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트위터는 무엇일까요? 객관적으로 Top 3를 뽑는다면 저는 그 중 하나로 자신 있게 엘락의 제트 트위터를 꼽겠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궁금하시죠?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작성한 큰 이유 중 하나는 풀 메탈 스피커를 제작하는 어느 미국 회사 때문입니다. 소프트 돔 트위터를 사용하는 그 메이커의 트위터는 스캔스픽이 제작합니다. 가격은 300달러 전/후, 하지만 그 회사에 탑재된 똑 같은 트위터가 고장나면 800달러를 지불해야 합니다. 이게 “거품” 입니다. 커스터마이징이라고 하지만 스캔스픽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옵션 중 몇 가지를 선택하면 됩니다.
엑스트라 옵션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 지불이 없습니다.
그 회사는 자신들의 소프트 돔 트위터가 플랫하게 18kHz 이상의 고역 재생이 안 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얇은 금속 프레임을 하나 덧댔습니다. 능률이 0.25dB 정도 줄어든 대신 초고역 특성은 나아지죠. 이 트위터가 고장나면 2,100달러를 받습니다.
얇은 금속 프레임 하나 가격이 1,300달러인셈입니다. 어처구니가 없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사진과 무게 스펙을 주면서 국내에서 가공하면 얼마나 드나 알아보니 1,000개 단위 기준으로 1만원이 훨씬 안 되는 가격으로 가공 가능했습니다. 대략 4년 전쯤이었으니 지금은 1만원 정도 될 수도 있겠네요.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의 근본적은 발음 방식 이론은 에디슨 시대 이후에도 크게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웨스턴이 스피커를 열심히 만들 때나 지금이나 이론적인 것은 동일합니다. 다만 정밀도는 훨씬 향상 되었지요.
현재는 진동판 소재의 다양화 그리고 자기장의 에너지 밀도를 더 촘촘하게 가져가는 것 정도일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주 오래 전 오스카 하일이라는 사람이 새로운 개념의 트위터 이론을 개발합니다. 그게 지금의 AMT 트위터입니다.
현재 우리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트위터 방식은 돔 또는 역돔 입니다. 거의 돔을 이룬다고 볼 수 있겠지요. 모두가 약속이라도 하듯 1인치 크기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좋게 이야기 하면 검증이 되었다는 것이고 나쁘게 이야기 하면 개발할 의지가 없는 겁니다.
이 같은 전통적인 방식의 트위터를 고집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제작 비용이 저렴합니다. 진동판의 성형도 아주 쉽습니다. 이런 트위터를 300달러 전/후에 판매할 수 있는 것도 대단한 고부가가치 상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명적인 문제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현대 스피커는 고출력 음압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스피커의 우퍼가 많을수록 더욱 깊은 저음을 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진폭으로도 저음을 낼 수 있어 디스토션도 줄고 그만큼 능률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일반적인 트위터의 구조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모터 시스템(자기 회로)를 갖추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빨리 움직이기에 큰 볼륨 또는 아주 복잡한 멜로디가 지속되는 음악에서 고열을 발생시킵니다. 200도가 넘게 올라가게 되면 보이스코일은 타버립니다. 운이 없어서 파워 앰프에서 고조파 노이즈가 유입되면 단 시간에 타버립니다.
문제는 이 같은 악 조건이 아니라 일상적인 조건에서도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보이스코일의 열이 자력을 떨어 트립니다. 트위터에서 소리는 나오지만 디스토션이 크게 증가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전통적인 트위터를 만드는 사람들도 바보는 아니겠죠? 당연히 이런 문제를 알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바로 페로플루이드 기술을 통해서 쿨링합니다. 그냥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 액체 자석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착~ 달라 어디로 흐르지도 않고 보이스코일의 쿨링을 책임집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항이 생깁니다. 이건 물리적으로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장점도 있습니다. 잘 설계를 하면 고역의 주파수 특성이 비교적 평탄해지며 고출력 음압에 의한 온도가 치솟는 보이스코일을 쿨링시켜 주며 실제 120dB에 이르는 엄청난 음압까지 도달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하지만 페로플루이드에 의한 저항에 의해 초고역 특성은 떨어집니다.
