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의 수준이 올라가니 낮추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 이를테면 개인적으로 사진에 관심이 많고 컬러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얼티밋 수준의 모니터는 아니지만 그래도 하이엔드 수준의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해상도가 2560 * 1600이라 멀티 태스킹을 해야 할 때 답답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좀 더 넓은 화면을 누리기 위해 모니터를 확장하려고 하는데 이거 영 수준이 맞지 않다. 신기한 것이 소리는 섞이는 그 자체가 노이즈화 되지만 영상은 정말 다양한 정보를 쏟아내도 담을 수 있고 그 자체로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그래서 큰맘 먹고 큰 차이가 없는 수준급의 모니터를 구입했지만 그래도 차이를 느낀다…
하이엔드 오디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청력이 시각, 촉각, 미각, 후각보다 기억력이 못한 것 같다.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인간이 죽음에 이를 때 마지막까지 반응하는 곳이 바로 청각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기억력이 가장 떨어지지만 반응은 가장 뛰어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참고로 나는 의학에 전문가가 아니니 그냥 재미로 듣고 넘어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 근데 오감 중 청각의 기억력이 가장 떨어진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하이엔드 오디오가 누리는 차이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이 많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기준으론 상상할 수 없는 1억원이 넘는 하이엔드 오디오용 케이블이 존재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여기에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사실 오디오파일 입장에서도 그렇다. 요즘은 평균적으로 인터케이블 기준으로 플래그쉽 모델이 5,000만원에 육박하는 메이커도 그만큼 많아졌다.
그렇다면 이런 케이블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측정은 가능할까?
측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래프상으로 나타나는 주파수 응답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다. 이런 측정치의 차이에 대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맞서는 이들은 무의미한 차이이고 인간이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그들은 더블 블라인드 테스트로 ABX 테스트를 원한다.
그런데 본인의 리스닝 룸에서 트레이닝을 거듭하면 ABX 테스트에서 차이가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그들은 이것이 공정하지 못하다며 Home이 아닌 Away를 고집한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인간이 가진 청력의 기억력에 대한 문제일 뿐 청력은 민감하다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그래서 언어가 어려운 것 같다. 소리는 인지하는데 그걸 듣고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것을 보면… 특히 발음적으로…
그렇다면 파워 앰프는 어떨까? 파워 앰프는 보다 객관적인 지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스피커를 구동하는데 정확하게 스피커의 드라이버를 구동하는데 얼마나 원활한 전류를 공급할 수 있냐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사실 우리는 2웨이 스피커이든 4웨이 스피커이든 단 1개의 스피커로 인식하지만 정확히는 4웨이는 4 스피커가 정답이다. 무슨 이야기냐고? 1개의 드라이버의 진동판이 모든 대역을 커버하지 못하지만 모터 시스템은 입력되는 사인웨이브의 성분에 따라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하에 따라 파워 앰프에 전류를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이걸 패시브 방식의 크로스오버에서 필터링을 통해 각 드라이버가 부하를 줄이고 가장 잘 낼 수 있는 주파수에 반응하도록 만든 것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일반적인 스피커이다.
자, 그렇다면 답은 나왔다. 4웨이 스피커를 기준으로 파워 앰프는 4개의 드라이버를 개별적으로 구동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걸 병렬로 구동한다는 것인데 임피던스는 낮아지는 만큼 파워 앰프는 더 열심히 더 많이 일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파워 앰프의 전원부 용량이나 출력을 따지는 것이다.
하지만 출력만이 능사는 아니다. 왜냐면 스피커의 드라이버가 순간적인 응답에 전류를 요구할 때 미스 앰플리튜드를 일으키면 클리핑 노이즈가 발생하고 이는 디스토션과 더불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가장 많은 전류를 요구하는 스피커 드라이버가 우퍼이고 그래서 우린 파워 앰프를 선택할 때 저음 구동력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1차원적인 이야기이고 3차원적으로 구동력에 대해 이야기를 펼치면 며칠 밤을 세워도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각설하고 여기에 가장 이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증폭 방식은 바로 Pure Class A이다. 항상 설명하는 것이지만 Pure Class A라는 명칭은 없다. 그냥 Class A 증폭이다. 하지만 A/B Class의 증폭 역시 아이들 상태에서 Class A로 증폭시키기 때문에 대출력 Class A 파워 앰프엔 Pure Class A라는 이상한 수식어가 따라 붙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대출력 Class A 증폭 방식은 음악 신호의 입력이 있던 없던 무조건 설정치까지 증폭 일을 진행한다는 장점과 단점을 갖추고 있다.
하물며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경우 대출력 Class A 증폭 방식을 구현하기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부품과 이에 대응하는 회로를 담아내기 위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이걸 해결한다고 해도 트랜스포머에 의한 리케이지 플럭스나 증폭부에서 일어나는 열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아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 대출력 Class A 증폭 기술을 담아내는 것은 아주 쉽지 않은 문제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대출력 Class A 파워 앰프의 이미지가 고급 기술이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애써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 적용하지 않으려는 메이커의 의도도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덴마크의 비투스 오디오의 노력은 대단하다. 시그너쳐 라인업에 존재하는 SIA-03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8옴 기준 무려 30와츠의 Class A 증폭을 실현한다. 30와츠의 Class A 증폭은 대출력 앰프라고 볼 수 있다.
