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커뮤니티 외에는 다른 곳은 방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에 의해 소식을 전해 듣고 있는데 요즘은 활동이 뜸한 하이파이 관련 커뮤니티가 많아졌다고 한다…
사실 하이파이 오디오와 관련해 할 이야기가 많지 않고 또 전문적으로 무언가를 써내려 간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어쩌면 이건 나 조차도 피해갈 수 없는 이야기지만 해상력 증가, 저음의 양감 증가, 사운드 스테이지의 확장… 이런 표현들을 HiFi.CO.KR을 시작할 때부터 사용해왔다. 그렇다면 이 끝없는 사이클은 어디까지 개선되는 것일까?
그래서 기준이라는 것이 무척 중요한데 이걸 말로 표현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말이 있듯 말이다. 그래서 나는 특정 컴포넌트를 리뷰할 때 부족해도 기준을 세우려고 노력하고 기술 중심적으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내가 수 많은 시스템이나 조합 가능한 수많은 컴포넌트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미스 매칭이 나올 확률을 계산해야 하는데 이건 뭐 워낙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걸 염두에 둔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대략적인 감으로 이야기 해야 할 때가 많다. 하지만 HiFi.CO.KR을 운영하면서 쌓은 오랜 경험이 긍정적인 느낌 또는 부정적인 느낌으로 내게 말해 줄 때가 있다.
굉장히 신기한 일이다. 사실 모든 것을 전압과 전류로 표현하자면 그 차이는 무척 미세하기 때문에 인간의 귀로를 구분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모든 DAC의 음질을 동일하다는 주장을 해외 포럼에서 본적이 있는데 ㅎㅎㅎ
음악 신호는 디지털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디지털 영역에 0과 1사이에 쉽게 쪼갤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음의 정보들이 들어 있으며 이걸 하모닉스 특성까지 끌고 들어가면 좀처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하이엔드 스피커를 예로 들어보자.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재생음의 밸런스에 따른 것이다. 재생음의 밸런스는 일종의 시소 효과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고역이 강조되면 저역이 다소 마스킹이 되는 청감상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저역이 강조되면 저역이 다소 마스킹 되는 청감상 결과를 얻게 된다. 이 미묘한 밸런스는 케이블이나 파워 앰프의 드라이브 능력으로 바뀔 수 있다.
두 번째는 캐비닛의 특정 면에 댐핑력을 가할 수 있는 장치를 올려 두는 것이다. 가장 만만한 곳이 아무래도 캐비닛의 상판이 될 것 같은데 올려 두는 것 만으로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얻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이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그건 스피커 드라이버의 진동판이 앞이 아닌 뒤로 움직이면서 캐비닛 내부로 음압을 발생시키고 그로 인한 진동이 캐비닛에 유입되고 그런 진동에 따른 소리가 꼭 스피커의 진동판이 아니라 캐비닛에 의해서도 생기기 때문이다. 단지 스피커 드라이버에 의한 소리에 묻힐 뿐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런 캐비닛에 의한 잡음을 억제하게 되면 디스토션이 제거 되고 그로 인해 보다 투명한 재생음을 얻을 수 있기에 이런 효과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효과는 스피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하이엔드 오디오의 앰프에도 음질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발생한다. 외부 소리가 회로로 유입되는 마이크로포닉스나 회로간의 간섭에 의한 크로스토크 등이 있다. 문젠 이런 영향이 증폭 회로에 의해 유의미한 디스토션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는 단순히 회로 뿐 아니라 섀시 디자인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줘야 한다.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제품은 오디오 그룹 덴마크라는 회사의 악세스라는 라인업에 포르테 시리즈이다. 정확히 리뷰 제품은 포르테-2 제품으로 하이엔드 All-In-One 컴포넌트를 지향하고 있다.
쉽게 이야기해 DAC와 더불어 프리 앰프, 헤드폰 앰프, 파워 앰프등을 갖추고 있다.
