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매운 녀석이 나타났다. 하지만 성능을 한국식 속담으로 표현하기엔
아주 매력적이며 고급스럽다. 다름 아닌 독일의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 린데만이 개발한 뮤직북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이다. 린데만은 국내에서 하이엔드 SACD 플레이어로
대단한 반응을 이끌어냈던 회사이다.
뛰어난 로딩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SACD 재생에 뛰어난 성능을
갖췄으며 무엇보다 디자인적 아이덴티티가 명확했고 이로 인해 린데만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게 만들었다.
나 역시 린데만이라는 회사의 이름과 그들이 완성했던 SACD 플레이어의
모습을 보지 않고 머릿속에서 쉽게 떠올릴 만큼 선명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후 린데만은 얼티밋 시장
보다는 하이파이 시장에 치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많은 사람들이 린데만을 접할 수 있는 시장으로 뛰어 들었다.
그리고 최근엔 뮤직북 시리즈를 개발하여 발매중에 있는데 이 시리즈가 정말 인상적이라고 평가 할 수 있다.
뮤직북 시리즈엔 두 가지 제품이 존재한다.
한 가지 모델은 뮤직북 소스로써 유니버셜 뮤직 소스 with 스트리밍
4.0이라는 설명을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DAC이다. 또 하나는 뮤직북 파워 500/1000으로 파워 앰프로 두 가지
모델이며 서로 다른 출력을 갖추고 있다. 참고로 뮤직북 파워는 N-CORE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된 클래스-D 증폭 방식의 앰프이다.
하지만 역대 최고의 클래스-D 파워 앰프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나는 변화하는 세상에 하이엔드 오디오 생태계 또한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절대적인 성능 보다 디자인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고 디자인 못지 않게 편의성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단순히 여유가 있는 음악 애호가뿐 아니라 상당히 많은 오디오파일들도 말이다.
린데만은 이런 생태계의 변화에 재빨리 대응하기 위해 뮤직북 시리즈를 완성시킨 것 같은데 인상적인 것은 파워
앰프에는 바이–앰핑 기술을 보다 진화시켜 적용해 놓았고 뮤직북 소스에는 별도의 프리 앰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출력 회로와 게인 매칭을 시도해 놓았다.
즉, 뮤직북은 최소 같은 라인업에 존재하는 컴포넌트 하나씩을
포개어 아주 심플하게 하이엔드 오디오에 입문할 수 있게 만들었고 두 개의 컴포넌트 조합으로 구동이 어려운 스피커에 대응할 땐 뮤직북 파워 하나를
더 추가시켜 바이–앰핑으로 거의 모든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게 제작해 놓았다는 것이다.
그럼 잠시 바이–앰핑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바이–앰핑은 말 그대로 스피커를 스테레오 출력 앰프 한대로 구동하는
것이 아니라 두대로 구동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파워 앰프 두대로 스피커를 구동하는 것을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에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 파워 앰프는 모노 블록 방식으로 몸체 하나당
1채널만 탑재하고 있다. 바이–앰핑의 경우 몸체 하나가 2채널을 탑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스피커
하나를 구동하는 방식을 말한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일까?
<뮤직북 소스는 다양한 디지털 입력과 더불어 이더넷 오디오, 그리고 포노 입력까지 지원하며 뮤직북 파워 1000은 바이-앰프 모드를 통해 별도의 스플리터 케이블이나 추가의 인터 케이블 없이 바이-앰핑을 가능하게 한다>
스피커는 흔히 CD에 녹음되어 있는 주파수 음을 중심으로 20Hz에서 20kHz 재생에 대응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하나의 드라이브 유닛으로는 이만한 광대역을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 2개(고역, 중저역)에서 3개 이상의 드라이브 유닛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이들 드라이브 유닛은 주파수 대역에 따라 파워 앰프에 요구하는 전류값이 다르다는데 있다. 흔히 스피커를 두고 구동이 어렵다 또는 쉽다는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드라이브 유닛이
재생 주파수에 따라 전혀 다른 부하를 건다는데 있다.
바이–앰핑 디자인은 이 부하를 절반으로 낮추는 역할을 해준다. 정확히 고역과 중역을 하나로 묶어 구동시켜주고 또 저역을 별도로 구동시켜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스피커의
구동력에서 또 효율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다.
이를 쉽게 전기 자동차로 비유할 수 있는데 후륜 방식에 싱글 모터의 전기차 보다 AWD 방식에 듀얼 모터 자동차가 더 빨리 달리고 더욱 부드럽게 달릴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 외에도 바이–앰핑이 가져다 주는 이점은 많다. 흔히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스피커는 최소 2웨이나 3웨이 이상의 디자인으로 설계된 스피커인데 2채널 파워 앰프로 구동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패시브 크로스오버라는 방식을 통해 20Hz에서 20kHz에
이르는 주파수를 출력시킨다.