대단히 많은 열과 더불어 대용량 트랜스포머가 탑재되어야 하기 때문이며 열을 억제하고 수명을 늘리기 위해선 대단히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앞서 언급한대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서 대출력 Class A 증폭을 실현하기 힘든 이유는 대용량 트랜스포머에 있다.
SIA-03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경우 8옴 기준으로 30와츠의 Class A 출력을 4옴 기준으로 60와츠의 출력을 이뤄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인 Class A 증폭이라고 이야기 하는 A/B 증폭 방식의 파워 앰프의 아이들 출력이 1와트 내외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열판엔 꽤 따듯한 열이 발생하는데 이걸 30와츠나 60와츠로 올려 세우려면 대규모 방열판을 필요로 한다.
이 문제에 대해 SIA-030은 일반적인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초월한 수준급의 파워 앰프 규모로 크기를 확장 시켰다.
하지만 방열판만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사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SIA-030은 30와츠 내지는 60와츠 만큼의 일을 스피커가 가진 부하만으로 음악 신호가 입력되던 입력되지 않던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30와츠나 60와츠의 전류가 항상 열려(연속적인) 있다는 것은 제품에 사용된 모든 부품이 쉬지 않고 힘차게 일을 한다는데 있다. 그만큼 필연적인 노이즈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연속적인 출력을 일으키기 위한 일종의 엔진이 되는 트랜스포머가 대출력화는 필수적이며 규모가 큰 트랜스포머가 일을 하면서 만들어 내는 리케이지 플럭스가 SIA-030 내부에서 일으키는 문제는 상당하다는 것이다.
즉,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을 수 있는 구조이다.
하지만 비투스 오디오는 대출력 Class A 증폭 파워 앰프 전문 메이커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들은 시그너쳐 라인업에서부터 대출력 Class A 증폭 기술을 실현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특별한 트랜스포머가 사용 된다.
바로 UI 트랜스포머이다.
트랜스포머는 파워 앰프에 노이즈를 억제하고 2차 전압을 출력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이다. 즉, 대출력 파워 앰프에선 출력에 맞는 트랜스포머 용량이 필수가 된다. 현재 파워 앰프에는 토로이달 타입의 트랜스포머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종종 EI 타입이나 특이하게 R코어 타입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앞 단에 붙는 문자는 코어의 생김새에 유래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각 타입에 따라 확실한 장/단점이 발생한다.
토로이달 방식이 많이 사용되는 경우는 스피드가 빨라서이다. 다른 이야기엔 부하에 따른 반응 속도가 좋다는 것이다. EI 트랜스포머의 경우 상대적으로 노이즈 레벨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R코어의 경우 노이즈 레벨이 가장 낮지만 스피드가 느리고 제작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고가라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파워 앰프에서 R코어 트랜스포머를 채용하면 투명하고 맑은 재생음을 얻을 수 있지만 저음 구동은 약하다. 그래서 파워 앰프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UI는 쉽게 이야기해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의 장점과 EI 트랜스포머의 장점을 취약한 트랜스포머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노이즈 플로어를 억제 시킴과 동시에 대출력 Class A 증폭을 위한 강력한 전원부를 구성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이상적으로 알고 있는 완성도 높은 Class A 증폭의 순도 높은 재생음이 SIA-030에서 느낄 수 있다.
참고로 나는 SIA-030을 리뷰하기 전에 몇몇 곳에서 청음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SIA-030은 온도감이 높지만 이상적인 전자의 흐름을 유도할 수 있는 온도 이상은 방열판에 가하지 않는다. 이는 처음부터 SIA-030을 설계할 때 염두에 두고 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대출력 Class A 파워 앰프에서 피할 수 없는 내구성의 문제도 적은 편이다. 실제 열만 펄펄 나는 대출력 Class A 파워 앰프의 대부분은 디스토션을 동반한다. 재미난 사실은 이런 디스토션은 까칠까칠한 음도 동반하는데 이걸 질감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내구성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3년이 지나면 방열판의 열화로 보랏빛을 띄며 이정도면 수명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SIA-030은 아주 고순도의 재생음을 누릴 수 있다. 다이나믹스는 완성도 높은 대출력 Class A 증폭 앰프의 표본을 연상시킬 정도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온화하지만 디스토션프리를 연상시키며 덩달아 노이즈 플로어도 낮아 약음들도 잘 표현된다. 순도 높고 아주 투명하지만 단아한 음색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88dB의 능률을 가진 스피커를 가정에서 10와츠 이상 키우기가 쉽지 않다. 추가로 제공되는 20와츠의 여유가 제공되는 셈인데 오케스트레이션에선 순간적으로 좀 더 크게 연주되는 악기들이 있기 때문에 30와츠의 출력은 꽤나 여유롭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SIA-030의 출력은 결코 낮지 않다. Class A 세팅에서 30와츠를 넘어서는 출력에 대해서도 B급 전환이 일어나며 Class A/B로 출력할 경우 Class A 출력은 다소 낮아지지만 최대 출력은 200와츠까지 올라서기 때문이다.
수입원 – 큐브 코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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