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시작하면서 이 스피커를 정말 관심 있게 지켜보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PIEGA(이하 피에가)
스피커를 무척 좋아한다. 피에가는 그렇게 유명했던 스피커 메이커는 아니다. 하지만 피에가 공장을 방문한 이후 그들의 기술력에 대해 이해하게 됐고 마스터 원을 가지고 소리를 만들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딘 레볼루션 파워앰프를 튜닝하는 용도로 사용했고 많은 회원 분들을 초대해 오딘 레볼루션
파워앰프의 성향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피에가의 마스터 원은 유명세를 탔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그 날 내 작업실을 찾았던 사람들 중 많은 이가 피에가 스피커로 교체해 3년이 다되어 가도록 즐겁게
음악을 듣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간 굳이 리뷰를 쓰진 않았다. 하지만 이제 충분히 리뷰를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이전에 프리미엄 1 북쉘프
스피커 리뷰를 적었지만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유일한 단점은 음색의 불일치였다. 하지만 이걸 감안해도 프리미엄 1은 충분히 좋은 스피커였다.
하지만 피에가는 트위터 개량 작업을 시작했다. 피에가의 개발
책임자 쿠르트씨는 기존 스피커와는 전혀 구조의 발음 방식을 가지는 드라이버 유닛을 개발했는데 트위터와 동축 드라이버다. 우리에겐 흔히 리본 트위터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하겐 플랫 패널 드라이버다.
이 드라이버엔 엄청난 장점이 있다. 첫 번째, 오케스트라를 110db 에 가까운 볼륨으로 연속적으로 듣는다면 일반적인
돔 트위터의 보이스코일 온도는 200도 가까이 올라가게 된다. 열을
분산하기 위해 특수한 오일을 채용하는데 이 오일 때문에 넓은 재생 주파수를 얻기 힘들다. 또한 높은
온도 상승으로 자력이 떨어진다. 이것이 네오디뮴 마그넷이라도 말이다.
이건 곧 소리의 디스토션으로 이어진다.
큰 볼륨에서 고역이 찢어지는듯한 여러 가지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다.
<피에가 프리미엄 50.2는 LDR2642
MK2 트위터를 사용한다. 이전 트위터와 비교해 자력이 보강되었지만 재설계를 통한 자력의 밀도는 대폭 강화되었다. 가격대를 떠나 세상에서 가장 좋은 몇 안되는 트위터라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피에가의 플랫 패널 트위터는 이런 문제가 없다. 플랫 패널은
일반 돔 트위터가 가지는 공기를 움직이는 면적보다 더 큰 면적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적은 진폭으로
더 많은 공기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디스토션이 적다. 또한 플랫 패널 트위터가 낼 수 있는 최대
음압에서도 주변 온도에 20도에서 25도 정도 더 오를 뿐이다. 최대 60도를 넘는 경우가 없다.
이 트위터가 LDR2642 MK2로 개량 되면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이 트위터는 피에가의 레퍼런스 모델인 마스터 라인 소스의 트위터로 사용되기 위해 제작되었다. 포인트 소스 스피커가 아닌 라인 소스 스피커이기 때문에 12개가
사용 되었다.
이전 모델에 비해 두께가 무척 줄었다. 네오디뮴 마그넷 파워는
10% 증가할 뿐이지만 진동판과 좀 더 가까워지면서 밀도는 그 이상으로 향상 되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역의 음이 자연스러워지고 그들이 미드우퍼로 사용하는 스캔스픽 드라이버와 매칭이
더 좋아졌다.
이런 이유에 다시 바라보게 된 것이 프리미엄 시리즈의 탑 모델 50.2이다. 그런데 피에가 스피커 라인업에는 규칙이 존재한다. 한 자리 숫자의
스피커 라인업과 두 자리 숫자의 스피커 라인업이다. 50.2이란 숫자의 스피커는 원래 상급 라인인 Coax 시리즈에 존재해야 하지만 프리미엄 라인의 탑 탑 모델로 설명되고 있다.
여기서 50.2 스피커의 리뷰를 선택한 이유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가 설명된다.
