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도입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선 한 가지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하이엔드 오디오를 다루는 웹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자동차나 카메라처럼 고가의 제품이 무조건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가끔 저는 편식이 심한 사람으로 평가 받습니다. 세일즈를 해야 하는데 자기 입 맛에 맞지 않는 것은 쳐다 보지도 않는 행동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어떤 악순환을 끊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제품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홍보하면 어쨌든 구매가 발생하지만 나중에 중고 거래가 힘들어 집니다. 그렇다 보면 중고를 처분하지 못해 업그레이드나 새로운 구매가 만드는데 아주 힘들어 집니다.
각설하고.. 제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가장 돈을 들이지 않았던 곳이 바로 스피커 케이블입니다.
왜일까요?
너무나 고가이기 때문입니다. 인터케이블이나 파워 케이블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습니다. 물론 길이가 짧고 도체 질량이 적긴 합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효과에서 스피커 케이블 못지 않게 낼 수 있지요. 물론 파워 케이블이 컴포넌트 수에 따라 투입이 되기 때문에 어쩌면 파워 케이블의 구입 부담이 가장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결정적 부담은 저는 바이-앰핑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아르젠토 플로우 스피커 케이블이 아~~~주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물론 순정 스펙은 아니었고 케이블 제조사를 방문할 때 그들만의 후처리 노하우를 보고 저도 몇 가지 해준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리뷰용이나 오디오션 용으로 영입했던 스피커 케이블들이 박힌 돌을 빼야겠다는 생각의 시도조차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생각을 바꾸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노도스트 오딘2였습니다. 솔직히 스피커에 따른 매칭이 존재하는 케이블입니다. 하지만 제 스피커와 궁합은 200%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뭐랄까요? 잃어버렸던 영혼을 만난 느낌이랄까요? 엄청났었습니다.
그래서 이 둘의 결혼식을 이뤄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엄청난 혼수 비용이 필요로 했고 현실적으로… 동거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바이-앰핑 구성시 그 부담이 정확히 2배로 늘어난다는 더 치명적인 문제도 있었습니다. 순간 (아르젠토 팔고 오딘2로 가면.. 음… 아… 오.. 예…) 엄청난 결심을 해야 한다는 생각과 정말 며칠밤을 천장을 보며.. 하염 없이 뚫어지게 쳐다봤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자금만 있었다면 저는 오딘2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디오퀘스트가 떠올랐습니다.
오디오퀘스트는 저와 관계가 깊습니다. 뭐, 세일즈나 이런걸 떠나서 윌리엄 E. 로우 대표와 만나면 서로 먼저 알아보고 사진 찍고 또 해외에선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으나 오디오퀘스트 본사에선 만나가기 힘든 분입니다. 왜냐면 뉴욕과 오렌지 카운티, 그리고 전 세계를 다니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본사에서 만나기 위해선 스케쥴 조정이 필수인데 뭐 변방에 리뷰어를 만나주기 위해 스케쥴까지 조정해 주진 않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그 만남이 성사된 적이 있습니다.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이 바로 부사장 조 할리입니다.
제가 절대적으로 조 할리의 귀를 신뢰합니다. 그는 수 많은 유명 아티스트들의 프로듀싱에 참여한 인물이고 그 중에는 다이아나 크롤도 있습니다. 수 많은 뮤지션들과 친분이 대단하며 윌리엄 E. 로우 대표가 수 없이 오디오퀘스트에 합류해 달라는 부탁했을 만큼 대단한 엔지니어 입니다.
그가 현재 오디오퀘스트라는 성을 이룩하는데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는데 이견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전문 분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가스 파웰이라는 엔지니어를 오디오퀘스트에 끌어다 놓고 말이죠.
그래서 저는 오디오퀘스트의 새로운 스피커 케이블 시리즈 드래곤 제로와 베이스를 영입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좋을까? 한번은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뭐 이런 우려가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궁금했던 것은 바로 왜 케이블 디자인을 다르게 했을까? 였습니다.
바이-앰핑의 기본은 같은 파워 앰프에 대한 통일입니다. 물론 이게 액티브 크로스오버로 넘어 간다면 상대적으로 구동력이 절실하지 않는 트위터는 출력이 낮은 파워 앰프를 연결해줘도 됩니다. 위상에 대한 문제는 액티브 크로스오버에서 해결해 줄 수 있고 트위터 자체가 능률이 높기 때문에 고출력 파워 앰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패시브 크로스오버는 다릅니다. 모든 것이 하나의 기준에 엮여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능률이 높은 트위터에 감압 장치를 달아 능률이 가장 낮은 우퍼에 맞추는 등 아주 비효율적인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또 패시브 크로스오버 회로를 구성하는 모든 부품들은 기본은 “필터링” 입니다. 여기서 소모되는 정보량이 엄청나며 이 험한 산맥을 지나도 파워 앰프 한대가 스피커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드라이버들의 임피던스 특성을 감당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관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나마 호흡을 틔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바이-와이어링이나 바이-앰핑입니다.
