드폰 시스템으로 음악을 듣는 것 보단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소리 튜닝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젠하이져 HD800도 마찬가지다. HD800 평가는 무척 좋다.
소리의 두께감이나 무게감, 그리도 음의 밀도는 동 가격대에 대안을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잘못된 헤드폰 앰프와의 매칭에선 장점이 실종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하지만 MXA70과 매칭은 만족스러웠다. 확실히 해상력에선 이제까지 들어본
HD800 중에 가장 좋았다.
<기본 벌들 상태에서도 수준급의 스피커 케이블이 제공된다. 말굽 방식으로 체결되며 패키지 구성은 무엇 하나 아쉬울게 없다>
무엇이 가장 인상적이었냐면
음의 분리도이다. MXA70과 HD800을 함께 매칭해본
사람이라면 초기엔 오토포머 출력 방식에 약간의 어색함을 느낄 수 있지만 악기간의 뭉침이 덜하고 찰현의 부들거리는 소리의 표현이 좀 더 진하게 표현된다. 이조차도 하이파이적인 표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완성도에
대해 100%라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HXD의 효과는 인상적이었다. 사실 보통 이런 DSP류의 이펙터들은 너무나 인위적인 음을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통 매니아라고 하기 보단 일반인에게 듣는 3초
이내에 와~ 라는 감탄사를 지르게 만드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은 너무나 지나친 인위적인 느낌은 일반인들에게도 먹히지 않기 때문에 점 차 정교해지고 있긴 하다. 사실
헤드폰 시스템으론 음악을 아무리 잘 들어도 답답하다. 진짜 헤드폰 매니아들은 이것을 부정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하이엔드 오디오의 소리의 개방감이나 무대의 표현 능력은 헤드폰으론 불가능하다.
하지만 HXD는 이러한 느낌을 강하게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적어도 귀에서
밀착되어 소리가 나온다는 느낌은 HXD를 켜자마자 각각 10cm 이상
벌어진 상태에서 음악을 들려주는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또 음을 헤드폰 특유의 음색이 아니라 하이파이
시스템의 스피커의 음장감이나 분리도를 갖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느껴졌다.
단점으론 음의 밀도가 살짝
떨어진다는데 있는 것 같았다. 사실 헤드폰 업계에선 이런 것들이 아직은 금기시 되고 헤드폰 유저 입장에서도
그리 반기는 분위기는 아닐지 몰라도 오디오파일의 입장에서 선택한다면 MXA70은 좋은 평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MXA70은 헤드폰 앰프로써 기능뿐
아니라 50와트의 스피커 출력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조작
메뉴에서도 헤드폰 앰프 기능과 스피커 출력 기능을 분리해놓을 것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출력 트랜지스터 방식에 의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스피커가 MXA60에 쓰였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금속
프레임에 내부에 흡음재가 쓰였다.
60Hz에서 45kHz까지로
넓은 주파수 응답 성능을 가지고 있다. 0.75인치 트위터와 4인치
미드우퍼로 어디선가 많이 본 사이즈의 우퍼일 것이다. 매킨토시는 예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라인소스
방식의 스피커를 생산하는데 여기서 파생되어 마그넷 회로를 개선시킨 모델이다.
<임피던스에 따른 3개 출력 모드를 지원하는 헤드폰 출력용 오토포머, 매킨토시에 의해 헤드폰 앰프의 선택권은 조금 더 늘어나게 되었다>
미니 컴포넌트 사이즈이기
때문에 스피커도 적다. 하지만 이 스피커는 중저음에서 양감 있는 저음을 들려준다. 보통 인클로우져 크기가 작은 경우 내부에서 발생되는 음압에 의해 상당한 크기의 중저음이 표현된다. 이것을 금속 프레임과 더불어 특수한 내부 흡음재를 바탕으로 중저음의 양감이 상당하면서도 맑은 중고역을 들려준다.
또한 이 스피커는 MXA70 본체가 놓여지는 위치에 따라 받침대를
통하여 앵글을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낮은 위치든 높은 위치든 상관 없이
최적의 앵글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사실 MXA70은
일반적인 미니 컴포넌트 제품에 비해 고가라는 느낌을 지우긴 어렵다.
하지만 완성도를 보면 매킨토시의
아이덴티티가 하나도 손상되지 않고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이 단점으로 작용되긴 어려울 것 같다. 보통
인티앰프에서 탑재되는 USB 오디오는 단순히 기능성만 갖추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MXA70은 콕시얼 입력과 옵티컬 입력, 심지어 AES/EBU 입력까지 갖춘 완전한 의미에서 DAC를 탑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별도의 소스기기 없이 노트북이나 컴퓨터 하나로 음악을 바로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았다. 2015년에 열린 국제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회원들과 만나기 위해 스피커 시스템은 무리지만 MXA70과 MHP-1000 헤드폰의 출품해 부스를 마련했다.
실제 첫 날 무엇이
문제였는지 모르지만 한쪽 진동판에 과도한 응답으로 재생음에 따라 노이즈를 동반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3일 내내 시연했지만 노이즈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MXA70과
MHP1000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내는 분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생김새에 대해서는 매킨토시의 아이덴티티가 분명했기에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이끌어 낸 것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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