<프리미엄 50.2의 내부 사진이다. 1,000만원대 미만의 스피커가 이런 구조를 가졌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다. 솔리드 알루미늄 캐비닛과 이디케일 댐핑제와 맘베이스, 그리고 보강목이 보인다. Coax 70.2와 같은 수준이다. 사진 출처 hifishock>
Coax 라인업엔 본격적인 라인으로 70.2가 존재한다. 90.2와 캐비닛을 공유하며 우퍼 사이즈도 동일하다. 주물 방식의 솔리드 알루미늄 캐비닛을 사용하며 일반적인 우드 캐비닛의 단점을 완벽하게 해결하고 있다. 70.2와 90.2의 가장 큰 차이는 동축 드라이버인 C2와 C1 (C1이 더 좋음)의
채용과 이 때문에 발생하는 10센티의 키 차이뿐이다.
여기서 재미난 사실이 발생하는데 Coax 70.2와 프리미엄
50.2는 같은 캐비닛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큰 차이라면
70.2는 C2 동축 드라이버를 사용하지만 50.2는 LDR2642 MK2와 스캔스픽 미드우퍼의 조합이라는 것이다.
1,000만원 미만으로 주물 솔리드 알루미늄 캐비닛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피에가가 유일하다. 그리고 상급 라인과 차이를 두기 위해 스펙 다운을 하지 않았다는 것
만으로도 이 스피커는 정말 소중한 존재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면 아무리 파워풀한 저음 재생에도 우드 캐비닛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착색이 억제되어 있으며 보다
깨끗한 저음 재생과 투명한 중/고역을 재생할 수 있는 근본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정도 수준의 알루미늄 캐비닛을 제작하는 곳의 스피커는 최소 4,000만원이
넘어간다는데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알루미늄은 강하며 평범한 우드 캐비닛 스피커처럼 투명도를
떨어트리는 일은 없다.
알루미늄 캐비닛은 기본적으로 강도가 높기 때문에 우퍼 역시 개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반적인 스피커 드라이버는 모두 우드 캐비닛에 맞춰 제작이 되기 때문에 저음의 Q나 마그넷이 보강이 필요하다. 피에가는 자신들의 캐비닛의 맞추기 위한
특별한 우퍼 드라이버를 스캔스픽에 주문제작 하는데 단지 스캔스픽에 주문만 할 뿐 보이스코일의 설계나 마그넷 역시 그들의 스펙으로 주문한다. 수 많은 하이파이 메이커를 돌면서 내가 직접 확인 할 수 있었던 커스텀 메이드였다. 그리고 피에가는 이 특별한 드라이버를 MOM-Bass(맘베이스)라 부른다.
<70.2와 마찬가지로 전용 받침대를 선택할 수 있다. 보다 안정적으로 세우는 것과 받치는 것이 가능하며 이는 더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다>
모든 밸런스가 정확하게 짜 맞춰진 스피커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스피커가 가지는 잠재 능력은 대단할 것이라 생각한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디자인이 취향 정도의
문제일 것이다.
프리미엄 50.2가 어떤 수준의 음악 재생이 가능할지 무척 궁금한
마음에 수입사를 통해 두 달간 테스팅이 가능했는데 처음 약 3~4일 정도만 들어보기로 하고 가져와서
듣다 보니 두 달이 된 것이다.
처음 소리를 들었을 때 구형 트위터와 음색 불일치에 대한 좋지 않던 인상은 완전히 씻겨져 나갔다. 그래서 안네 소피 무터가 연주하는 코른 골드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을
재빨리 재생해 보았는데 내가 생각했던 음과는 전혀 다른 성향의 음이 나왔다. 사실 피에가의 C1 동축 드라이버의 능력을 알고 있었기에 주된 비교는 90.2와 비교해서
얼마나 부족할까였지 얼만큼 다르냐의 문제는 아니었다.
현의 놀림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용하고 있는 Ayre 레퍼런스
라인의 프리/파워의 조합에 의한 것이었겠지만 다이나믹스의 표현은 KX-R/MX-R
Twenty의 조합의 표현력을 유감없이 선사했다. 그리고 곡 자체의 다소 신비스러운 느낌을
들게 하는 음의 오르 내림 역시 심박수가 오를 정도의 흥분을 불러 일으켰던 것도 사실이다.