문제는 패시브라는 단어가 말해주듯 특정한 소자를 거쳐 주파수가 나눠지게 됨으로 이에 따른 신호의 손실이
대단히 크다. 바이–앰핑 기술은 이러한 손실조차 크게 줄여준다. 즉, 바이–앰핑은 스피커
구동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고 청감상 정보량도 크게 개선시켜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앰핑 기술이 그리 쉬운 것 많은 아니다. 프리 앰프도 바이–앰핑 출력에 맞춰 디자인된 제품이 필요하며 파워
앰프 역시 스테레오 기준 두 덩어리, 모노 기준으로 네 덩어리를 필요로 한다.
파워 앰프가 늘어나는 만큼 프리 앰프와 파워 앰프 사이에 인터 케이블도 2배로
늘어나야 한다는 금전적인 문제를 갖추고 있다. 그래서 누구는 차라리 그 정도 비용을 더 필요로 한다면
파워 앰프 자체의 등급을 올리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 한다. 절대적으로 맞는 표현은 아니지만 틀린 표현도
아니다.
그런데 린데만의 뮤직북 시리즈는 바이–앰핑을 위한 번거로움과
보다 많은 금전적인 부담 없이 바이–앰핑을 추구할 수 있게 디자인돼 있다. 바이–앰핑을 위해 디자인 된 프리 앰프도 필요 없으며 2조의 인터 케이블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냥 뮤직북 소스와 뮤직북 파워 두 덩이라만 갖추면 해결 된다.
뿐만 아니다. 뮤직북 파워는 전 세계 최초로 저역 구동역 앰프
회로부에 게인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시 한번 설명하지만 전 세계 최초의 기술이다. 뮤직북 파워에는 아웃풋 모드 스위치를 마련해 놓아 Bi-Amp와
Stereo로 택일 할 수 있게 디자인 되었다. 여기서 좌측을
보면 Bass Volume이란 노브가 존재하는데 0에서 9까지 눈금을 조절할 수 있게 돼 있다.
3이 중간 값이며 0으로
올릴 경우 +3dB의 추가적인 증폭이 가능하며 9로 맞출
경우 -6dB까지 증폭률을 낮출 수 있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 대부분의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이 놓여 있는 룸의 경우 별다른 어쿠스틱 트리트먼트가 돼
있지 않다. 그리고 거의 많은 가정의 경우 음질을 위해 스피커가 거실 중앙으로 튀어 나오는 것을 아빠를
제외하고 모두 싫어한다. 정확히 그 현상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스피커를 벽으로 최대한 붙여야 할 때가 있다. 이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저음이 뒷벽에 직접적으로 부딪치면서 부밍이나 저음 과다재생으로 불균형한 음의 밸런스를 가져다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뮤직북 파워에선 무려 10단계에 이르는 미세 레벨로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파워 앰프 자체로 리스닝 룸이 만들어내는 저음의 문제를 이보다 더 스마트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파워 앰프는 없다는 것이다.
너무 바이–앰핑에 대해서만 강조한 것 같아 보일 수 있겠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소스 기기와 파워 앰프 한 덩어리의 조합만으로
사용할 이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뮤직북 소스와 뮤직북 파워 앰프 자체에 대해서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뮤직북 파워 앰프는 외부에서 그 어떤 스위치도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전원 온/오프 버튼도 존재하지 않는다. 뮤직북 파워는 자동으로
기기가 켜지고 꺼지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정확히 0.5mV의
음악 신호가 입력되면 자동으로 켜지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자기 스스로가 전원을 끄는 시간은 음악 신호가 75분간 입력되지
않으면 꺼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그간의 전기 소모에 따른 전기세 걱정일 것이다. 하지만 모델에 따라 9와츠 또는 16와츠만
먹을 뿐이며 대기 시간에는 0.5와트만 소모한다.
뮤직북 파워는 500 모델과 1000
모델로 나뉘는데 이는 250와츠의 출력과 500와츠의
출력 능력으로 모델이 나뉜다. 외형은 모두 동일하며 성능도 거의 유사하지만 출력에 따른 입력 감도가
다르며 소모 전력 또한 500이 최대 650와츠, 100이 최대 1,200와츠를 소모한다.
출력이 높은 만큼 무게도 뮤직북 파워 1000이 더욱 무겁다. 참고로 리뷰를 위해 사용된 모델은 뮤직북 파워 1000이다.
뮤직북 파워는 클래스-D 증폭 방식을 사용한다고 이야기 했다. 클래스-D 증폭 방식을 디지털 증폭 방식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는데 잘못된 이야기이다. 단지 사인파가 아닌 구형파라는 차이가 있을 뿐 이것이 디지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클래스-D 증폭 방식의 파워 앰프의 가장 큰 문제는
입력 신호가 없어도 출력 신호가 생기는 문제가 많은 제품들도 있었고 초고역까지 주파수 특성이 리니어하게 뻗지 못하는 제품이 있었다는데 있다.
