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 가격을 보면 웃음밖에 안 나온다. 아! 정확하게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상당히 많은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의
플래그쉽 제품에 대한 가격이다. 이 때문에 나는 요즘 아반떼 CN7라는
자동차를 많이 관찰한다.
수억원에 달하는 저 파워 앰프를 제작하는 것이 힘들까? 아반떼
CN7을 제작하는 것이 힘들까? 정답은 당연히 후자이다. 더욱 어렵지만 규모 경제와 생산 시스템에 의해 아반떼 CN7을 압도적으로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조건을 바꿔서 전자와 후자의 생산 댓수를 똑같이 맞춘다면 어떨까?
우린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조건으로 제작될 경우 아반떼 CN7의
가격을 예측할 수 있다. 부가티나 코닉세그와 같이 수작업에 의해 수퍼카를 생산하는 메이커들이 존재하며
이를 기초적인 자료로 추산해 나가면 대략 적인 예상 가격에 접근할 수 있으리라 본다. 조건을 바꿔 아반떼
CN7의 가격이 10배 치솟게 된다 하더라도 아반떼 CN7 제작에 훨씬 많은 손이 가며 난이도가 어렵다.
상당수의 이런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 회사들의 거품은 시장을 무척 열악하게 만든다. 레코드 음악 재생이 가지는 엄청난 매력을 알기도 전에 ‘미친짓’으로 넘겨 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며칠 뒤면 HiFi.CO.KR 사이트 운영이 12년째로 넘어가는데 개인적으로 무척
힘이 빠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따지지 않고 합리적인 제품들은 존재한다. 수억원에
이르는 앰프 시스템이지만 미친 엔지니어가 아니고서야 이런 제품을 제작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제품이 엄지 손가락 하나 정도로 꼽을 수 있긴 하다.
그래도 나는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이 건전해지길 바라며 정상적인 궤도로 다시 돌아오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그래서 다시 수 많은 오디오파일들로 북적이며 건전한 토론이 이어지기를 기도한다.
나는 독일에 일락(ELAC)이라는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메이커를
정말 좋아한다. 우리는 흔히 엘락으로 발음하지만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일락이라 발음한다. 회사의 정확한 이름이 ElectroACoustic의 이니셜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뿌리는 하이파이 메이커로 시작하지 않았지만 창립일이 무려 1926년이다.
<일락의 동축 드라이버의 원형>
여담이지만 내가 일락을 프린트 매거진에서 처음 마주했을 때 느낌은 아주 딱딱한 느낌이었다. 굉장히 독특한 디자인을 보며 이런 스피커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을까? 하지만
항상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독특한 스피커였다.
개인적으로 일락의 첫 입문기는 330-JET이란 스피커였다. 이 스피커를 중고로 구입했지만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딱히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던 것도 아니었고 막연히 일본 하이파이 매니아들이 그렇게 칭찬하는데 나도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지름이었다. 위험 부담은 당시 메탈 캐비닛 스피커에 대한 인식이 무척 좋지 않았다. 재생음이
차갑게 나온다는등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루머로 인해 한국은 메탈 캐비닛 스피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었다.
결론은 “대박”이었다. 믿기 힘들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력의 저음과 한올 한올 피어 오르는 초고역의 특성은 단번에 나를 일락 스피커의
매니악한 사람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때부터 관심을 갖게 돼 330-JET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는데 금형 방식을 이용해 정말 합리적인 가격에 풀 메탈 캐비닛으로 설계 가능했고 원통형 캐비닛 디자인과 어우러진 덕트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배압이 전혀 없는 디자인을 실현해 낸 최초의 스피커이다. 현재까지 이와 같은 디자인은 일락이
유일하다.
또한 시리즈로 개선을 거듭하면서 캐비닛의 두께는 최대 7.5mm에
이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기술이며 스피커이다.
일락이 오래 전부터 자사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삼고 있는 기술은 JET 트위터이다. 현재는 JET 5 모델이 최신형 모델이며 일락은 전 세계 최고의
Air Motion Transformer 트위터 메이커이다. 그
이유는 JET 트위터의 원천 기술은 오스카 하일 박사에 의해서 완성된 기술이며 특허 역시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 전해졌다.
특허 기간은 무려 30년에 10년이
더해진 40년 동안이며 특허 효력은 2009년 전/후까지 이어지게 된다. 누구나 AMT
트위터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초기 오스카 하일 박사의 이론 수준이며 그와 다르게 일락은 아주 오래 전부터 오스카 하일 박사의
유족에게 특허 사용료를 지불하며 지속적으로 개량하여 현재는 JET 트위터 기술과 관련하여 수 많은 특허를
갖추고 있다.
<아주 강력하고 스마트한 일락 동축 드라이버의 자기부>
JET 트위터나 AMT 트위터의
생명은 진동판에 있다. JET 트위터의 진동판은 깃털처럼 가벼우며 울트라 씬 박막 형태로 플랫 코일을
감싸고 있다. 문제는 JET 트위터는 일반적인 Dome 형태의 진동판처럼 앞/뒤로 움직이며 재생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부채를 접었다 펴는 것 같은 형상으로 소리를 뿜어낸다.
그래서 JET 트위터의 풀네임이 Jet Emission Tweeter이고 원래 명칭은 JE 트위터라
읽어야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제트 트위터라 통용되고 있으니 제트 트위터라 읽어도
무방하다. AMT 역시 Air Motion Transformer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다. 모두 같은 방식임의 움직임을 유추할 수 있는 문장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깃털처럼 가볍고 얇은 박막형 필름을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트위터 진동판 중 하나로 만들기
위해 엄청난 정밀도의 금형을 필요로 하게 한다. 이 금형의 개당 가격은 무려 4만 유로 이상이다. 이런 이유로 같은 AMT 계열의 트위터라 할지라도 일락의 JET 트위터의 완성도를 능가하는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일락의 R&D 규모는 전 세계 Top 3에 속할 정도이다.