그래서 제가 Bowers & Wilkins의 다이아몬드 트위터를 완벽한 트위터라고 평가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Bowers & Wilkins는 트위터에 대해 두 가지 특성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한 가지는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진동판으로 이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 반응, 하지만 실제 재생 주파수는 스피커 스펙에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 차이의 갭이 굉장히 큽니다. 그리고 순수 산업용 다이아몬드이지만 별도의 파우더를 도포해 다이아몬드 진동판의 레조넌스 특성을 잡고 있습니다.
반대로 페로플루이드를 사용하지 않는 메이커도 있습니다. 스캔스픽의 최상급 트위터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설계해도 쿨링이 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음압 구조에선 괜찮지만 실황 오케스트라에 버금가는 음압으로 음악을 재생한다면 디스토션 증가는 피할 수 없으며 순간적인 임펄스 입력에 대해 트위터가 나가는 불상사와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럼 너는 이걸 어떻게 아느냐?
용산에 스피커 드라이브 유닛 수리점에 가면 그런 트위터들이 재생 수리를 위해 한 주씩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중고 스피커를 못삽니다. 히스토리가 분명하지 않는 경우는요.
그럼 다시 엘락의 JET 트위터로 넘어와 보겠습니다. 엘락의 제트 트위터의 진동판은 대단히 넓습니다. 돔 트위터의 1인치 면적을 가볍게 초월합니다. 그리고 진동판의 무게는 깃털 수준이고 입으로 불어버리면 저 멀리 날아갈 정도입니다. 보이스코일은 박막형 필름 안에 함께 디자인되어 별도의 접촉 없이 움직이는 아주 완벽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 넓은 진동판을 평판 형식으로 움직이게 된다면 레조넌스에 취약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채꼴 모양으로 접습니다. 여기서 정밀도는 아주 중요합니다. 엘락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 기간이 정해진 한화로 무려 5,000만원대에 이르는 초고정밀 금형으로 주름 모양을 잡습니다.
만약 이 같은 품질이 소량 생산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에서 추진 됐다고 하면 이 트위터의 가격을 얼마로 책정했을까요? 제 생각엔 최소 20,000달러 이상입니다. 그것도 개당이요.
그리고 아주 막강한 자석으로 마그네틱 필드를 형성하며 이 디자인은 자력의 밀도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돔 트위터는 JET 트위터 디자인에 비하면 자력의 밀도를 끌어 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꽃잎 모양으로 자석을 포진시킨 새로운 디자인이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자.. 그럼 본론으로 돌아와 볼까요? JET 트위터는 앞서 언급했듯 부채를 펼치고 접는 형식으로 움직입니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며 진폭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1인치 돔 트위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으로 넓은 면적으로 공기를 파동시키기 때문에 디스토션 레벨은 극-저 수준입니다.
그리고 페로플루이드 같은 기능의 물질 없이도 보이스코일의 온도는 상승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조건에선 아무리 많이 올라도 섭씨 40도에서 50도 이내입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냐고요? 자신이 움직이면서 공기를 물어냄과 동시에 공기의 온도를 뺏어오기 때문입니다. 보이스코일이 직접 공기와 맞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일률적인 초고역 반응과 고출력 음압을 얻어낼 수 있는 트위터가 바로 JET 트위터입니다.
그래서 유럽뿐 아니라 일본과 같은 나라에서 엘락의 인기는 엄청납니다.
그러나 한국에선 이 같은 기술이 제대로 조명되지 않아서 사람들이 그냥 리본 트위터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죠. 생각해 보세요. 년간 20만개를 생산하기 때문에 정말 엄청나게 합리적인 비용으로 진동판을 제작 가능한 것이지 5,000만원대의 초고정밀 금형으로 연간 트위터를 1,000개 이내로 만들어야 한다면 비용이 얼마나 증가하게 되는지를요.
규모의 경제 앞에 무릎을 끓을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런 전략적인 정책을 펴주는 엘락에 고마울 따름입니다.
다음에도 이 같은 재미난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