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스 오디오는 덴마크 헤르닝에 위치한 회사이다. 유럽에서도 유명한 레고랜드가 위치한 빌룬으로 비행기 타고 내려 1시간 남짓 차를 타고 달리면 헤르닝이란 도시에 도착한다. 인구 5만 정도에 도시이지만 덴마크에서 11번째로 많은 인구가 모인 곳이다.
이곳은 정말 평화롭고 평화롭다.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 이곳에 도착하면 몸과 마음을 모두 치유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말 조용한 도시이며 정말 깨끗한 도시이다. 놀라운 것은 이 도시에 롤렉스 오프라인 스토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략 어떤 분위기의 동네인지 짐작이 간다.
나는 비투스 오디오를 방문한 적이 있다. 3박 4일 일정으로 그곳에서 한스 올레 비투스씨와 참으로 많은 시간을 나눌 수 있었다. 그렇기에 확실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헤르닝에 위치한 비투스는 한스 올레 비투스씨의 놀이터이다.
그곳에 가면 사무 처리 공간이 있고 조립 공장도 있지만 회사 자체 내에서 SMD(PCB에 부품을 실장하는 기기) 장비도 있다. 하지만 그가 제품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연구실도 있고 그의 취미 중 하나인 스포츠 카의 성능을 끌어 올리기 위한 각종 부품들이 그의 회사 창고에 즐비하며 계절에 따른 고성능 타이어 몇 종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디자인 공간 내부엔 3D 드로잉을 위한 사실 남들은 굳이 가성비 때문에 찾지 않는 수 많은 장비들도 마음껏 보유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그런 호기심에 의한 궁금증 해소를 통해서 영감을 얻는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용도를 잘 알 수 없는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도 별도의 전용 공간 내에 구축해 놓았다.
비투스 오디오는 상당히 오래된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이다. 스피커를 제외한 모든 컴포넌트를 생산하며 가격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높은 제품군들로 채워져 있다. 그 뿌리를 찾아보면 더 흥미로운 사실이 나온다.
아직까지 비투스 오디오는 AVA Group이라는 회사명을 가지고 있다. 왜 그룹일까? 그 이유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Argento Cable과 Vitus Audio가 한 지붕 한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발한지 몇 년이 되지 않아 아르젠토 케이블은 독립 회사를 차려 나가게 되었고 비투스 오디오는 여전히 초기의 AVA Group의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은 그 시작의 중심은 자신이었다는 것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 되어진다. 아무튼 무척 흥미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한스 올레 비투스씨이다.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제품은 RI-102MK2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다. 최근 비투스 오디오는 비스포크 시리즈를 론칭하면서 모든 제품 라인업에 대한 디테일을 개선시켰다. 이건 내/외관 모두에 해당하는 사항이다. 여기에 맞춰 국내 수입원도 큐브코프로 변경 되었다.
여담이지만 비투스 오디오 제품을 신품으로 구입할 계획이 있는 오디오파일이라면 반드시 큐브코프의 제품을 구입할 것을 추천한다. 그 이유는 이전 수입사에서 수입한 제품에 대한 워런티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종료된 제품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에 덜컥 구입했다 워런티 종료로 막대한 수리비용을 지불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개인적으로 비투스 오디오의 최상급 파워 앰프도 경험해 보았으며 이전 제품들도 꽤 많은 기회를 통해 경험해 보았다. 흥미로운 것은 덴마크는 유럽내에서도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 제작 강국으로 꽤 많은 메이커가 모여 있으며 이들이 추구하는 재생음의 분위기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물론 저마다 매력은 다르다. 과거 비투스 오디오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쪽의 재생음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면 중고역이 조금 다크한 느낌이 좋지 않았다. 흔히 이런 앰프들을 평가할 때 사용되는 표현이 청감상 S/N이 좋다고 이야기 하곤 하는데 잘못된 표현이다. 고역이 좀 다크하고 소란스럽지 않다고 해서 청감상 S/N 이야기를 들먹이는 건 좋지 않은 예이다.
청감상 S/N은 실제 노이즈 플로어가 줄어들어 다이나믹스가 더 촘촘해지게 만들고 레코드 음악 재생에 몰입력을 더 가져다 준다. 그리고 “연주가 잠시 숨을 죽이는 그 순간이야 말로 제품의 수준에 따라 기기의 평가가 갈리는 순간이 온다”
아무튼 지난 비투스 오디오 제품의 재생음의 분위기는 내가 좋아하는 쪽은 아니었다. 하지만 엔지니어링 측면에선 설계 철학이 명확한 제품이었다. 한스 올레 비투스씨에 대한 호감을 가졌던 이유는 타사의 엔지니어에게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확고한 설계 철학이었다.
그 이론은 꽤나 논리적인 것이며 적어도 비투스 오디오 제품에는 장난질은 없다는 확고한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그의 설계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철학은 바이폴라 트랜지스터가 가장 이상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그건 바로 “열”이다. 그래서 비투스 오디오의 모든 제품은 경쟁사의 제품들에 비해 상당히 높은 Class A 출력을 갖는다.
궁극적인 동작은 Class A/B 방식이지만 아이들 출력에서 상당히 높은 Class A 출력을 가져 간다는 것이다. 이상적인 동작 온도를 만들어 가장 이상적인 동작 특성을 얻어내는 방식을 의미한다.