<운영자가 작업하는 책상 위에 올려둔 뮤직북 소스와 파워, 폭 280mm로 그렇게 작지 않지만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이상적인 분위기를 연출시켰다>
하지만 뮤직북 파워는 이러한 문제를 말끔히 제거하고 있으며 또한 이상적인 입력 회로와 파워 앰프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린데만만의 설계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뮤직북 시리즈를 받고 음악을
들었을 때 난 뮤직북 파워가 클래스-D 증폭 방식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물론 전체적으로 원활한 전류의 흐름을 유도하기 위해 제품에 적절한 발열을 유도하는 회로 방식을 적용하고 있고
이를 통해 회로 전반에 걸쳐 저항을 줄여 고음질을 얻어내고 있다.
주파수 응답은 1Hz부터 45kHz에
이른다. 뮤직북 파워는 고음질뿐 아니라 완벽한 보호 회로도 탑재하고 있는데 DC가 검출될 경우 파워 앰프 스스로 셧다운 시켜 회로를 보호하며 린데만이 의도한 회로의 온도가 외부에 의해 넘어설
경우 음악 출력을 중단시킨다. 이때 온도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 다시 음악을 출력시킨다.
또한 과도한 볼륨으로 뮤직북 파워가 출력할 수 있는 이상의 음악 신호가 입력될 경우도 스스로 출력을 제한한다. 하지만 이 범위가 뮤직북 파워 1000 기준으로 27A이니 뮤직북 파워 1000이 가진 구동 능력이 정말 대단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제 뮤직북 소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 한다.
사실 뮤직북 시리즈에 포함된 컴포넌트 중 무엇이 완성도가 가장 좋냐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아주 조금 더 뮤직북 소스에 마음에 가는 것은 뮤직북 소스가 갖추고 있는 스펙이 워낙
압도적이여서 그렇다고 설명하고 싶다.
뮤직북 소스는 자체적으로 에테뉴에이터 회로를 갖추고 있어 별도의 프리 앰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헤드폰 출력 단자를 갖추고 있어 이 자체로만으로도 고음질 레코드 음악 재생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DAC 스펙이 장난이 아니다. PCM의 경우32비트에 최대 768kHz의
샘플링 레이트에 대응할 수 있고 DSD의 경우 DSD512까지
대응한다. 자체적으로 탑재된 마스터 클럭은 MEMS펨토 클럭이다. 이를 통해 다이나믹 레인지는 최대 125dB에 이르며 밸런스 기준
최대 5Vrms에 이르는 출력을 낸다. 처음부터 직결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증폭 회로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를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이더넷 오디오 입력을 지원하고 있으며 roon
ready를 통해 roon 재생까지 지원한다. 단순히
인더넷을 넘어 와이어리스 랜도 지원하며 블루투스 입력도 지원한다.
하지만 나를 더욱 어이없게 만든 것은 포노 입력이 가능하다는 것, 더욱
놀라운 것은 세부적인 조정이 전용 앱을 통해 가능하며 MM 입력이지만 입력 감도를 통해 고출력 MC 시스템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믿기 힘든 사실은 폭 280mm에 깊이 220mm 높이 63mm에 이 모든 기술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컴팩트한 크기에 합리적인 가격이지만 섀시 자체는 뮤직북 파워와 공통적으로 솔리드 알루미늄의 모노코크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린데만의 기술력이 어디에 있는지 잘 나타나는 부분이다.
뮤직북 소스의 이런 상대적인 컴팩트함은 하이엔드 성향에 헤드–파이를
크기에 제약 없이 이룰 수 있으며 뮤직북 파워 1000을 추가하면 하이엔드 북쉘프 스피커 정도는 거뜬히
울릴 수 있는 정말 쿨~한 데스크–파이를 추구할 수 있다. 책상의 분위기를 더욱 멋지게 만들어주는 디자인은 덤이다.
가장 놀랬던 것은 재생음으로 린데만의 820S SACD 플레이어를
연상케 하는 음색이었다. 저역의 양감은 탱글탱글하면서도 타이트하며 중고역의 금관 악기의 광채를 결정짓는
대역에서 에너지의 펀치감이 그대로 존재했던 것.
심지어 프리 앰프 없이 뮤직북 파워 1000과 연결했을 때 굵은
음의 입자감과 함께 프리 앰프의 부재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음의 안정감은 린데만이 음악 애호가와 오디오파일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으로
완성 시킨 것에 대해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모든 동작, 심지어 볼륨까지 모두 앱과 roon을 통해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은 린데만이 어떤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 보다 최신 트랜드를 잘 이해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뮤직북 파워 한대를 추가하는 것 만으로 바이–앰핑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세대의 컴포넌트 구성으로 초대형 스피커 일락의 콘첸트로까지 원활하게 구동하는
것을 경험한 이후 추천 조합으로 리스트–업을 해두었다.
음질도 중요하지만 디자인과 공간 제약을 극복해야 하는 이들에겐 대안이 아예 없는 조합, 아니 무에서 유를 창조시킨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판매원 – 에디토리 성수
02-548-7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