궁금한 것은 앞서 언급한 대로 케이블 모델명을 다르게 할 만큼 다른 무언가가 있다면 혹시 저음 때문일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습니다.
와… 제 1차원적인 생각이 드래곤 베이스를 연결해 음악을 듣는 순간 이건 3차원적이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퍼 드라이버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커스터마이징 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해상력이라기 보단 음의 입자감에서 기존 케이블에서 경험하지 못한 특성들이 느껴집니다.
음악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한방 얻어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왜냐면 저역은 디스토션 투성이입니다. 깊은 저역을 재생하기 위해선 여전히 콘의 진폭을 키울 수 밖에 없으며 가장 많은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곳이며 캐비닛의 하이테크 소재를 적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역시 “조 할리”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가지 확인하고 싶어졌던 것은 미드/우퍼로 확장되는 2웨이 스피커에서 LF와 연결하면 어떤 특성이 일어날까? 궁금했습니다. 사실 풀레인지 성향에 싱글-와이어링 스피커와 연결할 땐 드래곤 제로와 연결시키도록 되어 있고 실제 드래곤 제로만 구입하도록 안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TC SCM20에 연결한 드래곤 제로와 베이스는 오히려 2웨이 스피커에 더 이상적이라고 할 만큼 압도적인 연결감을 선사해 주더군요.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순간이었습니다. ATC와 같은 트라이 와이어링 입력을 지원하는 스피커에 고역에 제로, 중역에 베이스, 저역에 베이스를 연결하게 되면 더 이상적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기술적인 배경을 찾아보니 여기엔 기술적인 배경이 있었습니다.
바로 Gorund Noise Disiipation 입니다. 줄여서 GND라고 부르는데.. 저도 머리 위에서 전구가 켜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케이블 특성을 측정할 때 드래곤 제로나 베이스는 같은 순은 도체 PSS(Solid Perfect-Surface Silver)를 사용하기 때문에 특성에 차이는 없습니다. 케이블 자체의 특성만을 고려할 때 말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메이커는 이런 방식으로 측정을 할 겁니다. 연결된 스피커도 단 하나일 테고요.
하지만 파워 앰프와 스피커가 연결되어 부하가 작동하는 케이블의 특성은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케이블을 제작할 때 싱글-와이어링으로 접속시키고 특성을 측정한다면 절~대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생깁니다.
표피를 타고 흐르는 고역 성분과 코어를 타고 흐르는 저역 성분의 전류 특성을 차이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저역부의 신호 임피던스 특성과 또 실제 모터 시스템으로 콘을 움직여야 하는 전류의 힘은 저역부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클 수 밖에 없으며 여기서 문제가 일어나게 되는 겁니다.
즉, 저역의 신호 특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고역 신호가 요동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이 글 앞 단에서 언급했듯 재생 특성 역시 트위터와 우퍼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고 패시브 크로스오버에선 우퍼로 인해 모든 드라이버가 희생될 수 밖에 없습니다.
케이블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었던 거죠. 액티브 크로스오버는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냐면 기본적으로 2웨이면 2조, 3웨이면 3조의 케이블이 기본적으로 연결되고 상대적으로 패시브 크로스오버 스피커에 비해 케이블 질이 낮아도 음질이 월등할 수 밖에 없던 이유가 여기에서도 찾을 수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새로운 드래곤 시리즈는 기존 레퍼런스 지위에 있었던 WEL 케이블에 드래곤 베이스를 확장 시킴으로써 또 한번 케이블 성능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우퍼가 많은 전류를 요구할 때 고역 신호나 그 부근의 신호의 손실이 클 수 밖에 없었으며 그리고 수 없이 우퍼를 구동하기 위해 공급해주는 전류의 양에 따른 자기장의 영향도 그리고 스피커 외부가 아니라 내부(실질적으로 파워 앰프에서 공급된)에서 만들어진 RF 노이즈도 함께 타고 간다는 문제가 생기죠.
그러니 명쾌한 해답이 나오는 겁니다. 바로 바이-와이어링이 좋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겠지요. 하지만 오디오퀘스트는 앞서 언급한 GND 기술로 이 RF 에너지를 방출시키며 드래곤
베이스나 Mythical 라인업에 존재하는 각종 베이스 케이블들이 이 GND 기술을 탑재해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입니다.
사실 도입 전에 이런 부분들을 검토했더라면 더 무리를 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오디오퀘스트는 나의 기대치에 어긋난 적이 없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도입기를 너무 길~게 적었네요.
하지만 이번 편에서 끝날 것이 아닙니다. 케이블 기술에 새로운 “혁명”이 일어났고 여기에 대해서 구구절절 여러 분들에게 자세히 알려드릴 겁니다. 드래곤 시리즈뿐 아니라 파이어버드 그리고 썬더버드에 대해서도 알려 드릴 예정입니다. 그러니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