PCB 서킷으론 크게 3가지 보드로 나뉘어져 있는데 DAC 회로와 프리 앰프 회로를 같이 탑재하고 있으며 Class D 증폭 방식에 독립된 파워 앰프 모듈을 탑재하고 있다. 이게 일반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All-In-One 컴포넌트의 형태인데 포르테-2에는 일종의 코일들이 집약된 별도의 패시브 형태의 회로 보드가 한 개 더 탑재되어 있다.
악세스 라인업의 포르테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모델간의 레이-아웃은 동일하다. Class D 증폭 모듈 역시도 동일하다. 포르테-1에서 포르테-3까지 파워 앰프 출력은 8옴의 100와츠이다. DAC와 함께 수납된 프리 앰프 회로도 동일하다.
큰 차이는 안수즈의 테슬라 코일의 개수다. 포르테-1의 경우 5,000유로의 가격이며 36개의 테슬라 코일과 스퀘어 테슬라 코일이 72개가 탑재되어 있다. 참고로 디더 서킷은 3개이다.
포르테-2로 올라서게 되면 가격이 7,500유로가 되면서 테슬라 코일이 72개, 스퀘어 테슬라 코일이 144개가 된다. 추가로 지르코늄 테슬라 코일이 4개로 추가되며 이로 인해 디더 서킷은 6개로 거의 2배로 늘어나게 된다.
포르테-3로 올라서게 되면 숫자 3이 의미하듯 포르테-1에 각종 코일들의 개수가 3배가 되어 테슬라 코일이 108개, 스퀘어 코일이 216개가 되며 지르코늄 테슬라 코일은 4개로 동일하다. 디더 서킷은 9개가 되는데 이 규칙을 잘 살펴보면 테슬라 코일의 모듈당 탑재 가능한 개수가 나오며 이걸 통칭 디더 서킷으로 부르고 있으며 디더 서킷이 3개 또는 6개 또는 9개가 탑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듈의 핵심적인 역할은 재생음을 효과적으로 다듬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재생음의 품질을 코일의 개수로 표현하려는 오디오 그룹 덴마크의 노력이다. 이 기술은 이미 Aavik이라는 하이엔드 앰프 라인업에 사용되는데 최근 하이엔드 오디오 앰프 메이커들이 유연하며 위화감이 없는 재생음을 만들기 위해 무단히 노력하고 있는데 오디오 그룹 덴마크는 이 코일을 사용하여 그들이 추구하는 재생음을 등급에 따라 좀 더 짙게 또는 옅게 해 제품을 개발하는 것 같다.
흥미로운 사실은 현재 악세스 라인업에 최상급 모델인 포르테-3의 경우 테슬라 코일 뿐 아니라 보다 이상적인 댐핑을 위해 Pure Copper Plate가 탑재된다. 댐핑뿐 아니라 RF나 EMI 에너지를 흡수하는 능력도 있으니 재생음의 차이는 Forte-1에서 Forte-2의 차이 만큼이거나 그 이상의 효과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오디오 그룹 덴마크의 악세스 라인업의 포르테-2를 보며 비슷한 스펙에 All-In-One 컴포넌트와 비교해 스펙적으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7,500유로면 적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스펙적으로 비교 가능한 All-In-One 컴포넌트와 포르테-2의 성능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우선 각종 코일 모듈이 탑재된 디더 서킷이 만들어 내는 효과는 숫자로도 표현 가능할 만큼 통과 전과 통과 후의 수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재생음을 확실히 리즈너블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하물며 최종적으로 Class D 증폭 모듈을 통해 출력되는 기기 특성에서 그 차이는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Class D 증폭 모듈에서 오디오 그룹 덴마크는 P사와 함께 개발한 모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Class D 증폭 모듈을 흔히 디지털 파워 앰프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건 아니다. 단순히 펄스 웨이브에 의한 구조이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PWM이라고 불리는 모듈레이터이다. 과거엔 입력 신호가 없어도 출력 전압이 뜨는 듯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었지만 이건 15년도 더 된 일이며 현재는 무척 안정적인 회로 동작은 물론이며 노이즈 레벨도 개선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Class D 증폭 모듈은 증폭 모듈일 뿐이라는 것이다. 파워 앰프라고 바라보면 인풋 스테이지가 빠진 절반의 형태이다. 그래서 인풋 스테이지의 완성도에 따라 굉장한 차이를 만들어 낸다.