RI-101MK2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임에도 불구하고 8옴에서 아이들 출력이 Class A 8와츠를 갖는다. 4옴에서는 정확히 16와츠의 아이들 출력을 갖게 되며 사실상 90dB에 육박하는 능률을 가진 스피커를 국내 아파트 환경에서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Pure Class A 증폭 구간에서 동작하게 된다.
하지만 Class A/B급으로 동작하게 되면 8옴에서 최대 300와츠의 출력을 갖게 되며 4옴에선 무려 600와츠의 출력을 얻게 된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상당한 규모의 출력이며 동사에 상급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인 상위 라인업에 최상위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인 SIA-030(시그너쳐 라인)과 비교했을 때 아이들 출력(Pure Class A)은 낮고 Class A/B 출력은 더 높다.
사실 RI-101MK2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무게는 42kg, SIA-030 인티그레이티드의 무게는 63kg으로 21kg 차이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 SIA-03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Pure Class A 출력이 30와츠로(8옴) 보다 더 넓은 방열판을 갖췄고 보텀 섀시와 탑 커버가 NCT가 아닌 CNC 방식으로 사용 되었고 출력에 따른 트랜스포머 용량이 증대하면서 21kg가 더 무거워 진 것이다.
다른 표현을 빌리자면 근본적인 플랫폼에서 이 둘의 큰 차이는 없고 합리적인 선택이 이뤄진다면 RI-101MK2는 무척 훌륭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라는 것이다.
비투스 오디오가 추구하는 점은 짜릿한 오디오적 쾌감 보다 굉장한 음악성을 재현해주는데 있다. 과거 비투스 오디오만 기억하는 나는 RI-101MK2의 리뷰를 위해 21사운드 쇼룸에 들려 음악을 들으면서 비투스 오디오에 대한 오래 묵은 케케묵은 편견을 싹 바꿀 수 있었다.
불편할 정도로 온기감이 느껴졌던 과거와 달리 레코드 음악의 장르에 따라 때론 봄바람 같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음색은 인상적이었다. 음악의 심리적인 리듬 표현에 있어서도 과거엔 레코드 음악의 장르 구분 없이 질퍽거리고 쓸 데 없이 분위기만 잡으려 했던 불편한 무게감 대신 생기 있으며 연주자에 따른 리드미컬한 표현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해상력 개선에 있었다. 이건 인위적으로 포컬 피드백이나 특정 부품을 통한 개선이 아니라 토털 밸런스에 의한 것으로 하이엔드 오디오의 수준이냐 아니냐를 놓고 따졌을 때 하이엔드 오디오의 그레이드임을 분명히 할 수 있는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사실 이런 재생음의 향상은 그냥 단순히 이뤄진 것은 아니다.
레퍼런스 라인업과 시그너쳐 라인업의 결정적 차이는 전원부 기술에 있었다. 과거 비투스 오디오는 일반적인 방식의 전원부 구성 대신 에너지 효율(부피 및 무게 대비 효율로 하이엔드 오디오는 전기차와 달리 전원의 에너지 밀도는 중요하지 않다)은 떨어지지만 압도적인 품질의 전원을 출력하는 전원부 기술을 채용했다.
이러한 기술이 마스터피스 라인업에서 시그너쳐 라인업으로 그리고 레퍼런스 라인업으로까지 파생 되면서 RI-101MK2는 획기적인 개선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듀얼 모노럴 디자인을 통해 좌/우 채널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저항과 릴레이를 통한 어테뉴에이터 회로를 구성해 볼륨 장치에서 희생되는 손실을 최소화 하며 좌/우측 음악 신호의 편차를 최소화 시켰다.
RI-101MK2를 위해 고안된 회로 기술에서 부족한 것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리뷰를 위해 어떤 스피커를 매칭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비투스 오디오의 국내 수입사인 큐브코프에선 아발론 어쿠스틱스의 PM1 스피커와 매칭해줄 것을 요청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청은 아니었지만 PM1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줄 수 있을까 걱정이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내가 들어본 아발론 어쿠스틱스 스피커 중에서 가장 음악적이고 찐한 몰입력을 선사했다.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아발론 어쿠스틱스의 기본적인 성향인 빠른 응답과 레코드에 따른 순간 순간 터지는 폭발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굉장히 응집력 있는 음악성을 만들어 준 것이다.
사실 아발론 어쿠스틱스의 스피커는 자신이 이룩한 재생음의 캐릭터의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 위화감이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지만 RI-101MK2와 매칭한 상태에선 느끼기가 힘들었다. 또한 PM1이 갖추고 있는 소프트 돔 트위터의 매력을 최대한 발산하면서 현악의 늬앙스는 무척 매끄럽고 무거운 끈적거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오히려 겨울이 끝나고 따듯하지만 싱그러운 봄바람을 맞는 듯한 재생음의 온도감은 이제야 내가 비투스 오디오 제품의 호감을 갖게 만들었다. 물론 이전의 비투스 오디오의 제품이 매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캐릭터에 따라 스피커의 궁합을 찾는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컴포넌트가 될 수 있었지만 난 뉴트럴 한 것이 좋았다.
어떤 컴포넌트와 매칭해도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친화력을 원했고 RI-101MK2의 완성도는 이런 레벨에 분명 올라섰다고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수입원 – 큐브 코포레이션
판매원 -21사운드
www.21soun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