그런데 JET 트위터는 내가 꼽는 고성능 트위터 Top 3중 하나이지만 가격은 무척 합리적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그들은 이 엄청난 기술의 집약체의 트위터를 매년 20만개
이상 생산해 낸다. 소량 제작한다면 우선 4만 유로 이상의
금형을 필요로하며 박막 필름의 가격까지 감안하면 다이아몬드 트위터에 육박하는 가격이 되었을지 모른다.
이 수 많은 트위터가 어디에 탑재되는 것일까? 포르쉐와 같은
수퍼 럭셔리를 지향하는 자동차에 탑재되며 독일의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 B사의 스피커에도 채용된다. 그리고 일락의 스피커가 전 세계에서 Top 3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의 오디오파일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다.
<제트 트위터는 세상에서 제일 가볍고 넓은 박막형 필름이 진동판으로 사용된다>
그래서 일락의 스피커의 금액적 가치를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높은 스피커들과 비교해줘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곧 믿음이 되었다.
일락은 트위터 기술뿐 아니라 동축 드라이버 기술의 1인자이다. 한때 동축 드라이버가 아니면 안 되는 세상이 있었다. 하지만 고역
재생 특성 문제가 대두되고 트위터는 자연스럽게 독립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Bowers &
Wilkins에 의해 트위터는 캐비닛 위에 독립적으로 자리 잡는 디자인에 이르게 되었다.
기존 돔 트위터 타입의 동축 드라이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같은 바스켓내에 존재하는 미드레인지 콘이 일종의
혼 역할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또한 미드레인지의 재생 주파수 범위에 따라 발생하는 진동 에너지가 트위터에
좋은 영향을 끼칠리가 없다.
이러한 문제로 동축 드라이버 기술을 자랑하던 메이커들도 속속 분리형 트위터 기술을 채용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렇게 각광 받은 기술이 바로 가상 동축형 스피커로 MTM 디자인이다. MTM 어레이 디자인은 동축 드라이버 기술의 장점과 단점을 각각 보완하여 다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동축
드라이버가 가지는 정점의 매력은 없다.
동축 드라이버는 트위터를 미드레인지 중심 축에 놓고 재생음을 재생하기 때문에 마치 하나의 진동판이 고역에서
중역까지 모두 커버하는 것 같은 효과를 가져다 준다. 그래서 동축 드라이버는 엄밀히 두 개의 진동판이
재생음을 만들어 내지만 1개의 드라이버라고 이야기 한다.
문젠 장점이 엄청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단점도 많다는 것이다.
여기서 일락의 “천재성”이
나타난다.
<제트 트위터 진동판의 밴딩을 위한 금형으로 무려 4만 유로 이상의 제작비를 자랑하는 부품>
모두가 포기해버린 동축 드라이버 기술의 장점은 더욱 극대화하고 단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없애는 디자인을
연구하고 완성시켜버린 것이다.
원래 동축 드라이버 디자인이라 할지라도 JET 트위터 기술은
돔 형태의 디자인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미드레인지 콘 진동판과 결합되어도 단점은 최소화 된다. 고역이
뻗어 나가는 패턴의 모양이 제트 트위터의 박막형 밴딩 진동판과 돔 진동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드레인지 진동판을 콘 형태에서 평판 형태로 바꿔버렸다.
그리고 그들은 같은 질량의 알루미늄 진동판에 몇 배 높은 강도를 부여하기 위해 크리스탈 멤브레인 디자인을 개발해 적용시켰다. 이것은 저역 드라이버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진동판 모두에게 적용된 것이다.
이로 인해 동축 드라이버로써 단점은 완전히 사라지며 오히려 고역에 완전한 지향 범위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웨이브 가이드까지 새겨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소름 돋을 정도로 엔지니어링이 뛰어난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메이커이다.
이거.. 리뷰를 작성하다보니 일락에 대한 약간의 기술 설명에도
지면을 많이 써버렸다. 어쩔 수 없이 이번 리뷰는 두 회에 걸쳐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이번 리뷰를 장식할 제품은 일락의 플래그쉽 스피커 모델인 콘첸트로이다. 이
스피커가 발매되고 나서 ‘와~ 일락이 이렇게 고가의 스피커도
만드는구나?’ 요즘 고가 정책은 유행처럼 되어버렸는데 일락도 여기에 동참하는 듯한 인상을 비추는 사람들도
있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콘첸트로 스피커는 그런 평가를 받을 스피커가 아니다.
정말 대단한 스피커라는 것을 설명하고 싶다. 그래서 서론이 이렇게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콘첸트로 스피커의 가장 큰 문제는 디자인이다. 이 문제를 제외하면
이 스피커는 약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가격조차도 말이다. 그리고
전 세계 어떤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에도 구현하지 못한 신기술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콘체르토 리뷰는 무려 6개월 동안 내 리스닝 룸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까지 완벽한 재생음을 만들어내기 위해 미세한 파인 튜닝은 물론 콘첸트로에
최초 적용된 VX-테크놀러지를 완벽하게 다뤄봤다. 또한 수
많은 파워 앰프들과의 매칭해 봤다. 이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서부터 중저가 파워 앰프에서부터 고가의
파워앰프까지 말이다.
그래서 어떤 리뷰보다 정확도가 높은 리뷰라고 강조하고 싶다.
2부에서 계속…
수입원 – (주)사운드솔루션
http://www.sscom.com/hifi_brand.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