대표적인 예가 제프 롤랜드이다.
포르테-2에는 단순히 DAC나 프리 앰프 모듈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전원부에 신경을 쓴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또 흥미로운 것은 Aavik 라인업에 I-880에서도 엿볼 수 있었지만 품질에서 불규칙할 수 있는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기반으로 한 전원부 대신 모듈화 된 전원부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전원부는 AC -> DC 출력 모듈이다. 흔히 이야기 하는 SMPS 전원부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오디오 그룹 덴마크는 새로운 방식의 전원부 모듈을 기획했다. 능동적으로 스위칭 스피드를 달리해 풀-로드를 걸지 않는 한 주변 회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효율로 동작시키는 것이다. 이걸 오디오 그룹 덴마크는 RMPS라고 부르며 Resonant Mode Power Supply의 준말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컴팩트한 크기의 컴포넌트를 제작할 수 있으며 포르테-2에 사용된 파워 앰프 모듈은 자체적으로 전원부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독립된 All-In-One 디자인이지만DAC/프리 파워 앰프 독립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추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roon ready로 나아갈 수 있는 임베디드 보드가 탑재되어 있으며 실제 roon을 구동하게 되면 roon ready 항목에 포르테-2가 검색되며 현재 기능 구현을 위하 검증중이라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는 DLNA 기반의 네트워크 오디오 스트리밍이 가능하며 가장 보편화 된 MConnect를 통해 여러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
참고로 포르테-2는 All-In-One 컴포넌트이다. 하지만 추후 분리형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프리-아웃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쓸만한 파워 앰프와 연결을 통해 하이엔드 오디오에 대응하는 스피커를 구입해도 큰 문제 없이 운영 가능하도록 만들어 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포르테-2를 리뷰하기 위해 사용한 스피커는 독일 일락의 콘첸트로 S 503 스피커이다. 3웨이 북쉘프 스피커로 비교적 구동이 어렵지 않은 스피커이다. 스피커를 연결한 뒤 스트리밍이 가능한 앱을 켜고 재생했을 때 느낌은 Aavik I-880을 떠올리게 했다.
재생음에 온기감이 느껴지고 위화감이 적은 그런 타입이다. 가장 큰 흥미를 가지고 접근했던 것은 저음의 스케일이다. Aavik I-880의 경우 자사의 스피커와 이상적인 매칭을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범용적인 스피커와 연결시 저음의 양감이 무척 풍부했으며 이 기기 또한 상당히 온화한 분위기의 음색을 여러 장르에서 가져가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는 것.
그에 비해 포르테-2는 확실히 Aavik I-880의 음색을 답색하고 있으면서도 저음의 양감이 보다 타이트하지만 장르에 따라 풍성한 재생음도 구현해 내고 있었다. 확실한 것은 Class D 방식의 증폭 모듈을 탑재한 냄새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는 것.
실제 이 제품을 테스트하는 과정에 많은 사람들이 Class A/B 증폭 방식으로 지목했다는 흥미로운 경험도 얻게 되었다. 오디오 그룹 덴마크라는 회사는 덴마크에 위치한 회사로써 뭐랄까… 계속 귀족을 연상시키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Aavik I-880도 표준 컴포넌트 사이즈를 가볍게 능가하는 엄청난 몸체에 대단히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입혀 놓았다.
이번 포르테 시리즈도 마찬가지이다. 비슷한 스펙에 All-In-One 컴포넌트들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를 걷는다. 아무래도 이번 시리즈에서도 남들과는 다른 Class라는 메이커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싶은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수입원 – (주)사운드솔루션
www.soundsolutiona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