<사진은 피에가 Coax 70.2이다. 프리미엄 50.2 역시 같은 캐비닛이 사용되며 높이, 폭, 깊이 모두 동일하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면서 점차 흥분된 마음이 차분해지기 시작하면서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사운드 스테이지를
그리는 능력이다. 단순히 잘 그린다. 광범위하게 펼쳐진다.. 이런 이야기는 무의미해졌다. 하이엔드 스피커가 그만큼 상향 평준화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건 음색이라기 보단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이니까.
하지만 이것은 정해진 세팅 범위내이다. 예를 들면 북쉘프 스피커가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는 사운드 스테이지 크기와 대형기가 그려내는 사운드 스테이지 이미지는 다르다.
그래서 스피커 간격을 더 벌려도 더 넓은 무대를 만들려고 해도 적어도 내 시청 공간에선 사운드 스테이지기
애매모호 해진다던가 불투명해진다는 느낌은 없었다. 훌륭한 다이나믹스의 표현이 안네 소피 무터가 연주하는
포지션쪽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음악에 몰입하게 만드는 능력만으로도 나는 50.2에 많은 점수를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원래 듣고 있던 피에가의 Coax 라인업의 탑 모델
120.2로 케이블을 연결해 보았다.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신기했던 것은 고역의 확산 능력에 있어서는 50.2가 참으로 탁월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고역의 에너지가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이 에너지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C1 동축 드라이버가 가지는 중/고역의 일치감도
묘하게 다르지만 과거에 느꼈던 미스매칭이라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50.2는 재즈나 팝과 같은 다양한 장르에도 잘 소화한다. 특히 심벌의 찰랑거림이나 스틱의 질감은 사실적인 음색에 가깝게 표현된다. 스내어나
탐의 표현은 어렵지 않게 잘 묘사되지만 베이스 드럼은 다르다. 실제 그렇게 낮은 음역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베이스 드럼이 불투명하게 표현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이건 녹음이 잘못된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불투명하거나 사운드 레벨이 높지도 않은데 압축된 것처럼 답답하게 들리는 시스템이
많다.
여기서 피에가 50.2의 알루미늄 캐비닛의 장점이 유감없이 드러난다.
<개인 시청 공간에서 진행된 프리미엄 50.2 스피커의 모습. 처음 3~4일 동안 리뷰를 위해 가져다 놓았지만 두 달간 연장하여 좋은 기분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재는 120.2를 사용하고 있지만 가격 차이를 생각하면 50.2는 정말 매력적인 스피커다>
같은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어떤 스피커 보다 이들 악기의 표현력이 좋다. 특히 우드 캐비닛 스피커에서 베이스 드럼은 무언가 텁텁한 음으로 두께 감이 증가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건 공진에 의한 캐비닛의 울림, 결국 착색이다. 하지만 50.2는 이런 문제를 동반하지 않는다. 특히 대북이나 더 나아가 에리히 쿤젤의 1812년 서곡에서 대포
소리만 들어보아도 약간의 압축은 일어나지만 착색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단순하게 알루미늄 캐비닛만 사용할 경우 어떤 음악을 들어도 착색이 사라진 탓에 음이
다소 허전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지만 피에가는 맘–베이스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알루미늄 스피커에 대한 이해력이 높고 기술력을 갖췄다 할 수 있겠다.
결론은 간단하다. 피에가의 프리미엄 50.2는 굉장히 훌륭한 스피커이다. 상대적으로 소스기기나 앰프의 투자가
높은 오디오파일들에겐 프리미엄 50.2를 들여놓는 것 만으로 당장 큰 재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스기기나 앰프의 투자가 적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50.2를
구입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하이엔드가 가지고 있는 모니터적인 면도 갖추고 있고 이런 특성은 50.2뿐 아니라 많은 스피커가 가지는 특성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면밀한 기기 매칭과 세팅 능력 그리고 시간이 있다면 얼마든지 많은 비용을 투입하지 않아도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는 스피커라 여긴다. 리뷰에서 적진 않았지만 피아노 재생 능력에 있어선 피에가의 실력을 따를
자가 없고 50.2 역시 이런 재능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